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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빠가 암이래요.

중학교 입학 바로 전 외할아버지가 엄마에게 집을 남겨주시고 돌아가셨는데요. 늘 방 두칸짜리 오래된 구식 연립빌라나 반지하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신축빌라에 들어가서 모두 설렜어요.
어렸을 때 부터 조기축구회 사람들과 도박으로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이사한 지 일년도 안되서
결국 집을 날리네요.
거기에다가 날릴때 쯤 바람까지 피웠어요.
엄마는 누가봐도 인정하는 착하고 싹싹한 현모양처스타일인데.. 그렇다고 재미없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엄마보다 훨씬 나이많고 뚱뚱한 년이랑 바람나서 하는 말이
같이 술담배하며 인생얘기 하다보니 마음이 맞더랍니다.
아 엄마는 술담배를 못했어요.
그러고보니 이인간 이상형이 술담배하는여자였나봐요.
엄마가 애들봐서 끊고 와라 설득하는데 그년앞에서 뺨을 때렸고
처자식앞에서 안놔주면 자살하겠다며 유서를 쓰고 나가질 않나
나약해빠져서 죽진못하고 집에 돌아와 중문유리박살내고 피 철철흘리며 별 꼴 다 보여서 꺼지라고 다신나타나지말라고 내보냈습니다.
그 후로 오빠는 사춘기로 방황했고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셨는데
마침 아빠가 저를 데려가겠다 하셔서 진짜 얼굴만봐도 칼로 난도질하고 싶은 인간이었지만 엄마가 좀 쉬었으면 하는 마음에
따라갔습니다.
데리고 가서 책임지겠다더니 살림살이 1도없고 제 방은 고시원보다 작고 보일러도 안되서 겨울엔 전기장판하나로 버텼어요.
집에 냉장고 밥솥도 없어 늘 라면이나 인스턴트를 먹었고
지들은 안방에서 치킨시켜먹으면서 담배뻑뻑피대요.
고등학교 입학 후 급식비도 안내줘서 아르바이트를 다니느라 늦게들어가니 6개월만에 자퇴를 시키네요.
그 길로 집나와서 무보증 고시원방 구해서 백화점주차장입구에서 인사하는 알바를 하다 돈이 조금 모여 원룸을 구했고 검정고시를 봤구요.
원룸구하고서 집에 잇던 짐을 빼야겠다 싶어 갔더니
중학교졸업앨범이고 옷이고 모든 걸 버렸더라구요.
이외에도 엄청난 일들로 다 쓰면 책한권나올정도로 엄마와 저 오빠를 괴롭게 했어요.
그러고서 연락안한지 10년이 되가네요.
전 그 사이 결혼을 했고 예쁜 딸도 둘이나 있어요. 내년엔 셋째도 보구요
제 인생에서 아빠를 지워버리고 싶었고
이런생각하는건 정말 나쁜거지만 저는 늘 그 인간이 나이먹고 처자식 버린거 후회하며 늙고뚱뚱한 발랑까진아줌마와 외롭게 아프게 서로 갉아가며 죽길 바랬어요.
10년동안 연락한통없더니 이제서야 지 조카 통해서 페이스북메시지로 저를 찾네요.
니 삼촌이 어떤새끼인지 잘 알아둬라 나는 그사람이 숨쉬는것도 싫고
가족관계증명서떼면 나오는게 치가떨리게 싫다 얼른 사망이뜨길 누구보다도 바라는사람이라고 전해달라고 했더니
폐암이 걸렸대요. 미안해하고있고 결혼한거같은데 저도 손주얼굴도 보고싶다고 한대요.
잘됐네요.  한마디 하고 그 후로 더이상 연락은 없네요.
이제서야 아프고 죽을 것 같으니 생각나나봅니다
제가 바라던대로 됐네요.
평생 안다니던 교회도 다닌다던데 너무 썩어빠진인간이라 회개가 제대로 안됐나보죠? 부디 벌 받으세요.
우리 가족이 겪어온 아픔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니 눈감기 직전까지 그렇게 고통받다 가시길 바랍니다..
댓글
  • 니나노고릴라 2017/11/25 01:28

    아직도 그 년놈 둘이 술쳐먹고 ㅆㅂㅆㅂ 쌍욕하며 물건던지며 밥먹듯 싸우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지금은 얼마나 더 늙고 추해졌을런지.
    지금 엄마도 좋은 사람 다시 만나서 귀여운 막둥이 동생도 있구요
    저도 제 가정 꾸려서 행복하고 오빠만 남았네요...ㅎ
    해피엔딩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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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문서 2017/11/25 02:17

    글쓴님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글 중간에 학교 그만 다니는 내용 있어서, 맘 아팠는데 멋진 엄마가 되셨네요
    남보다 못한 가족은 가족이 아니에요
    셋째 엄마 되신 거 축하하고,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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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혓바닥 2017/11/25 02:18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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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파육 2017/11/25 02:21

    수고하셨어요. 고생하셨어요.
    부디 앞으로 더욱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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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큐v 2017/11/25 02:22

    저도 비슷한 아픔이 있어서 너무 공감 갑니다...
    고생 많이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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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토리아빠 2017/11/25 02:27

    댓글 달려고 눈팅족 겜아재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이번에 조부상 안오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텐 연끊고 나갔는데 한번도 안온다면서 ;;;;;;;;;;;;;;
    그냥 가지 마세요
    글쓴이님 인생 제 갈길 행복 찾아 가는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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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트색☆팬티 2017/11/25 02:27

