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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세요.

보통 사람들처럼, 두통이야? 약먹어
이런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엄마는 급성 뇌혈관질환으로 일터에서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실려가셔서 머리를 열어 수시간에 걸친 수술을 하셨었거든요. 이 병에 걸려서 병원에 온 사람중 둘 중 한명은 살아서 병원을 나오지 못한다고 해요. 지금은 거의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시지만 가끔씩, 머리가 아프다고 하세요. 수술하신 쪽이.. 그럴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엄마 거기 또 피나면 어떻게 해..? 잠자다가 그러면 어떡해..? 또 나 못알아보고 아파하고 그러면 난 어쩌지. 괜찮아지셨지만, 뇌경색이랑 후유증으로 치매나 중풍이 올 수 있다는 것도 두려워요. 예전만큼 기억이 또렷하지 못하고 자꾸 쉬운 일도 까먹는다는 걸 아는순간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퍼져요.
일년도 더 넘었지만 응급실에서 수술을 기다리던 그 수시간이 너무 끔찍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언니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난 엄마 보면 안울어야지. 울지 말고 엄마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웃으면서 얘기해줘야지 했었어요. 그리고 누워있는 엄마 봤는데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엄마 배 가르고 나온 못난 늦둥이 얼굴도 모르고 춥다, 춥다 하시는데 막 눈물이 흘러요. 꾹꾹 다짐하고 갔었는데도 막 눈물이 흘러요.
수술 끝나고 잘 되었다는 얘기 듣고,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간병인은 여러명 있을 수가 없어서 언니가 밤을 새고 전 집에 가서 엉망이 된 집안일들을 했어요. 밥도 하고.. 반찬도 하고..
냉장고에 엄마가 한 반찬이 그대로에요. 아침에 온 언니가 방에서 자고있고 낮 간병으로 아빤 병원에 가있는데 저 혼자 반찬 만들다가 부엌에서 주저앉아서 울었어요. 자기 전에, 잠들면서, 아니 그냥 그 당시에는 그냥 하루종일 울었어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그 너무 무섭고 끔찍했던 시간들이 너무너무 생생해서..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서 눈물이 나요. 너무..슬퍼요. 

댓글
  • aWZra 2017/10/13 04:04

    아무일 없을거예요.
    걱정마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작성자님 곁에 계실거예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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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Nrc 2017/10/13 04:27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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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Nrc 2017/10/13 04:31

    오늘은 일단 추우니 밖에 나갈 땐 옷 두껍게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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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탕웅탕 2017/10/13 19:09

    요즘 날씨가 너무 춥네요... 잘때 꼭 보일러 틀고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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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똥별똥 2017/10/13 19:26

    전 반대의 경우네요.
    어릴때 부터 항상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지요.
    워낙 오래 되다보니, 그런가보다 하고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뇌경색이 왔더랬죠.
    다행스럽게도 심하게 온건 아니었지만, 어머니 당신께서는 불편해 하셨습니다.
    불행중 다행인건, 평생을 괴롭히던 두통이 말끔히 사라졌다는거죠.
    차라리 몸이 약간 불편한게 낫지...머리 안아프니 살것같다는 말씀 들으니,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왜 진작 더 큰 병원으로 모시지 못했을까?
    원인불명이란 의사의 말에 나는 할만큼 했다고 나도모르게 생각하진 않았는지...
    그뒤로 한번 더 뇌경색이 와서 몸이 더 불편해 지시고 나서야, 이 못난놈은 마음의 짐을 덜어보려고 뒤늦게 좋은것 보여드리고, 맛있는것 사드리네요.
    작성자님도 너무 걱정마시고, 어머니와 시간 많이 보내세요.
    웃음이 보약이라지 않습니까?
    즐거운일 많이 만들어 드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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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GNlb 2017/10/13 19:27

    오늘같은 날씨는 멀쩡한 사람도 두통이 올 수 있습니다.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쪼그라드는데, 하물며 가느다른 뇌혈관은 오죽하겠어요. 그리고 혹시 감기기운이 있으셔서 그러시는지도 모르니 이마에 손 한 번 짚어보고 본인 이마에도 손 한 번 짚어봐요. 환자 돌봐야 할 사람이 아프면 그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없으니까요. 마음 강하게 먹어요. 오늘 약해진 건 순전히 갑작스런 추위 탓이에요. 추위 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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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Vra 2017/10/13 21:37

    저는 제가 뇌수술하고 엄마가보호자인데 가끔 머리아프다고할때마다 많이놀라세요 글쓴분이랑 같은마음이시겠죠...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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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이 2017/10/13 22:20

    아무 걱정마세요. 어머니 별 일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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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스쳐 2017/10/13 22:28

    힘내세요 가족분들 모두모두 힘 많이내시고
    건강해 지셔서 가족분들과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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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femocca 2017/10/13 22:31

