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有]영화 1987 과 그 뒷이야기.txt

1. 

영화 초반 중앙대병원 내과의사 오연상(1957~)이 남영동 대공분실에 불려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사망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은 박종철의 시신을 중앙대 용산병원 응급실로 옮겨 사망선고를 하려 했으나 이리되면 사망장소가 대공분실이 아니라 병원이 될것으로 생각한 오연상이 이를 막고 사망선고를 현장에서 했다. 박종철의 시신은 사망선고 이후에야 중앙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경찰병원 영안실로 옮겼다. 오연상은 신길동 대공분실에도 끌려가 조사를 받았으나 민주화 이후 중앙대병원 내과 교수로 자리를 지킬수 있었다.

2.

최환 검사(1943~)가 박종철의 시신을 부검하도록 지시하자 본래 대공분실은 박종철의 시신을 경찰병원에서 부검하려 했으나 최 검사가 "경찰병원 소속 의사를 어떻게 믿느냐"며 인근의 한양대병원으로 옮겨 부검케했다. 부검은 국과수 8과장이던 황적준(이후 고려대 의대 학장)과 한양대병원 마취과 의사 박동호가 함께 했고 박종철의 삼촌 박월길이 입회했다. 황적준과 박동호 모두 "고문에 의한 경부 질식사로 보인다"는 사인감정 의견을 소견서에 기재했고 이는 박종철 고문을 밝혀내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3.

부검 장면에서 대공분실 사람들에게 제지당하는 서울지검 형사부 검사는 현 창원시장이며 보온병으로 유명한 그 안상수다. 그는 부검 입회와 수사에 참여는 했으나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의 실질적인 수사는 거의다 최환 검사가 했다.

4.

대공수사처장 박처원 치안감(배우 김윤석)도 사건 발표 현장에 있었으나,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말은 강민창 치안본부장(배우 우현)이 직접 한 말이다. 

5.

영화상에는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이 대공분실 직원들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마음이 움직여 이부영(배우 김의성)에게 정보를 준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보안계장이 먼저 이부영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이부영씨는 박종철군 고문치사 은폐조작 의혹을 제보한 교도관들의 신원을 "아직 현직에 있어 불이익을 당할수 있다"며 밝히지 않다가 2012년 보안계장과 교도관이 정년퇴임한 이후에야 밝혔다.

6.

박처원과 고문경관 5인은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이 폭로된 후에 모두 구속됐으나 박처원은 2심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1988년 12월 고문형사 이근안 경감을 찾아가 당시 현금 10억원을 건네주고 잠적할 것을 지시한 혐의로 다시 기소된 박처원은 1996년 징역 1년에 집유 3년을 선고 받았고 세상을 떠났다.

7.

영화상에서는 최환이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문민정부 시절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지검장으로 전두환, 노태우를 직접 구속 기소하였다. 이후 1999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임하였고 퇴임 후에 노근리 학살 피해자들을 위한 변론을 한다.

8.

영화상 김정남(배우 설경구)는 향린교회에 숨어있는 동안 경찰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검거되지 않고 무사히 잠적할수 있었다. 그는 1964년 6.3 항쟁 주도세력으로 구속 수감될때부터 재야 민주화운동의 활동가로 일한 대부였고 1993년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냈다.

9.

치안본부장 역으로 나오는 우현은 1987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사회부장으로서 총학생회장인 국어국문학과 우상호(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와 함께 선두에서 집회를 주도했다. 그와 우상호가 전경들 앞에서 찍힌 사진은 1987년 6월 타임지 커버를 장식했다.

10.

안기부장 역으로 나오는 배우 문성근은 민주화운동의 대부이며 김대중, 김영삼,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6월 항쟁을 이끈 최고 지도부 문익환 목사의 차남이다. 문성근은 아버지의 명성과 족적에 부담을 느껴 당시에는 연극판에서 조용히 활동했다.

11.

박처원 역의 배우 김윤석은 故박종철의 부산 혜광고 2년 후배다. 1987년 당시 동의대학교 학생이었고 데모대의 일원이었던 김윤석은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내가 '탁 치니 억 하고'란 대사를 하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