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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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적인 이야기만 하고 살 순 없잖아요..

감성 충만한 문과 아내.
공감능력이 너무 부족한 남편.
남의 감정에 동요되는걸 싫어하고,
딱히 인터넷이나 티비에서 나오는 이야기 스토리텔링 등에 흥미가 없어요.
말하는 직업을 가졌던 저희 둘이었고
남편은 유난히도 남의 말 듣는걸 싫어해요.
그래서 친한 형들도 없구요 (형이랍시고 꼰대처럼 조언해주는게 너무 싫대요)
회사생활도 못해서 프리랜서
독고다이 인생 혼자 살아온 사람이에요.
처음 결혼할때
인맥없이 살아남기 힘든 바닥에서
"아무런 인맥의 도움없이 실력만으로 이 자리 까지 올라온 사람"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그사람이 참 멋있어보였어요.
그 인맥..관리를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거였더라구요.
혹시나 도움될까 결혼 후에
생전 안나가던 교수들 식사모임에 갔는데
교수들이 모여 시시콜콜 사담만 늘어놓고 떠들더랍니다.
그걸 들어주고 있기가 너무 고통이었대요.
이런 사람이 와이프인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리 없지요.
하루종일 집에서 4개월 된 아기랑 씨름하는는 저는
대화가 하고싶어집니다. 인간다운 대화가요.
저도 결혼 전 말하는 직업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러던 제가 하루종일 집에서
우유 먹을까? 똥쌌어? 기저귀갈아줄까?
대답 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오늘 아기가 무슨행동을 했는지,
얼마나 컸는지,
오늘은 우유를 얼마나 먹었는지,
오늘 티비에서 뭘 봤는지..
오늘은 아기가 뒤집었어!
신기하지 않아?
내가 가르쳐준것도 아닌데 그런건 어떻게 알았을까??
신기하지???
-응
오늘는 아기가 정확하게 엄마라고 했어!
아닌가? 내가 그렇게 듣고싶은건가??
이애가 커서 아빠라고 하면 어떨거같아?
-몰라
얼마전에 무도에서 아기아빠 군인 나왔었잖아
통화할때 아빠빠빠 하는거 보고 아무렇지도 않았어?
나는 되게 찡하던데! 감동이지 않아?
-응 그냥그래.
이러고 눈은 티비에 가 있습니다.
아닌데, 누구보다 아기 예뻐하는 사람인거 아는데...
그냥 대답하기가 싫은겁니다.
대화가 필요해서 옆에서 조잘조잘떠드니
어느날은 그러네요
질문 좀 안하면 안되냐고..
혼자 니 생각을 이야기 하면 되지 왜자꾸 묻냐고....
나는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하고싶은건데..
말을 안하니 자꾸 묻는건데..
아주 피곤하고 힘든건 알아요.
바쁜 사람이라서 이해해야지 하는데
이렇게 남편 일보내고 혼자 있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져요.
내가 이러려고 결혼했나....
행복하지가 않아서요...
더욱 더 아기에게만 사랑을 쏟게돼요
아기한테는 다정한말 예쁜말
소리지르면서 울어도
"아이구 우리아가 힘들어? 어디가 아파? 엄마 여깄어 괜찮아 엄마가 안아줄게"
반면 반응 없는 남편에겐
어찌 저리 다정한말이 쉽게 나올 수가 있나요.
응 왔어? 밥먹자. 뭐먹고싶어. 가 대화의 전부가 되가는거 같아요
늘 가족이 우선이라는 남편.
아이 얼른 커서 한달에 한번씩은 꼭 여행 다니면서 살자는 남편.
가족을 위해 돈번다는 남편.
여행 안가도 좋으니까 돈 조금 못벌어도 좋으니까
따뜻한 말 좀 해달라고해도
나 경상도 남자잖아.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경상도 남자는 대화 못하는 병에라도 걸렸나.
폭발했던 날. 대판 싸우던 그날.
엉엉 울며 왜그리도 사람말을 안듣냐고.
제발 내이야기 듣고 대답 좀 해달라고 소리치니
오바 좀 하지마. 그거 대답 좀 안했다고 이러냐?
맞죠 단편적으로 보면 그거 대답 좀 안했다고
소리지른 아내인거죠 전....
남들이 보기엔 좋은 남편
돈 잘벌고, 가정적이고 (일체 회식 등을 안가는),
술담배 안하는 좋은 사람...
유난히도 힘든날입니다.

