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내용엔 이번 멘스와 후반부에 픽업될 구원의 프로필 설정을 담고 있으므로 스포가 싫으면 뒤로
이번 2.7 메인 스토리에서 의외로 얽힌 두 인물이 펜리코와 구원임.
펜리코가 2.5 플로로 스토리에서 갑자기 나와 최종 보스로 싸우고 성불하여 퇴장한 점은
그전까지 펜리코와 수도회 빌드업이 차지하던 위상이나 비중에 비해 너무 급작스러운 결말이라
펜리코의 성불 장면이 좋았던 점을 감안해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음.
2.7 메인 스토리는 그렇게 불완전하게 끝난 펜리코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펜리코가 원래라면 접점을 가졌어야 할 페비와 아무 연관도 없이 퇴장했고
2.7 내내 바쁜 방랑자가 다시 펜리코가 있던 곳으로 갈 수도 없던 상황에서
펜리코의 이야기를 2.7 메인 스토리로 가져오는 역할을 맡은 캐가 구원임.
그 이유로 나폴리 2세의 힘이 담긴 등불의 전달을 내세웠고
구원이 황룡에서 파견된 추적자이므로 리나시타 조사 과정에서 펜리코의 발자취에 이르렀다고 한 건 납득이 감.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사건들의 흐름이고
2.7 메인 스토리를 보면 구원은 단순한 아이템 전달자의 역할을 넘어서 뭔가 펜리코를 매우 잘 이해해주고 그의 심정을 대변까지 함.
이쯤 되면 구원은 어떻게 이렇게 펜리코를 잘 이해할까란 의문이 드는데 그의 과거사를 보면 그럴만도 함.
구원 역시 어떤 이유로든 검귀로서 사람들을 많이 죽여왔기에 원래라면 형장에서 사형 당할 처지였고 본인도 그걸 납득하고 있었음.
하지만 양대인이란 명정의 고관이 그의 검기를 아깝게 여겨 검을 백성들을 위해 쓰라며 자신의 휘하로 거둬들임.
그래서 아마 한동안 정의와 질서를 위해 검을 휘둘렀으나
그 양대인이 하필 구원과 단 둘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살해당했고 구원은 그 죄를 뒤집어 써서 사형수가 됨.
다행히 여기서도 구원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무죄를 믿고 있던 다른 고관인 임대인이란 사람이 그를 풀어줬으나
그 시점은 구원의 사형 집행 당일이었음. 오후 1시 전에 사형이 집행되는 게 원칙인데 임대인이 찾아온 시각이 오전 11시 이후.
거기에 이후 대화를 보면 구원은 자신의 사형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였음.
그러니까
이순신 정신을 말한 이 대사도 실은 그냥 폼을 잡은 위로가 아니라 정말 자기 경험에서 나왔던 말이었음ㅎㅎ
결국 지금의 구원은 어두운 과거에 더불어 은인의 살인자를 찾아 복수하여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집념 외에는 삶의 목표가 없는 공허한 상태인데
씻을 수 없는 죄를 짊어지고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숙원을 이뤄낸 펜리코의 삶이 구원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만 했음.
이렇게 보면 구원이 2.7 메인 스토리에서 펜리코 서사의 완성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로 등장한 이유도 납득이 감.
다만 나는 구원에 관심이 있어서 미리 이런 배경을 알았기에 이번 메인 스토리를 감상할 때 더 도움이 되었는데
보통은 여기까지 알 수 없는 상태로 플레이를 하니까 2.7 후반부에 구원이 픽업되어 공식적으로 설정이 풀리면 다시 짚어볼만한 부분일듯.
에필로그 기대되네
펜리코를 굉장히 맘에 들어했던 입장으로서는 한번 더 등장해줘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