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감상하는 과정에서 "그럴싸함"은 대중들에게 설득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종종 영화 속에서 진짜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보면 어설프거나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
문제는, 이제는 단순히 영화 속에서 "그럴싸한 느낌"만 있으면 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터넷과 정보 공유가 발달하면서, 일반 관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빠르게 퍼진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에서 슈트가 조립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기계 공학을 참고한 듯한 정교한 설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의 시선에서 보면 "저렇게 움직이는 부품들은 실제로 동작할 수 없으며, 그럴싸한 눈속임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객들은 처음에는 영화 속 기술을 신기해하지만, 이런 분석을 접한 뒤에는 "아, 결국 판타지였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장면이 영화적으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영화는 애초에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감을 주는 환상을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레디 플레이어 원의 레이싱 히든 코드 장면도 있다.
"앞으로만 달려가야 하는 레이싱 게임에서, 정작 히든 루트는 전속력 후진으로만 해금된다는 점이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은 장면이지만,
게임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말이 안 되는 설정이다.
현실의 게임 QA 팀에서는 수많은 예외 케이스를 검증하기 때문에, 게임 출시 하루 만에 이런 비밀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장면도 게임적으로는 말이 안 되지만, 영화적으로는 충분히 흥미로운 장치였다.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려 했던 영화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바타2의 미래형 전투기 디자인은 "100년 후 실제 전투기 디자인과 비슷할 것 같다"는 반응을 얻었지만,
실제 군사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패션 고증"일 뿐이다.
그럴싸해 보일 뿐이지, 실제 전투기 설계와 전술적 활용도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SF 장르에서 수도 없이 반복된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메카 디자인도 그럴싸한 군사적 리얼리티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군사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실제 전장에서 사용하기엔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SF나 액션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범죄도시4에서 얼굴 인식 기술이 경찰 수사에 활용되는 방식도 "범죄자를 색출하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현실적인 경찰 대응 방식에서는 "이륙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는 반박이 나오는 식이다.
즉, 영화 속에서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특정한 절차를 생략하거나 연출적으로 각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는 그러한 요소들이 쉽게 "현실적으로는 틀린 묘사"라는 지적을 받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진다.
과거에는 창작자들이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현실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문가들이 영화의 고증 오류를 쉽게 분석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그럴싸한 연출"을 유지하려는 창작자의 노력과, 이를 "현실적으로 틀렸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창작자들은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의 후예 같은 드라마는 군사적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는 멜로드라마를 만들었지, 군사 다큐멘터리를 만든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는 물리학적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과학자들과 협업하며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묘사를 하려고 했다.
이처럼 창작자가 작품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어느 정도까지 현실성을 반영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영화가 대중에게 "그럴싸한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이 쉽게 퍼지는 시대에서는 그 "그럴싸함"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치밀한 고증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과제가 되었으며, 앞으로 영화와 게임의 스토리텔링 방식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루리웹-2096036002
2025/01/30 01:40
솔직히 대부분 팬들이 말하는 "현실성"은
핍진성과 그럴싸함에 더 가까움
라스테이션총대주교
2025/01/30 01:41
'개연성'과 '현실성'과 '핍진성'을 항상 구분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루리웹-2096036002
2025/01/30 01:42
솔직히 극단적으로 현실성 갖다 붙이면
뭔 작품이든 트럭 엔딩이 가능해진다
옹기봇
2025/01/30 01:49
저 두가지를 오묘하게 섞어서 만들면 굉장히 호불호 갈리는 영화가 나오는구나...
나이트 샤말란이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