드디어 취업을 해서 지금 느낀 감정을 적어보려고 글을 씁니다.
나름 명문대를 이번 2월에 졸업하지만, 상경계도 아닌 완전 문과여서 확실히 취업이 쉽지않더라구요.
그래서 아는 친구들은 다들 공기업이나, 시험, 금융권 준비해서 일반 사기업은 딱히 같이 준비할 친구도 많지 않았구요.
88번째 자기소개서 쓰다가 최종합격 통지 받았으니 자소서도 많이는 아니어도 꽤 쓴 것 같구요.
다들 이름 들으면 알만한 회사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독보적이고 연봉도 괜찮아서 나름 만족합니다.
기술영업이라는 직무라서 저도 큰 기대안했었는데 감사하게 좋게 봐주셔서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워낙 이공계 기술 중심인 회사라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있습니다.
혹시 그렇게 일하시는 분은 어떤 것이 힘들고 준비하면 좋을지 댓글 써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사실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버지 자랑입니다.
작년 말에 이름 말하면 다 아실만한 대기업 자회사 사장으로 승진하셨었습니다. 나름 자랑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한사코 말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인터넷에 말할려고 엠팍 회원가입했는데 글쓰는데 한달이나 걸리더군요.... 그세 다 까먹었습니다.
이렇게 글쓰면 그냥 자랑질인데, 제가 정말 자랑할려한건 다른 일입니다.
사실 아버지 회사가 취업준비생이면 다들 쓸 만한 회사입니다. 당연히 저도 썼구요.
하지만, 아버지 빽으로 들어가긴 싫어서 아버지 이야기 쓰지도 않았고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혹시 공채 썼냐고 물으시더군요.
제가 웬만한 회사는 다쓰고 있단걸 아셨던 거죠.
저는 썼다고 하고, 그래도 절대 인사팀에 말하거나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그치만, 마음 한 구석에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아빠가 신경써줄려나?" 이런 마음요.....
그런데 아버지가 "야 너 떨어지면 쪽팔려서 어떻게 할려고 이야기하냐?" 그러시더라구요.
그니까 제가 청탁의 의미로 이야기할거라는 생각은 아예 안하신거죠.
참 순간 그런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우면서도 아버지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저를 그 정도 도덕성을 가진 아들로 봐주신 것도 감사하구요.
결과적으로 서류에서 광탈했고,(애초에 문과 TO가 적은 회사이긴 합니다.)
좀 어려운 상황을 겪었지만, 취직하고 보니 자랑스러운 일이네요.
어제 담장에 올랐던 장충기 사장 취업청탁 문자 보니까 더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겨서 글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요즘 세상에 순수하게 마음먹으신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또 어떻게든 취직해서 조금이나마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린 것 같네요.
취업준비하시는 다른 불페너 여러분도 모두 건승하시길 바라고, 이럴 때 일수록 더 자신의 기준을 확고히 맞추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ㅊㅋㅊㅋ
취업 축하드립니다. 아버님도 대쪽같은 분이시군요.
착한 마음 가진 사람들이 좋은 결과가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취업축하드립니다.
화이팅~
축하드립니다 ㅎㅎ 가족이 화목해보여서 좋네요 ㅎㅎ
요행이나 꼼수 보다는 정면돌파하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취업 축하드립니다.
닉넴이...ㅋ
부모님이 정말 훌륭하신분이네요.. 그걸 이해하시는 글쓴분도 아버님 이상으로 훌륭하게 되실껍니다.
cutfast/ㅋㅋㅋㅋ사실 아버지 때문에 취업차별 당한게 아닌가 싶네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이상한 사람들이 신문에 많이 나와서 그렇지 대쪽같은 분도 세상에 많습니다.
훌륭하신 분입니다..쉽지않았을텐데요ㅣ.
일단 매우 축하드립니다.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 글쓴이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다만, 문과에서 기술영업 쉽지 않습니다. 공부 많이 하셔야 해요.