댓글
  • 구름두부 2017/10/18 16:43

    남편분.. 너무하시네
    본인은 별문제아니라고 생각하는거같아요
    이러면 작성자분이 점점 입을닫겠죠..
    나중에 후회해봤잔데.. 에휴ㅠㅠ
    남편분이 돈버는게 다가 아니란걸 언제쯤 깨달으실까요

    (z8cuYq)

  • 무지개솔로처 2017/10/18 16:44

    무뚝뚝해도 누군가 말을걸면 들어주고 대답정도는 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남편분께서는 무뚝뚝함을 넘어 무관심한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작성자님 너무 힘드시겠어요...대화자체를 거부하시는데 어떻게 풀어나갈수있을까요? 글을 읽으며 제가 다 답답해지네요

    (z8cuYq)

  • 켄느 2017/10/18 16:48

    제 남편도 경상도 사람인데요...경북 출신이에요.
    아버님은 진짜 말이 없고 대답도 잘안해서 어머님이랑 그문제로 늘싸우시더라구요.
    울신랑도 말은 많이 안하지만, 제가 뭐라 조잘조잘 떠들면 잘 들어줘요. 아들때메 힘든거 한탄하면 고생했다 고 말해주고요
    아파죽겠다 하면 말안해도 죽 사오고요 (끓여달랬는데 사온건 안비밀...)
    너무 말하는걸 지쳐한다면 시간을 딱 정해서 내말을 잘 들어달라고 해보세요. 그시간은 폰 티비 금지. 나한테만 집중해달라고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z8cuYq)

  • JohnGandy 2017/10/18 17:17

    어차피 집에 와서도 개인플레이 하시니  일체 회식등을 안가는 행동들은
    가정적인게 아니라 개인주의적인거네요.
    다른 사람 사담이나 잡담은 듣기 싫을 수 있죠.
    그렇지만 사랑하는 내 아내의 이야기마저 듣기 싫다면...
    사랑의 방식이 차이 난다고 봐야하나, 부인을 포함한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봐야하나 참 그렇네요;;
    제가 경북 출신에 30년을 경북에서 살았는데 경상도 남자들도 케바케 사바사에요.
    수다 좋아하는 남자들도 있고 말은 없어도 잘 들어주는 남자들도 있고 다 사람나름이죠.
    경상도남자라서라는 건 너무 핑계꺼리도 안되는 말인거 같아요.
    그냥 글쓴님 남편이 부인까지 타인으로 생각하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지신거 같아요.
    개인주의자가 나쁘지 않아요. 개인의 성향이죠.
    지금 글쓴님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 문제일뿐인거 같아요...

    (z8cuYq)

  • 냐콩4 2017/10/18 19:49

    솔직히 글보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네 하고
    욕할뻔했는데 그렇게 개인플레이가 좋으면
    가정을 이루면 안됐죠.
    공동체의 끝판왕인데 ㅋㅋ
    자기 좋을대로 개인생활은 하고싶고 내킬때
    밥해주고 O스할 여자도 필요한거 아니냐고요.
    개인플레이 하고 싶으면 안 말릴테니 제발 처음부터
    다 바닥 보여주고 혼자 살았으면해요
    나중에 사기결혼 한 기분 들게하지말고

    (z8cuYq)

  • 푸시아핑크 2017/10/18 21:57

    개인주의 맞아요. 개인주의
    집안 일에도 정확한 분담이 있어요.
    저는 단 한번도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건 남편일이니까요.
    결혼 후 남편은 단한번도 요리를 해본적이 없어요.
    그건 제일이니까요.
    남편은 이런걸 사랑이라고해요.
    아무리 몸이 힘들고 피곤해도 쓰레기를 버려주는거.
    저는 대화를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하고요.
    서로 표현방식이 다른거겠죠.
    남편은 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기쁜일이
    제가 절약하지 않고 쓰고 싶을 때 썼으면 좋겠다고 해요.
    저는 연애 때 처음 만났던 날 떠올리며 대화하는게 가장 기쁜일이라고 생각하고요...

