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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캡틴잭 유튜브 로아 미터기 영상에 달린 댓글

언급할 게 여러 가지 있는데


1. 우선 파판14에도 와우와 유사한 로그 사이트가 있습니다. 지금 보니 사이트 UI도 비슷하네요. 그래서 파판14에서도 게임 외에서 고정 공대 찾을 때는, 완전 100% 캐쥬얼 공대면 모를까 어느 정도 수준 이상(보통 미드코어 이상급)의 공대는 본인의 로그 사이트 전적 링크를 제공하는 게 반쯤 기본 에티켓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로그 사이트에선 보통 해당 직업 내에서 내가 해당 레이드 내 딜량이 어느 정도 순위인지를 집계해서 보여주는데, 로아처럼 스펙업 수단이 다변화 된 게임의 경우 이 딜량 순위 집계가 과연 그 유저의 실력에 대해 합당한 평가인지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어서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고 봅니다.


3. 미터기가 없어도 향상심이 있는 유저는 딜각을 열심히 깎습니다. 하지만 미터기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마음 편하게 게임하는 것을 선호하던 유저는, 미터기가 출시되면 비 레이드 유저로 선회하거나 게임을 접을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4. 와우는 모르겠지만 파판14의 경우 아예 미터기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어도 될 정도로 쉬운 레이드가 존재하고 이 레이드들을 통해서도 천천히 스펙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터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라이트 유저들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게임이 가능합니다. (로아로 따지면 노 보석 노 카드 노 각인으로 돌아도 무난한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로 쉬운 레이드입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하위 레이드의 '노말' 난이도부터도 이미 공식적으로는 엔드 컨텐츠로 분류되어 최소한의 매너 세팅이 필요한 로스트아크에서는 이런 접근법도 활용할 수 없습니다.


5. 즉 미터기의 순기능을 활용하더라도, 현재의 로스트아크는 그 구조 상 미터기의 역기능이 드러나기가 훨씬 쉬운 구조입니다. 물론 미터기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은 미터기가 없던 시절부터도 이미 레이드에 대해 열성적이었던 소수의 유저들일 가능성이 높고, 미터기가 없기 때문에 로아를 선호했던 유저들의 경우 오히려 게임에서 이탈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전혀 감행할 이유가 없는 도박인 셈입니다.


6. 추가로 제가 파판14에서 미터기 켜고 5년간 레이드 해본 경험 상, 파티원의 딜량이나 실력에 대해 불평 불만을 자주 터뜨리는 사람은 대체로 미터기 보면 본인도 그렇게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1인분은 충분히 하는 딜러인 줄 알았다가 미터기 깔아보고 본인 로그 점수 보고선 빨간 약 들이키고 레이드 접어버리는 유저들 많이 봤습니다. 그게 본인 이야기가 아닐 거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7. 미터기 도입되면 '공팟 물'이 클린해질 것 같지만, 공팟 양극화만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최상위 유저들이야 이미 최상위 고정 공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그 바로 아래급 유저들도 고정팟이 있거나, 아니면 레이드 진도를 빼는 속도가 월등하게 빨라 상위권은 공팟을 가더라도 상위권끼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그 아래 중위권과 라이트 유저층이 대거 고정팟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중위권과 라이트는 실력과 스펙이 다소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미터기와 같은 '평가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이들은 최상위권~상위권보다 상대적으로 심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자신과 비슷한 실력/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고정팟을 꾸리는 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고정팟까지는 아니라도 지인팟으로 반고정 정도 꾸려서 그걸로만 다니고, 순수 공팟으로는 안 다니거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겠죠? 그 사람들 중 누가 미터기를 깔아서 자기 딜을 보면서 평가하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얘네는 어차피 '못하는' 애들이니 상관없다! 고 하지만 오히려 실제로는 적당히 잘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탈합니다. '적당히 잘 하지만 아주 잘 하는 건 아닌' 사람일수록 신기하게도 더 심리적 부담을 많이 느끼거든요. 이들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역으로 저런 평가에서 본인 위치를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진짜 못하는 사람보단 적당히 잘 하는 애들이 미터기에 대해서 부담도, 반감도 크게 느껴요.

결과적으로 찐으로 공팟에 남는 사람들은 미터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한 "찐 하위권", 그리고 자기 실력이나 퍼포먼스가 어떻든 관심도 없는 "철판형"이 대거 증식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몇 번 만나본 다른 멀쩡한 중위권 유저들은 그리고 또 공팟에서 이탈하고요. 진짜로 잘하는 사람들이야 어느 파티 들어가도 상관없다는 주의이니 여전히 일부 공팟에 남겠지만, 모든 게임이 다 그렇듯 잘하는 사람보단 못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로아에서는 미터기 무새 하시는 분들이 '공팟 물 정상화'를 명분으로 외치는 경우가 많으시던데, 그게 결코 100% 그렇게 일어날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차원에서 적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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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rubic 2024/10/08 03:32

    공팟 물 정상화는 이미 템이나 카드 보석가지고도 충분히 걸러지고 거기서도 못걸러지는건 미터기 도입해도 아무소용 없을거 같음


  • rubic
    2024/10/08 03:32

    공팟 물 정상화는 이미 템이나 카드 보석가지고도 충분히 걸러지고 거기서도 못걸러지는건 미터기 도입해도 아무소용 없을거 같음

    (mK56Rr)


  • 광전효과
    2024/10/08 03:42

    그 충분히 안걸러지니까 미터기라도 쓰자 라는 의견이 나온거지
    사실 이번 미터기 논란은 하브 미만 레이드에선 크게 쓸모도 없음. 다만 이번 하브의 딜 요구치가 유저들이 생각한거 이상 높아서 어떻게든 깨려고 발악하는거지
    캡잭 유튜브 내용도 그렇고, 저 댓글도 결국 하브 클리어를 위한 딜러를 공팟에서 어떻게 받아가야 할 것이냐 라는 것에 대한 답은 해주지 않아서, 미터기 논쟁이 터진 원인을 생각해보면 만족스런 답은 아님

    (mK56Rr)

(mK56R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