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다른 몇몇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에 김주혁 님의 팬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1박2일을 보고서야 느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팬이었습니다.
처음 본 것은 싱글즈였어요. 그 이후로 홍반장, 프라하의 연인, 광식이 동생 광태 등등 보면서
'아, 이 배우는 참 담백하게 연기를 잘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었죠.
특히 뷰티인사이드에서 한효주에게 무심한 듯 담백하게 건넨 이별의 인사는
오히려 그가 그렇게 연기했기에 더 슬펐어요.
그는 가랑비같은 사람이었나봅니다.
저도 모르게 천천히 적셔오더니 어느새 흠뻑 젖어버렸거든요.
로맨스 주인공이든, 북한 장교 악역이든 모든 역할을 그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것을 보면서
단 하나의 이질감도 느낄 수 없었어요.
1박2일에서 차가운 외모완 다르게 허술하고 따뜻한 면모를 보면서
'아, 이 사람은 참 멋진 생각을 가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뜬금없이 찾아온 이별, 갑작스레 찾아온 부고는 너무나도 허망하고 슬프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1박2일 마지막에 그가 부른 '세월이 가면'.
노래마저도 그처럼 기교없이 담백하더라구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 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은 잊지 말고 기억해 줘요.'
가사가 너무 깊이, 진하게 와닿습니다.
당신을 잊지 않고 기억할게요. 부디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쉬세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구탱이형...
연예인 부고를 많이 봐왔지만 유난히 가슴이 텅빈듯하고 슬프네요. 작성자님 말처럼 가랑비에 옷젖듯 좋아하게 된 배우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