    (z8cuYq)

  • LikeChandler 2017/10/18 22:14

    진짜 답답하시겠네요 ㅜㅜ
    연애때도 대화가 안되는 사람이었나요?
    아님 결혼하고나서 바뀐건가요

    (z8cuYq)

  • 갸아악 2017/10/18 22:16


    이 짤방보고 우리집 남자 같아서 진짜 빵 터졌었는데ㅋㅋ
    사실 저도 하루종일 일하고 들어오면 아무말도 하기싫고 그냥 혼자 누워있고싶을때가 많아요 ㅎㅎ..
    전 굉장히 말을 많이히는 업무를 보는데
    퇴근해서 자기전까지 잠시 있는 개인시간을 오롯이 제시간으로 보내고싶은 마음이랄까
    그래도 전 미혼이고 ^^;; 남편분은 자녀도 있는데 아기가 아빠랑 정 안붙을까봐 걱정이네요
    저도 아버지랑 심리적 거리가 엄청 멀거든요 거의 남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
    돈만 벌어오는게 다가 아니라는걸 잘 모르더라구요

    (z8cuYq)

  • 신난당♪ 2017/10/18 22:20

    아빠 엄마 친척들 그리고 남편 모두 경상도인데요;
    다들 말 많아요;; 말도 잘 들어주고..지역 운운하는 저건 핑계죠ㄷㄷ

    (z8cuYq)

  • 문지기-마님 2017/10/18 22:25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건 확실히 아닌듯해요.
    울 신랑도 경상도 대구사람이지만 오히려 신랑이 감성포텐입니다.
    같이 동물농장보다가도 눈물 글썽하고..
    시엄니랑 신랑이랑 둘이 드라마볼때는 동네아줌만가싶고..ㅋㅋㅋ
    오히려 여자인 제가..왜저러는거지?@@싶을때가 많아요..
    여자한테 필요한건 따뜻한 말한마디와 적절한 맞장구인데..
    동네 친구를 만들어보세요..
    아기데리고 나가서 비슷한 개월수 엄마랑 친해져보시는건 어떨까요?

    (z8cuYq)

  • dollmarket 2017/10/18 22:56

    살아온 삶 자체가 그러하다면 소시오패스일 가능성도 있음.
    소시오패스라고 반드시 나쁜사람, 범죄자인건 아님. 선/악과는 별개로 그냥 감성 및 공감능력이 극도로 낮은게 소시오패스.
    (단, 소시오패스가 악해질 경우 일반인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잔인해짐.)
    "아내를 위해, 가족을 위해" 라는 말도 감성이 아닌 이성의 결과물.
    다시 말해, 아내와 가족을 사랑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가장은 그렇게 해야한다는 학습된 관념을 말하는 것.

    (z8cuYq)

  • cafemocca 2017/10/18 23:22

    무뚝뚝한 울아빠도 저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너무 심하네요.. 그렇게 해서 돈 많이 벌면 그게 가족들이 행복한 길이라 생각하나봐요.. 이미 그땐 속이 곪을 대로 곪아있을텐데 말이죠
    개인주의 심한 사람들은 가정 안이루고 혼자 살았으면 좋겠어여
    평생 함께 할 사람이 공감능력도 없고 질문 좀 안하면 안되냐고 이런 말 하면... 앞으로 살 길이 진짜 막막할 것 같네요..

    (z8cuYq)

  • gallow 2017/10/18 23:23

    남이 변하기를 바라면 욕심이세요
    남편은 본인이 필요로 하지않으면 변하지않을거에요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시면 소잉이나 도자기 이런걸 하시면서 친구를 만들어보시는것이 방법이라고 봅니다.

    (z8cuYq)

  • 삐애로 2017/10/18 23:24

    저희 아버지도 그럽니다..어머니가 이해하시는 타입이라서 갈등은 좀 그런데....이해못하는 아들입장에서...화보다는 측은함이 앞서네요..
    저렇게 사는것도 쉬운게 아닌데...ㄷㄷㄷㄷ

    (z8cuYq)

  • 붐업 2017/10/18 23:24

    나중에 애가 닮죠. 남편의 그 모습을..
    제가 첫 여자친구를 사겼을 때 그러더라고요. 마음을 닫고 산다고
    돌이켜보니 딱히 사람에 대한 불신이나 벽을 친 게 아니라
    부모님한테 표현하는 방법 자체를 못배워서 나는 뭐가 이상한지도 잘못된지도 모르고 있었음 ㅋ

    (z8cuYq)

  • 연몌 2017/10/18 23:33

    저 같으면 화병 걸려서 못살듯

    (z8cuYq)

  • 망고파이 2017/10/18 23:33

    단편적인 글만 봐선 잘 모르겠지만 남편분께서
    제 남자친구랑 상당히 비슷한 성향이시네요.
    두 분의 상황이나 직업도 저희 둘이랑 상당히 비슷하고.
    저희도 그 문제로 많이 싸웁니다.
    내심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아직은 극복이 아니라 인내 중이시네요.
    지역의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경상도 남자가 아니거든요.
    무뚝뚝의 문제라기보단 공감 능력, 개인주의적 성향의 문제가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말만 들어도 정말 힘드실 것 같아서... 어떻게 위로를 하고 응원을 해야 할 지 참 어렵네요. ㅜ