    진정한 사이다네요.
    작성자님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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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새롭게 2017/11/25 02:39

    아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주인공 같아요
    힘내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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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ლ(⊙皿⊙)ლ 2017/11/25 02:44

    앞으로 더더 행복하시고 꽃길만 걸으세요 ♥
    그동안 고생했을 어린 학생 생각하니 너무 마음 아프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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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은유기물 2017/11/25 02:50

    처음 보고 게시판 선택을 잘못하신건가 하고 갸웃했는데...... 고생하셨네요. 이제 내려놓으시고 홀가분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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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쵸코냥이 2017/11/25 03:05

    저기 조심스레 말꺼내 봅니다 빚같은게 있을수 있습니다 상속포기하는거 받으세요 빚도 자식들에게 상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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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놈의속사정 2017/11/25 03:06

    인격은 전혀 다른 객체입니다
    글쓴분과 아버님처럼 친족이지만 인격은 전혀 상관없이 형성됩니다
    아버님이 그상태라면 남이라생각하고 찿아뵈세요
    나에게 뼈와 피와 살을 주신분이니까
    죄송합니다  글쓴분 맘을 모르고 이런식으로 댓글을남겨서
    하지만 나는 어디서 왔는냐...   라는 본질에 가까워지면
    자식에게 한점 부끄럼없이살아도 부끄럼은 자식이 찿아 낼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주세요 그것이 본인과 추후에 본인의 자식이 보았을때
    인생은 사는것이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이구나...라고 느끼실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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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쌀여드름 2017/11/25 03:09

    교회 다니던 사람이니 지옥행이겠네요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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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이no 2017/11/25 03:30

    글쓴이 고생 정말 많았어요
    아버지 뵈러 가도 되고 안가도 되요
    가면 후회 조금 없을꺼에요
    안가면 후회 조금 남을꺼에요
    정말 어려운 환경에 삐뚤어지지 않고 잘 살아주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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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젊은이 2017/11/25 03:31

    그런 환경에서 바르게 자란 작성자님께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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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5cm85kg 2017/11/25 03:32

    나쁜인간이네요.절대 연락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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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저가있어 2017/11/25 03:35

    글보는 제가 감정  이입되서 너무
    힘드네요 ㅜㅠ
    힘들게 견뎌 오셨는데 앞으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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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앤비 2017/11/25 03:45

    몇년전에 친자식 한강에 던져 죽이고 기독교인이라 회개하면 용서 받을수 있다고 씨부리던 새키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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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빗물 2017/11/25 03:46

    저는 교회다니는데요...교회 다닌다고 다 천국 가는 거 아니예요. 우리나라 교회의 큰 문제가 셀프 회개라고 저는 생각해요.
    물론 하나님한테 내 잘못을 용서받는거 중요해요. 하지만 사람한테 잘못한건 피해자한테 가서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고 나서 하나님께 용서를 빌어야 그게 진짜 회개하는 거예요. 회개가 그냥 되는거 아니거든요. 개차반처럼 살면서 죄 짓고나서 셀프회개 하고 나는 다 용서받았다고 거들먹거리는 거 하나님 믿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예요. 하나님 이용하는 큰 죄짓는거지요.
    저는 그래서 교회다니면서 저를 학대한 제 둘째오빠 천국에도 못 갈거고 몇십년 뒤에라도 꼭 그 죄값 그대로 치를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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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곰 2017/11/25 04:03

    자업자득 자기가 한 생각은 안하고 죽어가니까 핏줄이 땡기냐...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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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hnkun 2017/11/25 04:19

    혹시 빚이나 이런게 있을지도 모르니 한정상속 이나 이런부분에 대해서도 좀 알아두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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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골호랑이 2017/11/25 04:21

    절대로 안변해요. 흔들리다가 또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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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식품 2017/11/25 04:51

    그런분들께 자주 해드리는 말이 하나 있어요.
    '뿌린대로 거두리라.'  사람이 자기 자신의 업을 남한테 떠넘기려 하면 안되죠. 온전히 자기것인데 마지막이라고
    그게 달라지진 않아요. 보통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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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밤바람 2017/11/25 04:58

    염치가 있으면 행복하게 사는 딸에게 연락 안했을듯.
    혹은 하더라도 얼굴보기위해서가 아니라 사죄하기 위해서 연락을 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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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따라야 2017/11/25 06:23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은 당신입니다
    여유가 나실지 모르겠습니다 만
    돌아가시고 난 뒤에나 찾아보세요
    그때도 아니면 아닌것 같아요
    정답은 없어요
    자신의 마음 외에는...
    전 왠지 작성자의 눈물이 느껴집니다
    지나간 시간은 보상받을 수 없겠지만 ...
    그래요 보상은 아무도 해주지 않아요
    다만 지금의 가족에게 잘 해주고 위로 받는게 젤 좋을 듯 해요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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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빵 2017/11/25 07:07

    자업자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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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이2 2017/11/25 07:46

    이제와 아프다고 연락하다니 정말 끝까지 이기적이네요. 모르고 그렇게 갔더라면 그래도 동정의 여지가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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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모리 2017/11/25 08:17

    최소한의 염치라는게 있는 사람이라면 연락할 엄두도 못냈을텐데
    끝까지 뻔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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