저희회사도 기술 중심 회사인데, 영업 부분은 문과 출신분들이 좀 있습니다.
많이 힘들어들 하죠. 회의를 가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니까.
회사에선 이런 말을 합니다.
"외국어 되는 인문/상경계를 채용하여 기술 교육을 시키는 게 빠른가,
어느 정도 기본기가 된 엔지니어를 채용하여, 해당 외국어를 교육하는게 빠른가"
예전엔 전자가 압도적으로 빨랐습니다만, 요즘은 어느 정도 외국어 베이스가
깔린 경우가 많아서, 도리어 후자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물론 외국어가 필요없는
부문이라면 관련 전공 출신이 말할 것도 없이 유리하고요.
그 갭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녹록치 않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계속 있어야 한다면요.
막 취업하여 한숨 내쉬며 좀 쉬고, 기분을 만끽해야 할 타이밍에 찬물 끼얹는 거 같아서 미안합니다. ^^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신 것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핵볼질/ 먼저 정성어린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사실 똑같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쓸 때 큰 기대안했던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그 흔한 상경계 전공도 아니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아져서 쓸 수 밖에 없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합격 통보받고, 도서관 가서 회사 상품 관련 책을 빌렸는데 확실히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게 평가받았던 부분이 어학적 부분이었던 것 같아서 너무 조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기술적, 이과적 전문성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좋은 조언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 가지 혹시 여쭤봐도 된다면, 회사에서 혹시 인문계에 대한 이공계 공부가 보통 다 지원이 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안된다면 보통 어떤 루트로 개인적 공부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누가 가르쳐줄거라는 생각은 버려야합니다.
아마 회사에 들어가면 내부 미팅이나 외부 미팅이 있을 경우에 자신이 모르는 전문 용어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그 때 노트에 그 용어를 적어서 미팅 후에 관련 정보를 찾아가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회의시 메모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거죠)
물론 미팅전에 이미 관련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면 상관없겠지만요.
오오~
축하드립니다^^
김정은딸// 지원이 되는 곳도 있고 안되는 곳도 있습니다. 진리의 케바케죠.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기본 교육은 외부 입문과정 교육을 받도록하고, 회사 제품 관련 사항은 8주간 내부 교육을 합니다. 매일 시험 보죠....그 과정에서 그만두는 직원들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나오고 난 다음에는 생존을 위한 공부이니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개론급 수준의 스터디는 좀 하시되, 연구소/기술 지원 인원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건별로 배워 나가는 와중에 혼자 공부하면서 막히는 걸 물어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부자 두 분 다 멋져요! 사회생활 화이팅입니다요
아니 그런데 왜 닉네임이...?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
백두혈통이니? 농담이고요, 저는 무조건 해외영업 지원 중인데 기술영업 하신다니 대단하십니다. 자소서 35개 가량 쓰고 있네요
부전자전!
건승하십쇼!
이건 추천~
ㅊㅋㅊㅋ 취업축하합니다!
핵볼질/감사합니다 새겨듣겠습니다. 본사랑 공장 연구소 거리가 워낙 멀어서 친해지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퍼펙트피처/원래 메모랑은 참 먼 성격인데.... 이렇게 노력하는 과정이 다 살아남기 위한 과정이겠죠? 스스로 바꿔 나가보겠습니다!!
막군90/상황이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자꾸 떨어진다고 그만 둘 생각하지 마시고 계속 두드리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
기타 축하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굳이 말씀안드려도 잘 하실 것 같지만 너무 겁먹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에 분이 말씀하셨는데 비슷한 일 10년 넘게 일한 제 경험으로는 언어되는 사람이 기술 배우는 게 월등히 빠릅니다. ^^;;
무엇보다 일은 그냥 잘하는 사람이 잘합니다. 많이 안다고 잘한다거나 모른다고 못한다거나 하지 않아요.
입사전에 도서관 찾아가볼 정도의 마음가짐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