    (z8cuYq)

  • 오랜날오랜밤 2017/10/18 23:37

    그럴때에요 어린 아가들 키울땐 집에만 있어서그런가 남편만 기다리고 의지하고 실망하고 그럴때임
    아가가 좀크고 얼집 다니고 그러면 신랑보다 애친구 엄마들이랑 있는게 더재밌어지고 신랑한테 의지하는것도 점차 나아집니다.힘내세요

    (z8cuYq)

  • 고기를내놔라 2017/10/18 23:38

    참..남의 말들어주는걸 못하는게 한국사람인것같습니다.
    술이라도 약간하면 저녁먹을때마다 반주하면서.
    이야기하면 잘하시는분도 있으시던데..
    사람 성격 참 고치기 쉽지않죠..

    (z8cuYq)

  • lunadrian 2017/10/18 23:39

    사람은 하루에 말해야하는 총량이 있대요... 원래도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많은데 남편은 그 얼마안되는 양을 다 직장에서 쓰고와서 한마디도 더하기 싫은데 집에서 애기만 보시는 글쓴님은 한마디도 못하고 집에서 모으고 모았던거 푸시니까 그게 안맞는거 아닐까요ㅠㅠ 글쓴님도 애기말고 대화할수있는 사람이 필요할것같네요...ㅠ

    (z8cuYq)

  • 순둡순둡 2017/10/18 23:42

    비슷한 상황 겪어봐서 댓글 씁니다.
    아직 초보육아중이지만 작성자님보다는 일년은 지났네요
    애가 태어나면 남자들은 책임감이 더해져
    경제적 부담감을 더 느끼죠..
    남편의 힘듦을 모르지는 않지만
    하루 온종일 독박육아만 하는 아내는
    남편만 기다리게 되요..
    이게 한심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정말
    아직 어린개월의 아이를 육아할수록
    외출쉽지않죠 대화상대없죠 하루중 딱히 별일없이 애만보다보니 대화의 거리도 없습니다..
    그렇게 그냥 사람과의 대화가 하고싶어
    기다리던 남편오면 하는 대화는
    오늘 아이의 하루 일과죠..
    대화라고 보기도 어려운게
    남편은 딱히 대꾸없고 혼자 쏟아내는 정도 되겠네요
    어쩌다 친구들 만나는 날에는 열심히 수다 떱니다
    친구들이 너 원래이렇게 말이 많았녜요..
    암튼 제얘기였고 결론은
    남편에게 솔직히 털어놓으세요
    저는 정말 진지하게 할말있다고 하고
    나 이런식으로는 못산다.결혼을 왜하고 애를 왜낳냐
    행복하기위해서 아니냐
    당신은 돈버는게 중요하게 느껴질테고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
    아내(나)먼저 돌봐라. 내가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한데 나 이러저러한것들로 힘들다. 행복하지않다.
    이런상태로는 육아도 어떻게 계속할수있을지 모르겠고 변화가 필요할것 같다. 구요..
    저희남편도 또래엄마친구를 사귀어라
    (제주변에 애엄마인 친구가 없고 남편따라 먼동네와서
    동네친구도 없어요)
    친구들이랑 전화로 수다떨어라는둥 의 얘길했지만
    나아가 아이하고도 연결된일이고
    아이 아빠잖아요. 남편이고 가족이고..
    힘들어도 남편분이 노력해야한다고 봅니다..
    제남편이라고 뭐 딱히 리액션이 크다던지
    제가 묻기전에 하루중 있던일을 얘기한다던지
    하진않아요
    그래도 저렇게 얘기하고나서
    제가 말할때 그냥 들어라도 주고
    오늘 무슨일있었냐하면 대답은 잘해줍니다.
    대화 많이 하시길바래요..
    부부간의 문제해결은 대화라고 생각해요
    그거 대답좀 안한것이
    나에게는 얼마만큼 어떠하게 힘든일인지
    잘얘기해주세요..
    한번에 되지않더라도 포기하지말고 계속 시도해보시구요..
    공감하는 내용이라 길게썼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z8cuYq)

