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이사온 이야기

우리 가족은 작년 9월에 경기도 광주로 이사를 했어요
시내보단 좀 떨어져 있는 외진곳이었지만
전원마을처럼 꾸며진 동네라 동네도 예쁘고 집도 예뻤어요
무엇보다 공기가 좋아 저와 아내는 꼭 놀러온 기분이라며
이사온 첫날부터 들떠있었어요
우리가 사는 집 앞엔 실개천이 흐르고 뒷산엔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져 풍경이 한폭의 그림 같았고
집집마다 감나무며 사과나무며 심어져있고 텃밭을 일구며
채소며 과일이며 따다 먹는 재미도 너무너무 좋아보였어요
또, 마당이 넓어 집집마다 큰 개들을 마당에 키웠었는데 어찌나 명랑하고 귀여웠던지
개를 좋아하는 저와 아내는 그것마저도 삶의 한 기쁨이었지요
그렇게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날 밤이었어요
옆집 감나무에서 다 익은 감이 툭툭 마당으로 떨어지고 그 소리에 놀란 개가 짓기 시작해요
그러자 옆집의 개가 화답을 하고 그 옆옆집의 개가 또 화답을 해요
순식간에 온 동네 개가 짓기 시작하면서 새벽 2시쯤 동네가 개판이되요
우리 부부는 새벽녘의 개짓는 소리를 클래식 음악처럼 느껴보고자 다짐을 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감이 툭툭 떨어지고
염병할 개시키들이 또 미친듯이 짓기 시작해요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는 미친 동네를 떠나자라고 마음먹고
이사를 준비해요
경기도 광주로 이사온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