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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포항 물회여행 후기

  

휴일. 

오늘같은 날씨면 가을 낙엽이 산책로를 수놓았을 팔공산에 갈까 했으나 창 밖은 잔뜩 흐리기만 하다. 그러다 문득 바다가 생각이 났다. 여태 못 먹어본 물회를 먹어볼까... 보배에 포항 물회집 추천해주십사 하고 글을 올려본다. 몇 분 뒤, 대충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르고는 오후가 시작될 무렵, 연휴가 끝난 조용한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출발 전, 연료게이지를 확인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와촌 휴게소에 들러



카페라떼 한잔에 졸음을 날려본다.



커피의 이뇨작용 덕분에 다시 휴게소에 들렀다. 하늘이 낮게 가라앉아 있다. 비는 오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도착했다.



우선 화장실을 다녀온 뒤, 아라광장을 지나 짠내음 가득한 먼 바다를 보며 피곤한 눈도 달래본다.



평일의 오후의 관광객은 거의 없다싶이 했다. 골목을 천천히 산책해보았다.



하시모토의 딸


내 어릴적 집에도 이렇게 돌려서 잠그곤 했었지... 주욱 밀어넣고 마지막에 시계방향으로..흡흡..



하시모토 안녕~



하시모토 딸램이 집 옆, 추억상회에서 3100원치 구입. 내 어린시절 좋아했던 것 위주로 골라 담고는, 차로 돌아와 출출함을 호박꿀맛을 먹었더니 손바닥이 진득진득... 이제 호미곶으로 출발.



어? 손톱이 자랐나?????????????



 아니네..


추억상회에서 산 주전부리를 좀 많이 먹었더니 입에서 단내가... 그래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암바사로 목을 축이고는...



떠나봅니다. 안녕~



안녕을 하려는 찰나에, 등대박물관을 발견. 일단 들어가봅니다. (아래 영혼 없는 박물관 전시사진은 얼른 내려도 좋습니다. 다만 전 박물관 구경을 너무 좋아하기에...1시간을 구경했...)



헙헙...













하 깜놀..ㅜㅜ(하필 모퉁이에 서 계셔서 정말 놀람ㅜㅜ)




여기까지 2층을 구경하고는...



어쩐지 길이 이상하더라니... 역순으로 구경한 나를 발견.


저기 저 계단이 누가봐도 시작점인데, 난 오른쪽 아래 해녀언니에 이끌려 거꾸로 구경을 하게 되었다는 풍문이...



시간이 이렇게나 흐르고...



차로 돌아와 종착지 물회가 있는 곳까지 한시간을 달려야 하니, 꾀돌이로 급한대로 당분 섭취를...



흥환간이 해수욕장



호미곶(등대박물관)에서 흥환간이해수욕장까지 그냥 다운힐수준.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리는 게 너무 좋았음.




휴 드디어 북구에 도착. 집에서 165킬로를 쏘다녔네. 해는 어둑어둑.



사위가 어스름에 깔리고 그 어둠을 네온싸인이 밝히기 시작한다. 나는 물회가 필요하다. 물회가...왼발오른발왼발...



여태 물회 한번 안 먹어본 촌놈인 나. 급한 김에 밥 넣고 사진 찍고 있으니,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총각 회 좀 묵다가 밥 비비무야지...'

아무렴 어떨까... 정말 맛이 있었다. 



 후식으로 단술까지... 땅콩을 하나씩 까먹으면서 난 가을운동회의 엄마와 아빠 생각이 났다.



물회가 배에서 꺼지기 전에 걷자 걷자..






4층


4층 열람실 밖







도서관 6층 옥상 너머로 포스코가 보인다. 

가끔 여행을 하면, 찾는 곳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시청, 나머지는 시립 도서관. 시청은 각 지역의 부표같은 역할이 되고, 도서관은 그냥 좋아하는 곳이다. 

나는 물회로 찬 배를 꺼줄 겸, 5층 일반열람실에 갔다. 창가 빼곡한 사람들은 제각기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 나는 그 사이를 지나 국내여행서적을 뒤적거려 보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포항은 죽도시장, 근대거리, 호미곶으로 소개되고 있다. 내가 오늘 갔거나, 혹은 기피했던 곳들...



도서관 옥상의 그곳이 아쉬울까 싶어, 송도해수욕장엘 왔다. 국민학교시절, 이곳에서 텐트치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철 지난 장비들과..


그 옆을 지나 산책로를 조금 걸어본다. 피곤하다.



두둥. 포스코.