  • 이더쿠 2017/10/18 23:50

    아가재우고 저도 자려는데 이 글을 보니 댓글안달곤 못자겠네요ㅜㅜ
    저희아가도 곧 4개월이 되어가요. 저 원래 집에서 말 잘 안하는 이과 여자에요. 그런데 하루종일 아가랑 둘만 있으니 소통없는 일방적인 대화(사실 대화가 아니죠), 그것도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고 일부러 열심히 상냥하게 하는 말만 주구장창 하게 되네요. 나중엔 제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아무말대잔치를 하고 있더라구요. 아가한테 소리 자극을 주어야한다고 해서..
    그렇게 말을 하다가 남편이 들어와서 내 말에 대답을 하고 반응을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아가한테 말을 할때는 내 말에 대한 반응이 없으니 힘들때가 있어요. 아기낳기 전에 이런 걸로 힘들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저희 남편도 처음엔 제가 계속 조잘조잘 오늘 아가랑 있었던 일 이야기하니까(글쓴님이랑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함ㅋㅋㅋ신기신기) 당황하면서 나중엔 건성으로 대답하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얼마나 서운하고 슬프고 비참하던지.... 사람답게 대화좀 하고 싶은데 아가랑 둘만 있을 땐 누구랑 맘껏 전화하기도 어렵고, 아가가 어려서 어디 나가기도 힘들고, 전 결혼하면서 멀리 와서 주변에 친구도 없거든요. 평소 말이 없는 사람인데도 정말정말 힘들더라구요. 누가 내 이야기좀 듣고 반응해줘!!!! 하고 소리치고 싶었어요.ㅜㅜ
    글쓴님 사연에 공감합니다. 글쓴님이 유난스러운(?)게 아니에요. 말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에요. 최소한의 사회작용이 필요한거에요. 남편분께서 정서적인 안정을 주셨으면 하네요ㅜㅠ

    (z8cuYq)

  • sphinx23 2017/10/18 23:57

    절대 안변해요. 아마 가정환경이 그랬을거에요. 완전 성격을 바꾼다건대 못 변해요. 그냥 내가 포기하고 내 마음 다스리는게 편해요. 자꾸 바꾸려고하면 감정만 상해요. 그 사람도 내가 마음이 안드는 부분이 있겠지 하면서 포기하는게 나은거 같아요.

    (z8cuYq)

  • 캔맥에숏다리 2017/10/18 23:57

    아.. 누가 망치로 제 머리를 때리는 느낌이에요..
    다른 이야기지만 제 어머니는 가정주부세요. 저랑 동생은 출가를 했고 아버지는 회사생활하시고.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은 전부 밖에서 사람들 만나며 지쳐서 집에 들어오면 어머니가 계속 말을 거세요.
    오늘 고양이가 어쨌다. 오늘은 뭘했다. 엄마를 제외한 가족들은 너무 피곤해서 아무말도 하고싶지않아요.
    그러다 어머니는 시무룩해져서 그냥 가만히 계셨는데..
    작성자님 글을 보고 눈물이 왈칵났어요. 깊은 이야기는 없으셔서.. 왠지 어머니마음을 작성자님이 풀어주신 느낌이에요..여태 몰랐는데....진짜 몰랐는데..아 ...
    외로움이 보여서... 작성자님.. 다른 의미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힘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횡설수설 죄송합니다....

    (z8cuYq)

  • 로즈폼폼 2017/10/19 00:00

    저도 여자치곤 말이 없는 편인데도 아기 보다보면 대화의 총량이 모자라서 남편 오면 다다다 얘기해요. 그래도 여자들의 수다가 고파서 한두달에 한번씩은 꼭 친정에 가서 폭풍수다 떨고 와요.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동네 애엄마들 놀이터에서 만나서 조금 얘기하구요.
    친구 나가서 만나기 힘들면 전화라도 해요. 아무리 잘 들어주는 남편도 남자다 보니 한계가 있어요.
    남편분 좀 심하겨 과묵하신거 같은데 힘내세요ㅠㅠ 아이 커서 말 조리있게 하기 시작하면 님도 그 답답한기분 조금 덜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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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콩떡 2017/10/19 00:03

    궁금한게 연애할땐 어떤식으로 대화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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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보캡 2017/10/19 00:07

    딱히 어떻게... 말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토닥토닥 힘내요...
    당신은 누군가에겐 소중한 딸이고 , 소중한 엄마랍니다.
    힘들겠지만... 힘내요 ... ^^

    (z8cuYq)

  • 오늘이몇세기요 2017/10/19 00:16

    댓글읽다보니 남편분이 무관심하거나 사랑하지 않는다거나는 아닌것 같아요. 다만 정말 표현의 방식이 두분이 극단적으로 다르신듯 ㅜ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 라는 책 추천해요. 기독교 적인 말이 중간 중간 나오긴 하는데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대요 이 때에 어떻게 맞추면 좋을지 자신의 상담 경험으로 풀어낸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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