    어머니께서 종양으로 수술하신 적이 있어서 남일같지 않네요.. 자주 머리가 아프시다 했지만 종양이 있을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하루는 너무 아파하셔서 불안한 마음에 당장 mri 찍자고 했는데 뇌종양이었어요
    많이 울고 일하다가도 눈물이 나고 밥먹다가도 울고..
    그냥 엄마가 아프신게 내탓같고.. 그렇더라구요
    그 후 바로 수술하시고 호전중이신대 이따금씩 머리 아프시다 하면 가슴이 철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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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싱꿍꺼떰 2017/10/13 22:36

    토닥토닥~
    밥잘챙겨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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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 2017/10/13 22:37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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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ksopp 2017/10/13 22:37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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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W1oZ 2017/10/13 22:55

    걱정하지마세요..다 잘될꺼에요..! 웃어야 복이온다듯이 좋은생각만해야 좋은일이 오지 않을까요?
    많이 걱정되고 두렵겠지만 긍정적인 생각만 하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요!
    아직 오지도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함으로만 채우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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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svim 2017/10/13 23:05

    안녕하세요 눈팅족이지만 이 글을 읽고 댓글을 답니다.
    우선 저희 어머니도 10년전 두통을 호소하시면서 병원에 갔다가 진통제만 받고 오셨는데 알고보니 뇌출혈이였어요. 그런데 정말 다행인게 피가 안에서 터졌지만 딱지가 생겨서 살 수 있었죠. 아침에 제일 먼저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밤 10시에 나오는 수술을 하신 후 예전같지 않은 기력으로 회복 중이였는데 수술을 했던 자리가 자꾸 이프다고 일년 뒤 호소를 하셔서 다시 병원을 급하게 가보니 수술을 했던 자리에 얼굴뼈?! 부분이 염증이 생겨서 그런거 였어요. 그래서  염증이 생긴 뼈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셔서 얼굴의 이마 한쪽이 뼈가 없는 상태로 계시다가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 다시 인공뼈를 넣는 수술을 하셨어요.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몇년 사이에 큰 수술을 세번씩이나 하시니 기력이 정말 없어지셨는데 어머니께서는 본인께서 죽다 살아난 인생이라고 어느 정도 기력이 생기신 후에는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며 사시려고 노력중이십다. 자식 입장에서는 항상 걱정이 되지만 어머니의 그런 긍정적인 모습도 참 보기 좋더라고요. 우선 작성자님께서도 어머니가 머리의 통증을 호소하시면 혹시 모르니 꼭 큰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세요. 저희 어머니도 정기검진을 받기는 했지만 그레도 사람일이 모르는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작성자님께서도 어머니의 새로운 인생을 정말 축복하시면서 어머니가 좀 더 기력이 있으실 때 많은 추억을 쌓으시길 합니다. 저도 어머니가 너무 아프셨기 때문에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 어머니와 둘이서 외국 여행도 다녀오고 그랬는데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에 몰래 많이 울었네요. 우리 모두 새로운 인생을 축복하고 앞으로 좋은 추억만 많이 쌓도록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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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넴이음슴 2017/10/13 23:07

    토닥토닥 이불 뜨숩게 덮고 엄마 꼭 안고 주무세요. 글쓰니 엄마 아픈거 다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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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블리 2017/10/13 23:26

    나이 더 들어서 남들 아플때 건강하실려고
    미리 아프신거에요 그러니까 울지말고 뚝!
    내일 아침에 뜨끈하고 맛난거 끓여서 다같이 행복을 먹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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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5pZ 2017/10/13 23:33

    울 엄마.. 일하다 쓰러져서 몇주를 머리 아프다 고생했는데 내 사는게 바빠 챙겨주지못하고 결국 응급실 실려가 엄마 괜찮다고 몸이 허해서 그런거라며 국밥 한그릇 먹고 집에가자는 마지막 말 듣고 큰 수술 2번이나 하고 아들에게 작별인사 한번 못하고 눈한번 못뜨고 그 좋아하던 아름다운 꽃님 보러 영영 가신 내 사랑하는 엄마.. 아들 요즘 많이 힘든데 기댈사람 하나 없고 많이 힘들다오.. 3년이나 지났는데 꿈에 한번 안오시고.. 엄마 걱정 아는데 아들이 엄마 너무 많이 보고프오.. 한번만 꿈에 와서 나 한번 안아줘요.. 작년 추석 올 구정 얼마전 추석에도 못찾아간 아들 너무 미워하지 말어.. 많이 힘이 부치네..아들 정말 사는게 많이 힘들어.. 머리아프다는 글에 갑자기 감정이 많이 실렸네요. 작성자님 힘내시고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과 축복이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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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옥자 2017/10/13 23:40

    저도 남동생이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가족들이 가볍게 넘겼다가 기형혈관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었고 그후 희망적인 부분도 보이지않고 기억도 조금씩 돌아오고 각종 섬망증세에.. 치료기간동안 얼마나 괴로웠는지..그런데 지금은 건강하게 운동도 잘하고 그럭저럭 잘 지냅니다.
    너무 괴롭고 힘드시겠지만 충분히 슬퍼하신 후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붙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긍정적인 쪽으로 방향두셨음 하고요..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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