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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02)


「베를린, 현지시각 03:07 AM」- CIA 독일지국
중동의 미군 주둔지를 떠나
또다시 그들이 출발했던
람슈타인 공군비행장에 도착.
거기서
다시 헬기에 올라
베를린의 어느 빌딩 옥상에 도착했을 무렵의
키리토와 신이치를 제외한
카이토와
나머지 두 사람은
파김치 저리가라 급으로 완벽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함께 움직여온
블레이크와 빈스도
내색은 않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들도
키리토와 신이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당장은 쉴 수가 없었다.
‘요원의 삶에도
야근은 기본 옵션이구나.
역시 007같은 신사 첩보원이라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건가보네.
신사는 커녕 야근에 시달리는
말단 공무원 그 자체니.’
카이토는
하품을 크게 하며 지친 뇌를 일깨웠다.
『이쪽이에요.』
블레이크의 손짓에 아래층으로 향하는 출입구로 걸어가던
카이토와 다른 두 사람은
처음 방문한 도시의 낯선 야경에 시선을 돌렸다.
투명한 유리돔이 인상적인
독일 국회의사당,
슈프레강을 끼고 다닥다닥 붙은 이국적인 건물들이
이곳이 유럽의 한복판임을
다시금 말해주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세계 일주를 끝낸 기분이야.’
CIA 독일 지부의 중앙 상황실 안은
유리벽으로 구역이 정리되어 있었다.
키리토와 신이치
그리고
카이토와 아카코, 사구루는
회의실 한가운데 앉아
사방을 구경하며
누군가 가져다준 커피를 홀짝였다.
‘다들 정신이 없네.’
사이버 지원팀 수십이
목표 인물의 행적을 찾기 위한 검색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벽면 전체를 뒤덮은 대형 스크린으로
CCTV 해킹화면,
민감한 정보들이 담긴 글자들이
쉴 틈 없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파키스탄의 생화학무기 공장에서 만들어진 생물무기의 이름은
‘BX-17’.
외부로 거래된 3개 중 2개는
그 행방을 찾아
지금 작전팀이 뒤쫓는 중이었다.
문제는 남은 하나.
RB라는 테러단체가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졌기에
이것이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긴 CIA 측은
전 세계에 퍼진 정보라인을 총동원해
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멀뚱멀뚱 보기만 하는
카이토와 아카코, 사구루와는 틀리게
키리토와 신이치의 시선이
벽면 스크린 구석에 떠 있는 어느 사내의 얼굴을 향했다.
벤조라는 이름을 가진
붉은 여단의 핵심 행동요원이었다.
‘정말 터지면
이건 완전 끔찍한 사건이잖아.’
마구 움직이던 스크린의 글자 하나에서
삐빅, 경고음이 발생했다.
『벤조의 은신처를 찾았습니다.
볼차노 북쪽.
이탈리아 국경 근처입니다.』
한가운데 서 있던 네이든이 그 소리에
순간적으로 키리토와 신이치를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서
작전팀 투입을 지시했다.
위성링크 화면이 이어진 뒤,
근처 거점에서 대기 중이던 작전팀의 이동 경로가
지도위에서 깜박였다.
잠깐 나가 있었던
블레이크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와
키리토의 옆에 문서를 내려놓았다.
『자요.
기술팀에서
‘BX-17’이 실제로 터졌을 때
피해를 얼마나 입을지에 대한 자문을 구해 왔어요.』
키리토는
생물무기가 담긴 용액의 양과
그것을 퍼트리기 위한 화약조합,
확산 가스등의 정보가 담긴 문서를 훑으며 계산을 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응?
이 정도 정보면
코리건도 가능하지 않아요?』
『기술팀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거든요.
5만 개의 반응실험을 머릿속에 담아둔 누구 때문에.』
『아······. 미안하게 됐네요.』
『천천히 검토해요.』
생긋 웃어 보인
블레이크의 시선이
작전사항이 업로드되고 있는 중앙 쪽으로 돌아갔다.
키리토는
말 그대로 멍하게 보기만 하는
카이토, 아카코, 사구루와
태연한 얼굴로 커피만 홀짝이는 신이치와는 틀리게
한동안 분자 세계의 소우주에 푹 빠져
‘BX-17’의 정밀분석을 진행했다.
- 진입 시작.
그러다가
하나 남은 생물무기를 찾느냐 마느냐의 중요 작전이 시작된
스크린에 눈을 돌렸다.
쿵, 하는 폭발음과 함께
총격음이 연이어 들리고
알파팀의 정찰캠이
건물 내부 곳곳을 파고들었다.
- 진압 완료.
벤조는 보이지 않는다.
네이든의 얼굴에
실망의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은신처 내부를 촬영한 영상이
