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사람 뇌에 전기고문을 한 미친 의사 이야기

뇌신경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소름 끼치는 일화들이 적지 않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19세기의 저명한 의사, 로버츠 바솔로(Roberts Bartholow)와 그의 환자, 메리 라퍼티(Mary Rafferty)에 대한 이야기다.

로버츠 바솔로는 1860년대에 오하이오 의과대학의 교수이면서 신시내티에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 병원(Good Samaritan Hospital)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전기 자극을 이용한 치료(전기요법)와 뇌의 운동피질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실험을 위해 동물의 뇌에 전극을 부착하고 전류를 흘려 몸이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뇌의 각 부위가 신체 움직임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동물 실험의 한계는 분명했다.

과연 사람의 뇌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실험을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러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라퍼티의 상피종을 그린 그림)

1874년, 메리 라퍼티라는 환자가 바솔로가 근무하는 병원을 찾았다.

라퍼티는 두개골을 침범한 상피종(피부암의 일종)을 앓고 있었고, 이미 뇌를 감싸는 경막이 드러난 상태였다.

즉, 수술 없이도 뇌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바솔로에게는 절호의 실험 기회였다.

바솔로는 라퍼티의 뇌 경막에 전극을 대고 부위를 바꿔 가며 약한 전류를 흘려 넣었다.

그 결과 라퍼티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류의 세기를 점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라퍼티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격렬하게 발작을 일으켰고,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

3일 후 그녀는 가까스로 깨어났지만, 다음날 다시 발작을 일으킨 뒤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바솔로가 실험 결과를 발표하자, 의학계는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바솔로는 라퍼티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라퍼티는 아일랜드 출신의 가난한 이민자로, 실험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조차 의문이 제기되었다.

또한, 치료와 무관한 실험을 환자에게 시도한 것이 과연 정당한가? 라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미국 의학 협회(AMA)는 바솔로 사건을 계기로 ‘치료 목적이 아닌 인체 실험을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게 된다.

논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솔로는 의료계에서 쫓겨나지 않고 의대 교수직을 유지했으며, 1879년에는 토마스 제퍼슨 대학의 교수도 겸임하는 등 잘먹고 잘 살다가 1904년에 73세로 사망했다.

초기 뇌 관련 연구를 따라가다보면 여러 끔찍한 사례들을 보게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이 가장 끔찍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