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나자레원.
광복 이후에도 끝까지 한국에 남은 일본인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던 장소다.
당시에 일본 여성과 결혼한 조선인들이 광복이 터지자 일본인 처를 데리고 있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 내쫓기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일본인들이 자리를 잡은 곳인데.
1970년까지 한국에 몸을 숨긴 채 간신히 숨만 붙어있던 일본 여성들이 도쿄 황궁에서 일본 국적을 회복시켜 달라고 시위를 하면서 처음으로 한국 내에 남은 재한일본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당시 자선운동가 김용성씨는 이들을 이끌고 한국으로 돌아와 경주에 나자레원을 설립한다.
그후 250여명의 여성들이 나자레원으로 몰려들었고, 김용성씨의 노력으로 150여명은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100여명의 여성들은 끝까지 한국에 남아서 죽었다.
김용성씨는 아버지가 일제에 의해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었으나 인간으로서 딱한 처지의 사람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기에 나자레원을 설립하였다고 후일 밝혔고 2003년에 작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