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 두 달간 지인작가선생님을 쫒아다니며 조수 역할을 하는김에
사진과외를 받았습니다. 이름은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사진을 좋아하는분이라면 한번쯤은 그분의 작품을 보셨을지도..)
그분은 다큐멘터리 쪽에 사명감을 갖고계신분이라서
특히 인물다큐..전시회로 꽤나 이슈도 되셨던분이드라구요..
각설하고
이 글은 쓰는 이유는
저처럼 몇년 사진기를 찍어봤지만 아마츄어 티를 못벗어 나는 회원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입니다.
게시판에서도 각종 좋은 정보들이 있지만
조금 다른 시선에서의 조언이 될 수 있지않을까해서요
역시 필드는 필드더군요.
피사체를 여유롭게 둘러보는 개념이 아니라 먹잇감을 찾는 하이에나처럼
굉장히 몰입해서 찾으시드라구요. 마치 전쟁에 나가는것 같았습니다
찍을때 모습을 지켜보니 딱 전투하는거 같더군요.
메인무기 오막포 박격포로 날리고 라이카 소총으로 갈기고
필살기 아이폰 수류탄도 투척하고.. 뭐 그런게 상상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인물다큐다 보니 최대한을 담아야 해서 그런지말이죠..
의외의 모습은 여기 계신 고수님들에 비해 그 선생님은 그 많은 장비만큼 장비에대해 생각보다 무지(?) 혹은 관심(?)이 없으셨어요.
제 딴에는 “사진을 배우려고 난 이정도 공부한다” 라는걸 어필하고 싶어서 이번에 신규로 나온 소니r3와 캐논의 차이점을
커뮤니티에서 대략 공부한걸로 선생님께 신나게 설명하는데
“그게 왜 중요해” 라며 되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보시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사진모임 같은데 나가면 이런얘기 절대 안하려구요. 얼굴이 화끈 거리네요...
다른개념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배워서
비록 기술보단 근본적인 이야기 들이 대부분이지만
선생님께 듣고 보고 배웠던 여러 조언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 기억은 안나지만 저 수준에서 이해가됐던 것들입니다..
1. 니가 찍은 사진을 방구석에서 혼자 볼거 아니면..
어느정도 수준의 장비는 중요하다. 돈 투자해라.
“난 이런 카메라로 이 정도 까지 표현했어..”
라는건 사실 의미 없다. 박수쳐주길 바라는건가??
그리고 사진기가 찍은거지 니가 찍는거 아니잖아.
절대 예술뭐 이런거 한다는 허세 빠지지마라...
2. 이왕 취미로 사진찍을거면 확실히 해라. 자기만족이라는 방어기제 하지말고. 솔직해져라. 보여주고 싶어서 찍는거 아니냐. 사진은 기록이다. 기록이라는건 누군가가 봐줘야 의미가 있는것이다.
3. 찍고 의미를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고 찍는 습관을 들여라. 무엇을 담을지 생각하고 찍는 순간부터 진짜 사진 실력이 올라가는것이다. 그리고 집요해질필요가 있다. 한참 고민하고 한컷을 찍던..만족할때까지 계속 찍던..
4. 초보 취미사진가에게 필요한것은..체면을 버리는 것이다. 초보티를 못벗어 나는 이유는 내 쭉 지켜보니 “사진”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 내 모습” 을 사랑하는거더라. 그게 나쁘단 말이 아니고,
그러니 남는 사진이 없는거다. 쑥스러움을 참고 난간위에 서서도 찍어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걸어서 찍어도 보고, 내가 담고싶은걸 위해서 오늘 새로 산 바지에 흙을 뭍힐 용기 뭐 그런게 필요한거지.
5. 내가 좋아서 찍는 사진 말구, 남들에게 공감을 받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피사체에 감정이입을 배제하구 찍어봐라. 객관적으로..이건 좀 어려운 말같은데, 나중에 더 재미들리면 아마 이해할수 잇을거다.
6. 시선을 다르게 봐라. 니 시선말고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양하게 할 수록 결과물은 재미있어진다.
7. 근데 요즘 핸드폰 카메라 왜이렇게 좋니.
https://cohabe.com/sisa/486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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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근시안적인 마인드가 가장 위험하죠 크리에이터 들에겐
7번이 잼있네요!
