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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16)


「제네바, 11:02 AM」- 윌슨 호텔 3층
“제발······.”
키리토는
숨죽이며 헬기를 지켜보다가
호수 근처의 잔디밭에 가까스로 비상착륙한 모습에
나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 하고 있습니까?』
계속 복도를 주시 중이었던 빈스가
키리토에게 다가왔다.
키리토는
창문 밖으로 내민 팔을 안으로 거둬들이며
호수 잔디밭을 가리켰다.
『저기요.
헬기가 추락할 뻔했어요.』
헬기 근처로
카메라와 기자들이 잔뜩 몰려들며 난리가 난 창밖의 모습에
빈스는 혀를 찼다.
키리토는
복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빈스에게 말했다.
『경계 서던 테러범들도
저거 구경하러 창문 쪽으로 간 거 같아요.』
『네?』
감시장비를 든 빈스는
소총을 든 두 사람이
복도 끝에 서서
불시착한 헬기를 지켜보며 킥킥거리는 것을 확인하고
키리토에게 손짓했다.
『이거 행운이 따랐습니다.
갑시다.
기회입니다.』
빈스가
조심스레 비상구 문을 열고
복도를 건너 환풍구 라인이 지나는 세탁물 수거 방으로 들어섰다.
‘헬기는 큰일 날뻔했지만,
우린 다행이네.’
키리토도 방 안에 들어섰다.
바닥과 닿은 벽면의 환기구 뚜껑을 뜯어낸
빈스는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알루미늄 삼각대와 밧줄, 도르래를 민첩하게 설치했다.
뒤이어
밧줄 한쪽에 매듭을 묶어
키리토에게 내밀었다.
『기억해두십시오.
한 번 당기면 하강.
두 번 당기면 정지.
세 번은 끌어 올리는 신호입니다.』
허리띠에 밧줄을 건 키리토는
몸을 낮추고
발끝을 환기구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도르래의 손잡이를 붙잡고 있는 빈스와 눈이 마주쳐
고개를 끄덕였다.
『내려갈게요.』
『미스터 키리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환기구 넓이는 충분하니,
백신 폭탄의 사용법만 알려주신다면
제가 대신 가도 됩니다.』
걱정이 담긴
CIA 요원의 눈빛에
키리토는 담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빈스 팀장님이
든든하게 이 줄 지키고 계신다면,
저도
밑에서 믿고 버틸 수 있어요.
작전 혼자 하는 거 아니잖아요.』
스윽, 스윽.
밧줄을 타고 한 층을 수직으로 내려오자
옆으로 꺾이는 구간이 나왔다.
밧줄을 두 번 당긴 키리토는
바닥을 기어
다시 내려가는 곳에 도착한 뒤에 다시 줄을 한번 당겼다.
보통 사람에겐
어두컴컴하고 시야가 제한된 공간이었으나,
벽 너머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키리토에겐 별다른 문젯거리가 되지 않았다.
신호에 따라 하강과 기어가기를 반복하다 보니,
설계도 상으로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했다.
엎드린 자세로 정면으로 보이는
긴 수평관을 바라보았다.
‘거의 다 온 거 같은데.’
깊은 땅속.
적외선 시야로도 아무것이 감지되지 않는 장소였기에
비로소
관속에 갇힌듯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치밀었다.
건 게일 온라인 때도
이렇게 열심히 해본 적 없는
낮은 포복 자세로 한참을 기었다.
통로는 점점 비좁아지고,
폐소공포증이란 것이 뭔지 알겠는 지경까지 이르렀을 때야
드디어
지하 벙커의 음습한 공기가 느껴지는 출입구 패널에
이마를 붙였다.
“후우, 후우.”
더운 공기가 유입되는 관이라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키리토는
소매로 목덜미를 닦은 뒤에,
안쪽에 시선을 던졌다.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1/14 06:10

    흥미진진 합니다

    (w2dc6M)

(w2dc6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