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충격적인 질문에 잠시 얼이 빠졌다가 일단 대답은 다음에 미루도록 하고
부랴 부랴 료슈의 뒤를 쫒아 가니 타박을 한다.
'니들 뭐하냐?' 하는 말과 '경멸?경외!' 가 서린 표정이 꽤나 양심 찔린다.
어쨋거나 아직 범인은 사라지지 않은 모양이기에 잘만 협공하면 놈을 잡을 수 있는 듯하여 양동작전을 즉석에서 짜내어 움직이려는데.
의욕이 너무 떨어진 로쟈.
그... 우리가 이제 일을 해야 되니까 좀 기운 차려주라.
지나간 것들에 대한 생각에 자괴감에 빠진 로쟈.
하지만, 얘를 케어해주고 싶어도 지금 상황이 녹녹치 않는다.
너무 마이너스 정신력 -45 찍고 바닥을 처박으려는 것을 내가 불안하게 쳐다보자
그제서야 억지로 기운차리는 로쟈였다.
...괜찮은거 맞나?
한번 흐트러짐 박고 출발할까?
이미 충분히 어려운 이야기들 나누셨어요 두분은.
억지로 밝은 미소를 띄며 손에 쥔 도끼를 다시한번 꽉 움켜 잡는 로쟈.
!!!!
놈이, 늘 우리를 피하려던 녀석이 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 우리도 확인했어.
기괴한 놈의 모습, 그리고 내 머리가 느끼는 감정.
확실히 시간살인마는... 뒤틀림이였다.
비전투 인원인 나를 제외하면
로쟈와 그리고 어떤 전투능력을 가졌는지 모르는 조수...
몰아 넣는건지 아니면 우리를 뚫고 지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지 몰라도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시간살인마의 모습에 긴장감이 우리를 맴돈다.
아니 시발 일단 유로지비 출신인건 맞았네!
어우 시부럴 새끼들.
...
꼭 그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내뱉던 애들이 큰일을 저지르곤 하던데.
'나는 단지 자유롭고 싶었어' 라고 말하던 어느 버틀러가 벌인 일 처럼...
터무니 없는 사건을 일으키곤 한단 말이지.
협박이 아닌 일방적인 선고 같이 들린다 내 귀에는.
저런 놈들이 꼭 할말 끝내고 나면 진짜로 터무니 없는 공격을 하던데.
정신 바짝 차려야지, 어떻게든 홍루와 료슈가 오기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로쟈도 시간을 끌어보려는 듯, 녀석의 말을 대충 맞장구 쳐주며 여차하면 도끼로 내려찍으려고 슬금슬금 거리를 좁히려 했다.
이런 씹!!!!
머리가 전해주는 경고가 말한다.
'로쟈가 위험해'
그리고 지채없이 그 경고를 로쟈에게 전했다
"피해!"
어느새 로쟈 앞으로 성큼 다가온 녀석이 기괴한 얼굴을 가까이에 드리내밀면서
로쟈를 향해 말한다.
'너 지금 쌓여있잖아. 지루함이'
태엽으로 된 한쪽 눈이 로쟈의 내면을 훝어보는듯 하였고
뒤틀림의 말은 그녀의 속내를 파고들어 가는듯 하다.
협박도 경고도 아닌, 진실.
자칫 서로 한수를 주고 받았다간 로쟈가 그 징수직 처럼 될지도 모른다.
내 수감자지만... 그런 꼴을 한 그녀를 시계로 되감았을때 과연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지만...
이미 놈과 로쟈의 거리는 종이 한장의 차이.
내가 섣부르게 지시해도, 반대로 로쟈가 내 지시에 상관없이 놈을 공격해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의 상황
결국... 우리는 놈이 떠나는 것을 그저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던 셈이였다.
놓쳤어...
나랑 로쟈가 잡을 수도 있었는데,
놓쳤어 미안해.
나는 로쟈의 맘이 이해되면서 관리자로서도 이번 실수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 놈을 공격했다면... 사건을 해결 할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 수감자 한명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건... 우리 팀에게 있어서 손해고 관리자로서도 큰 사고.
사건을 해결하여 모두의 자유를 얻기 위해 한명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계산법은 애시당초에 나에겐 없었기에.
놈을 놓아줄수 밖에 없었다.
...
할 말 없다.
긁힌거 아는데 그래도 이럴땐 차라리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지
에휴...
그나마 료슈가 뭔가 이해해줬다고 생각해야 겠지...
다 잡았다고 생각하던 놈을 우리가 놓친것에 대한 불만인지
아니면 애초에 기대를 안했던건지
뭐가 됬든 간에 자신있게 길목을 틀어막겠다고 해놓고 이런 결과가 나온것에
미안해질 뿐이다.
로쟈의 날선 반응...
뭐가 지금 그녀가 이러는지 알겠지만, 그래도 그래선 안되는거였다고 생각한다.
조급함과 조바심...
후~, 이럴꺼면 강력하게 반대해서라도 로쟈는 빼고 다른 사람을 넣을껄 그랬다 싶다.
유로지비 하필이면 그들이 이번일에 어떻게든 얽혔다는걸 알았다면...
이럴때는 정말이지 수감자들의 시간 말고 내 시간이나 좀 뒤로 감아버리고 싶다.
라이온히트
2024/10/10 22:03
거수자들만 받았던거 생각하면 그럼 대신 돈키가...
검은달하얀달
2024/10/10 23:08
늘 분위기 메이커였던 로쟈가 저러니 진짜 어려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