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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편의점 사장과 폐지 줍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 한분이 가게로 들어오셨는데 얼핏 봐도 뭘 사러온 건 아닌것 같아 보였습니다.
"손님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
"아 저..물 좀 마실수 있을까요?"
"판매하는 생수는 저쪽에 있습니다"
"......"
보통 편의점에서는 생수 판매를 위해 식수는 제공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께서 돈이 있는것같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카운터 뒤에서 종이컵 하나를 꺼내어 제가 마시는 물을 한컵 따라드렸는데 목이 얼마나 마르셨는지 허겁지겁 들이키시더군요.
한컵 더 따라드리니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며 다 드십니다.
그러면서 ㅇㅇ중학교 어디에 있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잘모르겠다고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며 '꼭 가야하는데' 하고 중얼거리십니다.
그러면서 밖으로 나가시는데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따라나가보니 폐지가 가득 실린 조그만 자전거 한대앞에 쪼그려 앉아계십니다.
자전거 손잡이에는 빈캔을 담은 비닐꾸러미가 매어져있구요.
"할아버지. 그 ㅇㅇ중학교 왜가셔야돼요?"
"박스 주으러다니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길을 잃어서..."
폐지 주으러 돌아다니시다 너무 멀리까지 오신 모양입니다.
"잠깐만 계셔보세요"
하고 스마트폰으로 그 할아버지가 이야기한 중학교를 검색해봤는데 이건 멀어도 너무 먼겁니다.
"할아버지. 거기서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어요?"
"그냥 왔는데 여기가 어딘줄을 모르겠네.."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같아 가까운 지구대에 전화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길을 잃으셨는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니 알겠다고 하시고 2분만에 경찰차가 도착했습니다.
경찰관께 간단히 상황 설명드리니 경찰분이 할아버지께 성함 나이 주소 등을 묻는데 할아버지께서 치매가 있으신지 대답을 잘 못하십니다.
본인 나이도 모르시고 이름도 까먹으시고...
경찰관 두분도 난감해하십니다.
다시 주소를 물어보니 처음 이야기했던 중학교가 아닌 그나마 좀 가까운 아파트 이름을 말씀하십니다.
동이랑 호수는 모르고 아파트 이름만...
한참 그러다가 밖이 추워서 제가게 안에서 다시 취조?ㅋ
겨우겨우 본인 이름 기억해내시어 경찰이 전화로 경찰서에 확인해 주소까지 알아냈습니다.
이제 다 끝났구나 싶었는데 이 할아버지께서 폐지 실린 자전거를 놔두고 갈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경찰관이 일단 집에 모셔다 드릴테니 들어가시고 내일 찾으러 오라고 이야기하는데 여기 어딘지 몰라서 못 찾아온다고 그냥 본인이 끌고가신다고 합니다.
경찰차에 그 박스가 가득 실린 자전거는 도저히 실을수가 없어서 또 난감해집니다.
박스를 내려놓고 자전거만 트렁크에 싣고 가면 어떠겠냐고 하니 본인께서 고생해서 모은 폐지를 놔두고 가지를 못하겠는지 그냥 자전거 끌고 혼자 가시겠답니다.
이 추운 날씨에 상당히 먼거리이고 자전거에 실린 폐지의 무게도 상당해서 아직 청춘?인 제가 끌기에도 무거운데 도저히 무리입니다.
아무리 설득해서 안되겠길래 제가 가게로 들어가 카운터에서 만원짜리 두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할아버지. 이 박스 저한테 파세요. 어차피 이거 다른데로 팔러가셔야 하잖아요."
하고 2만원을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옆에 계신 경찰분들도 얼른 돈받고 파시라고ㅎ
"어이구 무슨 돈을..." 하시며 결국 저에게 그 박스들을 파셨죠.
경찰분들이 자전거에 실린 박스랑 캔을 제가게 옆에다 내리시고 자전거는 경찰차에 실으셨습니다.
경찰분들이 저에게 고맙다 인사하시고 저도 고생 많으셨다 인사드리고 할아버지께 조심히 잘 들어가시라 인사드리고 마무리 되었네요.
잘들어가셨을테죠?
인터넷에 견찰 견찰 하는 소리 많은데 이렇게 친절하게 잘 도와주시는 경찰분들이 더 많은 거 같습니다.

 

 

출처 :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711110010880461&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6jBSY21i3DRKfX@hcaXGY-gjhlq

댓글
  • 신경정신과전문의 2017/11/11 20:41

    추천~!

