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50121

공허해요

요즘 너무 공허해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데 이대로 밖에 나가서
집에 도착하지 못하고 그냥 죽어버려도 상관없겠다 싶어요.
목표 목적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잃어버렸고
사실 자의로 버린 게 더 크긴 하겠지만
한 번 포기해버리고 나니까 뭔가에 다시 열정이 생기지가 않아요.
종교를 가져볼까 싶어 교회도 가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철학공부도 해보고
뭔가를 배워야겠다 싶어서 학원 등록도 해보고...
사무실에서는 뭐가 좋은 일이 있어서 늘 웃고 있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제가 웃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어렸을 때 무표정이면 화난 거 같단 소리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웃는 연습했던 게 효과는 있는 건지 이젠 그냥 웃는 얼굴로 사나봐요.
웃으면 복이 온다던데 전 그냥 너무 공허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레 출근하고 일할 땐 또 열심히하고 퇴근하고는 친구들도 만나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이 너무 텅 빈 것 같고 한 번 씩 땅이 꺼져라 한숨이 나오고...
그냥 막연히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꽃이 피면 그냥 나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얼른 봄이 오면 좋겠어요.
댓글
  • 재규어꿍꼬또 2016/12/19 23:53

    공허함만큼 참 대책없는 감정도 없는것 같아요 ㅜㅜ
    누구때문에 화나거나 어떤일때문에 골치아프거나 하면 그 일을 해결하려는 해결책이라도 찾는데
    참 이 공허함은 답도 없죠.. 공감가네요

    (uBWI6G)

  • 동네미친개 2016/12/19 23:57

    어쩌면..
    억지로 웃는 웃음이 되려 독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물론 억지로라도 웃는 웃음은
    실제로 웃는 웃음과 같이 엔돌핀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있지만서도..
    그 역시도 면역력이라는게 있어서
    습관이 되버리면 되려 역효과가 나고는 하지요..
    토닥토닥
    얼굴은 웃고있었지만
    얼마나 마음은 울었나요..
    표지판을 바라보며 걷던 자기자신이
    목표라는 표지판이 사라지면
    결국 그 공허감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하는건 당연지사이니까요..
    일단은 억지로 그 목표를 다시잡기보다는
    글쓴이의 마음이 치유가 우선이라 생각해요..
    공허는 말그대로 무언가로 인해 목표를 잃어버린
    자의든 타의든 잃어버린 목표가
    스스로의 마음에 못이 박혔을지도 몰라요..
    그 힘듬이 공허인지
    아니면 허탈함인지 아니면 자괴감인지
    스스로도 모를만큼 스스로의 마음이 많이 아픈것이지요..
    옛날에 행복노트란것이 있었어요
    하루에 기분좋은일 3가지
    기분이 좋지않았던일 1가지를
    일기처럼 적어보는것이지요
    그리고 한달이 지나
    기분이 좋았던일에는 파란색 형광펜을
    기분이 좋지않았던일에는 붉은색 형광펜을 칠해서
    점점 내 마음이 파란색이 늘어나는 모습
    혹은 붉은색이 늘어나는 모습을 관찰하는것이지요..
    난 당신이 지금은 잠깐 멈추어있다 생각을 해요
    사람들은 보통 멈추게 되면 그건 뒤로 후퇴한다 생각하지만
    당신은 아직은 멈춰있을뿐이에요..
    내가 키보드로 100자를 적든 500자를 적든
    그것이 글쓴이한테 크게 와닿지는 않을지도 몰라요
    다만 모든 공허한마음,우울증,대인기피증의 첫번째는
    자기자신에게 가장 솔직해 지는 감정입니다.
    오늘처럼 이곳에 글을 적어도좋구요
    문법,맞춤법 다틀려도 상관없어요
    자기가 오늘 힘들었던것
    여러가지 이곳에 털어놓고
    스스로가 그나마 좋았던것
    예를 들어
    오늘 편의점에 가서 새로운 쿠키를 사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라던지
    길가다가 어린아이가 웃는모습을 보았는데
    나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다
    라던지
    말이지요...
    사실 공허한 마음이라는 자체가 답이 없는문제에요
    다만
    답이 없는것과 해결이 없는것은 조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적어도
    공허하지 않다
    가 아닌
    덜 공허해진다
    정도로는 스스로가 바꾸어나갈수있다생각해요
    아니 특히 글쓴이는 충분히 해낼꺼라 생각합니다
    언제든지 당신을 응원할게요
    그게 오늘이되든 내일이 되든
    내일 모레가 되었든
    누군가가 한명쯤은 당신의 아이디를 보며
    언젠가는 고민게시판이 아닌
    다른게시판에서 환한 게시물을 적는 그날을 바래볼게요
    간단하게 한줄요약할수있는 말인데
    너무 길게 늘어적었네요
    미안해요
    한줄로 요약하면
    오늘도 고생많았어요

    (uBWI6G)

  • 언어와철학 2016/12/21 09:39

    그런 공허감과 고독은 죽을때까지 평생 안고가야 할 감정 아닐까요

    (uBWI6G)

  • Rockyo 2016/12/21 10:00

    밤새기 싫어님이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어느정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내가 쓰고 싶었던 말들을 대신 써주신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uBWI6G)

