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사랑을 추구한 사내의 곁에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허나 그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떠나고, 혈육이 세상을 등지고, 부가 거덜나고, 명예가 실추 되어서라도
한줌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면 그 한줌으로 대해같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남자니까.
사랑의 위대함이 가장 큰 비천함을 낳는 경우가 있다면
바로 눈 앞에 사내를 말해 줄 수 있다.
이 지하실에 그의 편을 들어줄 이는 아무도 없고
사랑을 받고 싶었던 이는 저 빛나는 황금가지 곁 유리관에 누워 잠들어 있어
세상 홀로 남겨진 상황 속에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끝을 읊조리는 린튼
죄를 인정하라는 말이 저 사내에게는 얼마나 모순적인 말인지 그레고르는 알까?
이 모든 음모에 희생 된 이들을 생각한다면 린튼은 애시당초 이런 시설을 만들지도
자신의 위치를 미끼로 불쌍한 사람들을 제물로 삼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사랑을 갈구 한다.
갈구 하여 받아내기 위해 이 모든 일을 저질렀다.
그렇기에 그에게 이 모든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죄를 죄라고 인식하지 않는 이에겐 세상 어떤 룰도 얽매일 수 없다.
...그는 그저 자신의 생의 끝맺음을 담담히 고한다.
할 일을 미처 못다하고 마지막까지 사랑 받을 수 없음을 그저 아쉽다는 자그마한 미련으로 남길 뿐
목숨이 꺼저가는 순간 조차 그는 보답받을 수 없는 사랑을 사랑했다.
처음 만난 그날 부터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사랑 받지 않더라도 나는 당신이 좋았어요.
내 생이 끝나는 순간의 마지막 숨결 조차 당신의 피부에 닿길 바랄 뿐입니다.
그는 사랑했기에
사랑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행복 했다고 말한다.
사라져가는 목숨을 촛불에 비유한다면
초의 심지 한가닥 조차 캐서린의 밤을 밝혀주고 타들어 사그러드는 것이 그의 행복이겠지.
다만, 죽음 한 순간 정도는 나를 바라봐준다면...
히스클리프가 아닌 단 몇초라도 내 죽음이 당신의 관심에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말을 끝나기 무섭게
캐서린의 찟어지는 마음이 린튼의 죽음에 반응 한 듯이
새하얀 번개가 내려치고
과거가 비춰진다.
과거...
보다는 캐서린의 독백에 가까운 이야기
이번에는 캐서린의 린튼에 대한 품평으로 시작 되는 듯
자근자근 속삭이는 듯한 그녀의 말이 린튼에 대한 모든것을 들려준다.
한 사내에 대한 그녀의 평은...
매우 잔인한 사랑.
캐서린은 린튼의 사랑을 이해하지만 절대 포용하지는 못하는 평가
그녀는 린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린튼의 마음을 이용하는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
...구역질 나는 사랑의 절단.
닿지 못하는 비애.
린튼은 그래도 그런 그녀의 알고도 사랑했다.
그래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언제? 라기엔 한 순간에 친 벼락에 놓친 틈에 행하였겠지.
린튼은 죽어가는 몸으로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잠시나마 사랑에 조금은 보답 받았다는 것에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 마냥 행복했다.
죽어가는 몸에서 발하는 화광반조의 힘, 그는 분명 주먹하나 쥘 힘이 없음에도 필사적으로 캐서린의 유리관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히스클리프는 막아내려 하지만.
이미 늦은 듯하다.
장치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몰라도 산채로 녹아 내려가는 린튼의 모습은...
괴악하기 그지 없다
녹는다, 그 현상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평범하지는
않을텐데도 린튼은 너무나도 기쁜 표정으로 레버를 쥐어잡아 우리를 히스클리프를 바라본다.
녹아내리는 순간까지 지고지순 한, 애절하고 애끓는 사랑을 읊조리며...
유리관의 레버를 녹아내리는 몸으로 내려밀고는 성대가 녹아내리는 그 순간까지
린튼이란 인간의 모습에서 한낱 고기반죽의 형태로 변할때 까지
캐서린을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체 사라졌다.
그리고 린튼이 녹아 없어지는 순간, 도망쳤다고 생각했던 구인회의 전 맴버인 아세아가 나타났다.
'짝, 짝, 짝'
그는 매우 감탄스럽다는 어조를 나른한 목소리로 말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가볍게 긍정했다.
