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은 비어있다. 그 텅빈 잔에 비친 사오리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아직까지 어린 티를 못 벗은 듯 했다.
그리고 그런 사오리가 선생에게 걱정스러운 말을 건네고
"선생 너무 취한 거 아닌가."
"글쎄. 아직 발음 안뭉개지는거 보니 덜취했어. 괜찮아."
"...뭐가 괜찮은지 모르겠다."
자신의 말이 깨지지 않고 제대로 전달이 된다는 선생의 말에
사오리는 한숨을 내쉬며, 정말 괜찮은건가 생각했다.
지금 이 자리는 사오리가 성인이 된 것에 축하하기 위한 자리인데
이상하게도 더 즐기는건 선생 혼자일뿐 그녀는 아니었다.
술을 마셔도 되는 나이가 되더라도, 처음 느끼는 알콜의 향기는
사뭇 낯설기만 했으니까.
그리고 성인이 되기전 선생이 술을 마셔왔던 모습을 보았기에
자신도 저렇게 되는게 아닐까 무서운 감정도 들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사오리의 처음 받은 술잔은 아직까지 차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선생은 그 잔을 가져갔다.
"아..!"
"걱정되면 안 마셔도 돼. 마실 수 있어도 안마시는 게 최선이니까"
그러면서 가져간 그 잔을 자신의 입에
털어넣어버리고는 싱긋싱긋 웃었다.
"나도 그랬어. 취하면 내가 어떤 모습을 할지."
"선생은 처음 술을 마셨을 때 어땠나?"
"난리났지. 주변애들에게 질척거리면서 좋아한다고 말했으니까
아 이건 친구가 말해줬어. 난 그 때 필름이 끊겨져 모르거든"
"..흐응..그렇군."
사오리는 선생의 그 말에 그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취해서 자신에게 앵겨붙는 그런 선생을 상상하며 말이다.
"하지만 좋지 않아 그거. 술마셨다고 그러는건 꼴불견이지 평소에나 잘해야해~"
하지만 그건 평소 마음속에 담아두던걸 술로 내뱉었던거기에
선생은 그런 그 모습은 바보같다고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긴하지만, 사오리는 조금 안타깝다 생각했다.
그런 모습이라도 자신은 좋은데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났을 쯤일까
"에헤.."
"서, 선생 괜찮은가?"
"개차나"
"...많이 취했다."
아까전까지 취한 모습을 보여주는건 좋지 않다고한 사람은 어디갔는지,
연거푸 마신 알콜로 선생은 완전히 취해버렸다.
얼굴은 붉어졌고, 초점은 반쯤 흐려져
자신이 보고 있는 사오리가 둘로 보였으니 말 다 했다.
"삿쨩이 둘.."
"이게 선생이 취한 모습.."
누구의 성인식을 축하하는건지,
먼저 뻗어버린 선생을 본 사오리는 그저 고개를 저을뿐이다.
그러다 문뜩 사오리는 예전에 잡지에서 봤던걸 떠올렸다.
'상대방의 취기를 깨게하는 확실한 방법!'을 말이다.
'..취한 상대에게 물을 마시게한다..입과 입으로?'
다만 그게 진짜 술을 깨게하는지는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그야 커플들이나 볼 법한 잡지에서 나왔던 거였으니까
"삿쨔아아앙~"
"서, 선생..옷 잡아당기지 마라!"
하지만 그게 맞는 방법인지 사오리는 분별하지 못했다.
그저 앞에 있는 이 취객을 어떻게 해야할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물을 입에 머금고는
'...어차피 깨지 않더라도 선생은 기억하지 못할거다'
아까한 선생의 말을 떠올리며 손으로 그의 턱을 잡아 자신의 입을 맞춰버렸다.
"..으..읍?!"
"으음..."
은은하게 느껴지는 알콜의 잔향 그게 사오리의 첫키스였다.
술기운 때문에 오른 체온때문인지 그의 입술은 매우 뜨겁게 느껴졌다..
사오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 원래라면 이런 식으로 첫 입맞춤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말이다.
"...푸하..미안하다 선생."
"..어..어..아, 아냐"
그 입맞춤을 끝날 때 쯤이었을까,
선생의 발음은 취하기 전에 상태로 돌아왔다.
'취, 취기가 다 날아가버렸어'
물론 취했을 때보다도 자기 얼굴이 뜨거워진 것과
초점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건 그대로였던터라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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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오리보니까 술 생각나서 썼다
아니 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