  • 거중구형이거장난이너무심한거아니오 2017/11/11 20:45

    훈훈하군요 훈훈 ~

  • 신경정신과전문의 2017/11/11 20:4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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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중구형이거장난이너무심한거아니오 2017/11/11 20:45

    훈훈하군요 훈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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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만하고싶다 2017/11/11 20:54

    간만에 뜨뜻해지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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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산30억 2017/11/11 21:03

    정말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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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럭타고달려 2017/11/11 21:05

    할아버지曰:오늘도 먹혔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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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드네사는게 2017/11/11 21:11

    이병신은 머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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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롭다정의로워 2017/11/11 21:11

    재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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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넴이어려워 2017/11/11 21:12

    생각 좀 하고 답글 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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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로운삶 2017/11/11 21:16

    유머 게시판인데뭐.... 임팩트가 좀 약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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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기땅기 2017/11/11 21:26

    ㅋㅋㅋㅋ 솔직히 보고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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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신만보면딸치는형 2017/11/11 22:12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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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라소니 2017/11/11 23:0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자고한얘기에 발끈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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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댄디컷 2017/11/11 21:15

    좀냉정하게 안락사 지원하는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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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계동주민 2017/11/11 22:11

    그 할아버지가 그돈으러 누구먹여살이는 사람이면 그렇게 말할래.요??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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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광란0 2017/11/11 22:24

    누구 부터 안락사 해야 것네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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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NE2 2017/11/11 23:04

    이런생각을 가진 사람과 같은 하늘아래 숨쉬고있다는게 진짜 끔찍하다
    길가다 마주칠수도 거래처 사람일수도 평소에는 정상인인척 하다 온라인에서 이중성을 보이면서 이런 무뇌한 말을 내뱉으면서 사는 인간 코스프레 짐승
    끔찍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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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추녀왕조현 2017/11/11 23:08

    웃긴색기일쎄
    이색기야 대가리에 뇌가 있다면 상황봐가면서 멍멍거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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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석입학저승사자 2017/11/11 23:43

    우와 시박 신박한 변종이다.
    내곧 자네를 데리러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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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짱 2017/11/11 21:18

    아직은 따뜻한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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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식왕치킹 2017/11/11 21:19

    복받으실분 가계가 어디에요?
    삼각김밥 제가 다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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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걷자 2017/11/11 21:23

    좋은일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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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RI 2017/11/11 21:33

    님같은 분이 있기에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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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엠 2017/11/11 21:33

    추웠는데 따뜻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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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맨ss 2017/11/11 21:47

    훈훈 추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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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티비 2017/11/11 22:08

    좋은일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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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미컬 2017/11/11 22:09

    그대에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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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덕자 2017/11/11 22:10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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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차치 2017/11/11 22:23

    참으로 현인이로구나
    그박스를 사면
    할아버지가 편히 집에 갈수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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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대통령문재인 2017/11/11 22:25

    센스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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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광이 2017/11/11 22:27

    박스줍는 노인네들 건물주들인거 모르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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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농드 2017/11/11 22:28

    박스 끽해야 몇천원일텐데
    편의점 사장님이 몰랐을리도 없고
    부모님 용돈 드리는 심정으로 사드린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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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통1004 2017/11/11 22:30

    맞습니다.
    우린 이런 사람들이었어요.
    그런데 우린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싶네요.
    팜 훈훈하면서 한편으론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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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코바키 2017/11/11 22:31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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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이태리 2017/11/11 22:33

    다음주 1등 양보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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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부라칸타불랄 2017/11/11 22:56

    사회가 서글퍼요 왠지
    하여간에 맘이 선량한 분 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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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주의 2017/11/11 23:02

    처음 몇줄 읽다가 님 욕했습니다.
    이런걸 경찰 신고하면 어쩌란 애기인지 하고..할아버지 당연히 폐지도 가져간다 할것인데..그 폐지를 사주신 님의 신의 한수가 있을줄은 몰랐네요.
    제가 중소병원 근무하고 있는데 신고 잘하시는분들 욕하거든요.ㅈㅅ
    이 애기와는 다른 애기지만 취객들 쓰러져 있으면 경찰에 신고들 해주십니다.
    경찰들 그 취객 응급실로 데려오던지 119 부릅니다.결국 다 응급실로 옵니다.
    응급실은 취객 객기 맞춰 주는곳이 아닙니다.경찰도..119도 어떻게 못하는 취객을 응급실에 데려다 놓으면 병원은 어쩌란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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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표쟁이 2017/11/11 23:06

    그럼 도데체 어디로 전화해야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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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색커튼 2017/11/11 23:21

    돈주고 성사는건 노이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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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뚱사랑1030 2017/11/11 23:36

    복 받으실 겁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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