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피는 누구한테 중요한거 안중요한거 전부 뭘 듣고 까먹거나 듣고 무시하거나 뭐 이런저런 경로로 듣고 입꾹닫하는게 일상인데,
이런 면모는 극초반부터 꾸준했다.
나미가 명백하게 배신하고 배까지 홀랑 갖고 튄 발라티에 시점에,
조로하고 우솝은 길길히 날뛰는데 루피는 혼자 항해사는 나미라며 나미를 쫓아갈것을 부탁한다.
일단 나미랑 둘이 있을때 루피를 죽이라는 버기에 말에 식은땀 흘리면서 망설이다가,
사방에 버기해적단이 있는데도 거역하고 맨손으로 도화선을 끄는 바람에 바로 죽을 뻔했다.
루피가 볼때 뭐가 어찌 되었든 겉은 몰라도 속은 남이라도 사람 죽는거 못보는 성격이였다는 것.
(조로는 이거 확인하려고 아론일당 앞에서 밧줄에 묶인채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이후에 나미가 우솝의 마을을 지키는데 동참한 것도 엄밀히 따져보면 불필요한 리스크였기 때문에,
이 정도면 동료이고 루피는 나미가 배신했다면 쫓아가서 직접 나미 얘기를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듯하다.
니코 로빈이 워터세븐에서 시장암살 누명을 씌웠을 때도 루피는 똑같이 로빈한테 직접 자초지종를 들어보려고 했기 때문에,
루피는 동료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믿어줘야 된다는게 일관된 태도인셈.
거기다가 나미가 해적을 진심으로 싫어한다는 것도,
해적한테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것도,
뭔가 사연이 있다는 것도 지 혼자만 잘 알고 있어서,
(둘이 있을때만 이래서 조로조차 잘 몰랐다)
나미가 아론 해적단과 인연이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 말은 장난치면서 귓등으로도 안들었다.
해적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고 그렇게 진심으로 혐오하는 사람이 기껏 훔친 배랑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해적이 지배하는 섬으로 가는거라면,
당연히 나미한테 뭔가 사연이 있는거겠지만 이 새끼는 지 동료들한테는 안알랴줌.
조로랑 우솝은 코코야시 마을에 도착하고도 꽤 한참 나미의 의중을 의심했는데도 말이다.
그러고 나서 나미 언니가 나미의 과거를 얘기해주겠다니까 듣지도 않고 가버리는데,
왜냐면 이때는 이미 나미가 어인들 한테 잡혀버린 조로를 탈출시켜주고,
우솝도 자기손등까지 쑤셔가며 살려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나중에 나미한테 직접 들었는지 엘바프에서 자기한테 샹크스는 나미한테 벨메일 만큼 소중한 인연이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다.)
나미가 뭔가 복잡한 사연이 있고, 여전히 우리들을 신경쓰기 때문에 몸까지 다쳐가면서 탈출시켜줬으니,
굳이 구구절절 들을 필요 없이 당사자인 나미를 믿으면 된다 생각하는거.
사실 이쯤되면 우솝까지 뭔가 사연이 있구나 눈치를 챘고,
조로도 루피랑 똑같은 생각을 해서 들어봤자 달라질거 없다면서 옆에서 처잔다.
루피는 산보간다고 해놓고 나미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뭐 도와줄거 없냐고 물어보다 멱살을 잡힌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미는 여전히 동료인게 맞고 여기는 있고 싶어서 있는게 아닌거 같으니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면 된다는거.
이 외에도 나미가 배에 탈거라는 사실을 나미의 양아버지 역할인 겐조 아저씨한테 미리 들었는데도,
나머지한테 그건 입도 뻥끗안하고 햄메론 없었다고 나미가 안타냐고 물어보는 상디를 타박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안알랴줌 모드다.
나중에 정상결전에서도 에이스의 출생의 비밀을 비밀인지도 모르고 지 혼자만 알고 있다가,
누가 얘기하니까 그때서야 생각나서 말하는거 보면 일부러 계획이 있어서 입닫고 있는거라기 보단 그냥 성격이 이런듯하다...
루피가 이런 점이 재밌음.
착한 바보 같다가도 파다보면 의외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데 본문도 그렇고, 기어오르는 짐승에게 은근 자비없는 점도 그렇고, 혼자만 남으면 영리해지는 점도 그렇고.
범죄조직 수장으로서는 오히려 합리적인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