이해가 되네요
예전에 음악할때 고 신해철형님이 저에게 한말도 비슷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사운드에 집착이 심했고 장비와 기술적인 부분에 빠져있었는데 형님이 저에게 "그런거에 신경쓸 시간에 음악이나 열심히 해"라고 하셨었는데 그 때는 이해못하고 몇년 지난후에야 와 닿더군요. ㅎㅎ
음악이나 열심히해..라는 말이 진짜 엄청난 말인거같아요
장비 관련에서 그게 왜 중요해!! 역시 다 부질없는 짓이야...ㅎㅎㅎ
있는 오막삼이나 잘 챙겨줘야겠네요.
2번 저도 찍은 사진 보여주려고 열심히 블로그 업데이트중입니다.
5번은 참 힘듭니다. 고민좀 해봐야겠어요.
제 수준에선 5번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어요..
3번은 뭔가 생각하게하는 말씀이네요.
5번은 아직도 모르겠네요. 곰곰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마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투영하여 피사체를 바라본 후 찍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라는 것 같네요.
무의식적으로 인류가 느낄 수 있는,
한 장면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걸
찍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요?
오 글쓴 저보다 더 이해 잘하신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2부 또 없나요?
5번은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네요.
감정이입을 배제하고 찍는 게 참 어렵겠죠? ㅠ.ㅠ
정답이 아니니깐 감정이입에 묶일 필욘없지만 저한텐 조금 어려운말이엇습니다..
말 진짜 멋있게 하시네요
인스타처럼 걍 웹에서 볼꺼면 핸드폰도 괜찬은듯ㅎㅎ 7번 극히 공감합니다
저는 3번을 평소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좋은 사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찍는 것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5번은 도저히 납득이 안됩니다 ㅠㅜ
라야님말씀도 일리가있네요
콘탁스 nd로 찍은 사진들은 요새 봐도 참 멋지죠
하지만 저는 사진 편하게 찍고 싶어서 a9로. eye ef랑 20연사만 있으면 인물사진 참 쉬워져요.
오막포 라이카 아이폰으로 찍는분이 조수가 필요하다는거에 새삼 놀라고 갑니다.
조수가 필요하다기 보단 자원을했죠..
할게 많더군요. 짐들기, 운전하기, 인터뷰 잡기, 맛집찾기 등등..
정말 기본적인 말들이네요
개인적으로 풍경다큐하는 작가들의 글이나 영상을 보면 기다림과 찰나에 대한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거 같습니다
작가님의 철학도 좀 더 듣고 싶은데 그 부분이 아쉽네요
저한테 말해도 못알아들을걸 아셨을까요..;
조수로서 그런말들으려면 몇년은 따라다녀야하지않을까요?ㅎㅎ
그래도 충분히 좋은 가르침을 얻으셨을거같습니다
다큐사진을 하려면 오랜기다림 끝의 짧은 찰나를 놓치기 쉬운데 그런의미에서 블랙아웃없는 20연사 소니 신형 플래그쉽 a9를 작가님께 추천드립니다
장비에대해서 ㅋㅋ 격하게 공감하면서 실천하지 못하고있네요
제가 존경하는 작가분들은 대부분 장비를 노예부리듯이 다루시는데 저같은 사람 은 장비의 노예네요 ㅠ ㅠ
앞으로는 7번이 대세입니다
5번 빼고는 전부 와 닿는 말씀입니다.
5번은... 그런가? 싶기도 하고 반대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다큐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 전 초보중의 초보... 정말 사진이 취미인지 의심스러운 사람입니다. ^^
저는 촬영하는 것보다, 그 촬영된 사람들에게 동의받는 노하우가 더 궁금해요.
좋은말씀 감사합니다만
장비사이트에 어울리지 않는 조언이군요 ㄷㄷㄷ
그래서 전 틸트라이브 기능이 좋은 소니 카메랄 씁니다
남들과 똑같은 시선의 뷰파로 제한적인 앵글에 갖혀서 찍는게 싫어서
틸트라이브뷰로 어느 앵글이던 자유롭고 잼있고 파격적이도록
이런 이유로 캐니콘 갖다가 그지같은 라이브뷰 때문에 다시 소니로 왔다능ㄷㄷㄷ
5번같은경우 예를들어 여자친구와 엄청 들뜬 기분으로 동해바다에 놀러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들뜬 마음으로 찍은사진은 찍고난 직후 엄청 괜찮아 보이지만 몇일지나고 들떳던 마음이 가라앉고 난뒤에 보면 맘에 안드는 사진이 태반일겁니다...
좋은 말씀이네요. 내공이 느껴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