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전, 샬레 사무실)
“선생님, 중간보고야. 최근 3년간의 재무재표 내역이고, 이건 변동 추이와 특이사항, 향후 전망이야.”
“와, 와아... 아오이 쨩 대단하네.”
“‘쨩’은 뭐야. 린 행정관은 좋아할지 몰라도 나는 아니거든.”
“어쨌든 굉장하네. 이렇게 잘 정리해 놓다니, 회계에 문외한인 나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
“흐, 흠, 어쨌든간에 총학생회의 재무실장이니까.”
“헤에... 자신만만하네?”
“(자료를 보며)중급자 수준의 자료 정도로 그런 말을 하기에는 좀 어떨까 싶은데.”
“하긴, 총학생회가 하는 일들이 대개 그런 수준이니까, 완벽히 이해했어.”
“당번으로 왔으면 당번 일이나 잘 할 것이지...”
“샬레 당번 업무는 생각보다 한가한가 보네.”
“부럽네. 나도 일개 학교의 학생회 소속이었으면 편했을 텐데.”
“아, 아리스는 농땡이 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
“아니, 우리 다 같이 당번 일 꼼꼼하게 하고 있거든?”
“맞아! 이부키도, 선생님께 맥심 타 드렸어!”
“아, 그런데...”
“선생님, 나 산수 문제 풀다가 막힌 게 있는데...”
“혼자서는 못 하겠어...”
“도와줄 수 있어?”
“후훗, 이부키 쨩, 계산 관련된 건 이 유우카 언니에게 맡기렴?”
“[숫자]가 들어간 건 아마 키보토스에서 제일 뛰어날 거란다?”
“계산을 빨리 하는 게 원리를 가르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 문제를 분석하고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잖아? 하긴, 계산기 노릇만 하면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좋겠네.”
“...그런 것 또한 계산의 범주 내 아닐까? 단락적으로만 타인을 파악하는 사람이 문제가 원하는 답은 알 수 있는지 모르겠네?”
“에... 저기...”
“그러면, 더 산수를 잘 하는 언니가 이부키를 도와주는 거야?”
“으윽, 가장 나오면 안 되는 말이 나왔어!”
“오호라...”
“나는 상관 없어. 밀레니엄의 회계 씨가 도망치지 않는다면.”
“도망가긴 누가!”
“누가 키보토스 최고의 수학자인지 해 보자고!”
“...그만두시죠...”
“에?”
“맞아요, 그만두세요.”
“아무리 우수해도 결국 인간...”
“더 이상의 망언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슈퍼 아로나를 두고 어떻게 최강을 말씀하시나요?”
“...네?”
“...예? 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조졌네 오늘도.”
“뭔가요 지금!!”
(그리고 키보토스는 또 멸망했다.)
사무실 꼴이 이게 뭡니까, 선생님? 교육자로서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빨리 치우세요.
"일단 병원 좀 데려다 줘..."
"히이이이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