  • 고오급시계 2016/12/21 10:04

    "기분 다스리기"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저)" 두 책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인지 심리리료계의 명작 중 명작입니다. 보통 상담에서는 문제점을 같이 찾아주기만 하지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작성자님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주체입니다. 위 두 책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uBWI6G)

  • YWFmb 2016/12/21 10:19

    제가 느끼는 감정이라 너무 같아서 눈물나네요. 모든게 허무하고 하고싶은게 아무것도 없어요. 근데 가만히 있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무가치하고요.
    책도 읽어봤어요, 윗에분이 추천해주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나 혹은 몇몇 철학책들.... 근데 그 순간이지 결국 돌아오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죽고싶은것보다는 그냥 이렇게 계속 살아서 뭐하겠냐는 생각이들고는 해요.
    저는 정신과 가보려고요. 도움이 될까요? 되면좋겠는데....

    (uBWI6G)

  • Y2JhY 2016/12/21 12:29

    제 생각에 종교는 이미지마케팅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 같습니다. 다 사람이 만든 허구입니다. 종교를 가질바에야 맘에 드는 소설을 읽고 그걸 진실이라고 믿으며 신봉하는 게 더 진짜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 어디에도 님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주는 곳은 없습니다. 단지 왜곡된 허구를 진짜인 것마냥 믿게 해주는 곳은 있겠죠. 제가 아는 사람도 남친이랑 헤어지고 교회에 나가더니 믿으려고 하더군요. 너무 파고들길래 주변에서 걱정을 했었습니다. 허무함 역시 어떠한 에너지입니다. 잘 활용하시길...

    (uBWI6G)

  • 푸른영혼 2016/12/21 15:46

    마음은 계속 비워지고 채워지길 죽을 때까지 반복하겠죠. 그러니 마음이 공허함에 아파하지 말고 자연스레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려 보시길. 그 무언가가 무엇이 될지 모르겠으니 약간의 기대감 같은 것도 생기지 않을까요?

    (uBWI6G)

  • b29qY 2016/12/21 22:11

    저도 그래요 공허하다 못해 죽고 싶어요..ㅋ
    근데 저를 위해 열심히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사시는 아버질 생각해요.. 그러면 오늘 정말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흔들리는 제 마음을 잡습니다.
    저 화목한 가정에서 살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은 부모님이세요! 그러니 님도 누군가의 희망이자 사랑입니다
    그러니 공허함 여러가지 생각 하지마세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기엔 너무 짧아요!

    (uBWI6G)

  • 밤새기싫어 2016/12/21 22:21

    언제 베스트에 왔네요.
    베스트 오니까 참 좋네요. 많은 분들이 좋은 댓글도 달아주시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이야기 한 번 나눠본 적 없는 말 그대로 스쳐지나가면 그만일 제 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은 말을 남겨주시는 걸 보면 저 그렇게 나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 가 봐요.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하나가 따뜻하네요.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을, 순간일지라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오늘은 어제보다 나은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uBWI6G)

  • ampkY 2016/12/23 04:17

    저는 봄이 오면 우울해요. 겨울 내내 움츠리고 있다가 갑자기 봄이 오면 마음이 적응을 못하나봐요.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해보세요. 저는 요새 안희정이라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매일 터져나오는 뉴스와 부조리한 현실에 우울한데 이분이 저한테 꿈과 희망과 밝은 미래에 대한 믿음을 주셨어요. 그런데 윗분들 말씀대로 공허한 감정은 채워지는게 아니에요. 저도 그래서 김동률 음악듣고 냉채족발에 쏘주한잔 하고있어요. 공허함을 채우려 하지마시고 어떤 방법으로 공허함을 채울것인지 생각해보세요. 사람은 늘 자기가 기분좋고 가슴뛰는 일을 해야해요. 나한테는 지금 그게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에요. 그리고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꾸는 일이고요. 현실이 암울하다고 꿈도 희망도 포기하면 안돼요. 저는 개인적인 꿈과 희망은 없지만(그냥 돈걱정없이 건강하게 사는게 꿈이라면 꿈이에요) 이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될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항상 기도할거에요.

    (uBWI6G)

  • 민슙 2016/12/23 12:41

    저보다 나이높은 어른이지만 같이 새벽에 의자에 앉아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고싶어요..저도 공허하고 나혼자인 기분 많이 느끼고 힘든지 오래됐거든요.친구를 만나도 그나마 나은 느낌은 그 때뿐이고..그래도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지금의 공허함은 내가 나중에 느낄 행복감에 비례해 느끼는거니까 나중에 더 많이 더 크게 행복을 느끼기위해서 지금 공허한 것뿐이라고 말이에요♥

    (uBWI6G)

  • 앵켕 2016/12/23 16:52

    잠시 해외 리조트 같은 곳에서 따뜻한 햇빛을 즐기다 왔으면 좋겠네요.

    (uBWI6G)

  • 히우지메 2016/12/23 16:53

    종교말고도 의지할데는 많아요
    누군가는 연애를하고 누군가는 아이돌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화장을하죠.
    전 아이돌덕질과 뷰게를 택했습니다. 살만하네요

    (uBWI6G)

(uBWI6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