곧장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업로드되었다.
지하 무기고와
작전회의실의 탁자가 연이어 지나가는 화면.
추적을 받는 것을 알고 급하게 빠져나갔는지
정리는커녕,
필리핀 무기공장에서도 보았던 화학무기들을 놓고 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마지막 ‘BX-17’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쉽네.
이것만 찾으면
나도 일단은 집에 가는 건데.’
잠시 구경하다
다시 들고 있던 문서로 고개를 돌린
키리토는 멈칫했다.
터졌을 때의 정확한 확산 형태를 파악하기 위해 떠올린
분자 세계에
갑작스럽게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이상하네.”
키리토가 일본어로 중얼거리자
블레이크가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 한 거죠?』
『아니에요.』
문서 속에 있는 정보는
전혀 변동사항이 없었다.
그런데도
무언가 변했다는 것은
다른 요인이 끼어들었다는 소리.
그사이 쳐다본 것이라고는
업로드된 영상 뿐이기에
키리토는 다시 벽면의 스크린을 보았다.
영상에서 추출한 수백 장의 사진을
사이버 지원팀이
한창 분석 중이었다.
‘뭐지?
뭘 보고 변한 거지?’
거의 무의식중에 훑은 거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키리토는
문서를 눈앞까지 들어 올렸다.
스크린과 분자 세계가 겹쳐지게
팔을 뻗은 채로
빠르게 훑었다.
마치 문서가 스캐너인 것마냥
이리저리 움직이는
키리토의 행동에
신이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블레이크는
의문 섞인 얼굴로 그를 보았다.
똑똑.
『미스터 키리토. 분석 끝났···』
회의실 문 옆으로 고개를 내민 코리건도
키리토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어?”
키리토의 시선이
사진 한 장에 고정됐다.
타다 남은 문서의 한 부분.
거의 다 재가 됐으나 부서지지 않았고,
인쇄한 부분의 글자만 다른 속도로 타들어 간 까닭에
드문드문 이나마 읽어낼 수 있었다.
『블레이크.
벤조란 사람도
생물무기가 끼칠 영향을 분석했었나 봐요.』
『네?』
『저거 구조물과
시간대별 바람, 날씨까지 포함된
확산 분석 자료네요.
제대로 읽으면
어디에서 터트리려고 했는지 알 수 있겠어요.
열감지 카메라 같은 거로 촬영하면
글자가 더 자세히 보일 거 같은데.』
키리토의 손끝이 가리킨 사진을 본 블레이크는
즉시 네이든에게 달려갔고,
어느새
옆자리로 다가온 코리건은
안경을 고쳐 쓰며
불탄 종이 사진에 눈을 집중했다.
- 적외선 사진기로 재촬영해 보내겠다.
작전팀으로부터
중앙 상황실로 통ㅅㅇ이 들려왔다.
1분 뒤,
불탄 종이에서
구조물의 위치 정보를 입수한 지원팀이
실제 지형과 지도를 대입해
데이터베이스에 검색을 시작했다.
삐빅.
그리고
나온 곳은
스위스의 국제도시 제네바였다.
『당장 제네바로 들어가는 모든 이동수단 CCTV 확보해!』
네이든의 지시에
사이버팀원들이 바삐 움직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17시간 전,
공항 입구를 지나는
한 사내의 얼굴이 특정 스캔되며
경고음과 함께 확대되었다.
‘벤조 로레앙’이라는 이름과
테러조직 붉은 여단의 핵심 간부라는 정보가 나타났다.
『스트라익!』
10시간 이상의 추적 끝에
드디어
최근의 흔적을 발견하자
상황실 안도 활기가 돋았다.
‘가만, 제네바?
그러고 보니
아스나가 해외연수 교육 간 곳 아니야?’
키리토는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벤조의 날카로운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코리건이
반쯤 넋이 나가
문서를 내려놓은 키리토에게 물었다.
『미스터 키리토.
분석 결과는 어떻게 됩니까?』
『도시의 면적이 16km²정도네요.
무기가 터지면
이 반경 안에 있는 시민 대부분이
38분 내로 호흡이 정지될 거예요.
50분이 되면
그 어떤 공기정화 시설을 보유한 건물도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과적으로는
99.9%가 사망할 겁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신이치가
키리토의 어께를 두들기고
왜 하는 얼굴로
신이치를 바라보던 키리토는
말없이 뭔가를 보여주는
신이치의 빙고 하는 얼굴과 화면을 번갈아서 보다가
비명이 나올 뻔한 것을
간신히 억누를 수 있었으니.........
신이치가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에는
바로
그 벤조가
안드레이 사토르와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1/04 07:36

    무기가 무섭습니다.

    (0YHc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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