다시 나타난 아세아의 태도는 더이상 봐줄 수 없는 인륜을 저버린 것에
이상은 미간을 매우 찌뿌리며 인상을 쓰며 노려본다.
노려보거나 말거나 아세아는 아까 일어난 현상에 대해 자신의 과학전 견해를 들으라는 듯이 말해준다.
내 결과물이 맘에 드는가?
과학자 태도를 취한체, 이상의 인내심의 역치가 어디까지 인지 실험하고자 하는듯 도발하고 있었다.
구인회는 결코 사람을 이런식으로 다루는 실험이나 하려고 모인 '회'가 아니였다
라고 말하던 이상의 지난날 추억이 무색해지는 아세아의 말은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타락해야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은 생각만 들뿐이다.
적어도 앞으로 살아남아 만나게 될 구인회의 사람들은 최소한 사람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고
속으로 평가를 기록한다.
그와중에 '파우스트는 모든걸 알아요' 라는 말을 늘상 읊조리는 파우스트 답게
녹아내린 린튼의 모습이 무엇을 의미하고 앞으로 무슨 결과를 내려 하는 실험인지에 대해
알려달라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들려준다.
'별로 알고 싶은건 아니였어' 라는 속으로 파우스트의 강론평가를 F로 메겼다.
아이 시팔 새끼들이 진짜.
그래 시발 헤르만과 그 병 신들이 이번일을 벌일 줄 알았다.
개 새끼들이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악!!!!!!!!!!!!!!!!!!!!!!
헤르만 그 이름 3글자에 가장 경기를 일으킬 사람은 역시 그레고르겠지만.
나도 솔찍히 이쯤되면 진짜 징그러워서 바퀴벌래 마냥 슬리퍼로 내려찍어 부셔버리듯이 죽여버리고 싶다.
비 인간적인 실험의 결과를 누구보다 그런점을 혐오하는 이에게 어필하는 점
그게 니들이 정신 나간 새끼들이란 증거일꺼다.
이 모든일이 그저 과정일 뿐이라는 말.
더는 들어주기 역겨운 이론을 말하는 저 입
사람으로서의 인성마저 휘발시킨 저자의 태도는
나를 몹시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내가 했던 말을 이곳까지 오는 동안 나름 염두하고 있었는지
파우스트는 뜬금없이 우리 앞에 있는 황금가지 말고도 이 실험에 필요한 에너지를 위해선
다른 황금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합쳐 위치를 추론했다.
파우스트의 추론에 아세아의 능글맞던 미소가 살짝 균열이 인다.
빙고.
저건 맞다는 소리다.
알아낼 것도 알아냈고 상대도 더는 이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는지 떠나려 한다.
'어딜가려고'
이 모든 음모가 만든 비극의 책임을 지고 가야 될 필요가 있지 않는가.
그들의 계획을 위해 희생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갚고 떠나도 늦지 않는다.
하지만
놈을 붙잡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듯이
지하실은 어느세 뿌연 연기로 가득차 한치 앞도 보기 힘들어져
누가 어디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혼란한 틈에 벌써 멀어진듯 아까보다 더 울림이 섞인 아세아의 목소리가 마지막까지 이상을 조롱하며
발걸음 조차 희미해지더니
쫒을 틈도 없이 사라졌다.
한심하게도...
우리는 이 모든일의 주모자라 할 수 있는 이를 또 다시 놓쳤다.
그점이 너무나도 분하고 분할 따름이다.
헤르만 언급되자마자 문학모드에서 개빡모드로 바뀌네
ARASAKI
2024/10/02 20:11
캐서린님 날 봐줘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무난한닉네임
2024/10/02 20:11
진짜 저택에 ㅁㅁ새끼들만 있어
감좌🥔
2024/10/02 20:13
헤르만 언급되자마자 문학모드에서 개빡모드로 바뀌네
치에P
2024/10/02 20:16
그저 헤르만이 싫은 시계대가리
눈바라미
2024/10/02 20:24
슬슬 재미있어지는 구간
ksykmh
2024/10/02 20:24
6장은 순애스토리가 맞다고 ㅋㅋㅋㅋ
뿍스
2024/10/02 20:27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오는 음식이되는 최후가
라이온히트
2024/10/02 20:30
아세아.. 이름표 위에 당당히 N사라고 써져있는데 안엮일리가 ㅋㅋ
검은달하얀달
2024/10/02 20:36
미친저택이야 진짜
루리웹-9202130279
2024/10/02 20:41
해르만 이름만 나오면 분노모드 들어가는거 웃기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