이렇게 어이없이 여행기를 끝마친다. ㅋ




12시에 가출한 나는 정확히 12시간 뒤에 돌아왔다. 오는 길엔 휴게소에 들러 우동도 먹었다. 맛은... 흠... 

역시 롯데리아와 고속도로 휴게소는 뭐니해도 화장실이란 걸 오늘도 새삼 깨닫는다. 


오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좋았던 거 같다. 가만보면 포항을 내 의지로 밟은 게 오늘로 세 번째다. 처음은 학생 때 통근열차 타고, 두번 째 서른이 되던 해 아직도 도서관에 있던 친구를 불러내어 갔던 것. 그리고 오늘.


그때 두 번의 여행은 돌아오는 길이 참으로 즐겁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싱숭생숭하게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청승떠는 만큼 뒷끝이 개운하지 않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된 걸까.   




마치면서...


오늘, 아니 어제 낮에 보배에 글을 올렸고, 포항 맛집 댓글 주신 분께서 후기도 올려달라는 말씀에 평소 안하던 사진을 종일 찍으며 다니게 되었네요. 보고 찍고, 먹고 찍고, 싸고 찍고... 하다보니 오히려 여행 순간순간에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맛집 소개해주신 분들 고맙고, 허접하게나마 후기 남기고 이제 물러납니다. 









댓글
  • 똥깨네 2017/10/12 04:27

    이제는 포항하면 ⊙⊙
    츠키야마 아키히로가 떠오르는데
    괜히 그런게 아니였는듯
    포항의 민폐 쥐새끼

  • ch2709 2017/10/13 03:44

    재밌는 여행이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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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nightW 2017/10/13 03:46

    좋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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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랄리언트 2017/10/13 03:55

    혼자 조용히 여행하기 좋은 코스네요!
    서서히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때, 남들은 산으로 가는데
    반대로 가을바람맞으며 바다쪽으로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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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BT 2017/10/13 04:12

    좋은 여행기 잘 봤습니다. 사진 중간중간에 나름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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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깨네 2017/10/13 04:18

    이 코스대로 ⊙⊙
    피곤형 뒤를 밟아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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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해가스나타 2017/10/13 04:23

    와 사진 겁나 깔끔하네요 기종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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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깨네 2017/10/13 04:27

    이제는 포항하면 ⊙⊙
    츠키야마 아키히로가 떠오르는데
    괜히 그런게 아니였는듯
    포항의 민폐 쥐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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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냐0070 2017/10/13 09:30

    포항의 민폐는 아니죠.
    신앙으로 굳어진 동넨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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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gicman 2017/10/14 04:31

    포항물회 가셨나 보네요... 북부시장 부근
    가끔 가는곳인데 다른데보다 밑반찬은 별로 없어도
    회랑 매운탕은 괜찮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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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잠이많아요 2017/10/14 04:32

    이 맛에 가끔 새벽반을 기웃거리나 봅니다. 좋은 글은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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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회할짓을왜해 2017/10/14 04:40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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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진 2017/10/14 05:16

    타이밍을
    잘못 탔어!
    그래도 추천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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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mfkssk 2017/10/14 05:40

    혼자하는 여행이 주는 여유
    멋지게 즐기셨군요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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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라구8개 2017/10/14 05:45

    총각이 오줌보가 작네. 마이 먹는걸 보니
    통통한거로 짐작. 포항구경 잘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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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홍구리남푠 2017/10/14 07:40

    글쓴이가 카페인에 민감한듯 해요.
    저도 커피 마시고 운전하면 30분도 운전을 못해요. 오줌보가 터질것 같아서 ㅋㅋ
    고카페인 음료 한번 마셨다가 온몸에 식은땀과 멀미가 나고 손발이 벌벌 떨려서 하루를 그냥 날린적도 있네요.
    하여튼 글쓴이 덕분에 포항여행 잘 했네요. ^^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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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토깽이 2017/10/15 06:42

    인터넷 맛집을 가셨군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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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페셔날 2017/10/15 06:57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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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박나뿌라 2017/10/15 07:18

    덕분에 여행 잘 다녀왔네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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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펑키푸우 2017/10/15 07:22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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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까만김상사 2017/10/15 07:54

    소나타 수동??
    타는맛 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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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bemokcop 2017/10/15 08:05

    씨티즌 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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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식왕치킹 2017/10/15 08:10

    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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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따처럼 2017/10/15 08:17

    포항오면 연락주세요 45년 토박이만 아는 맛집 경치 있어요
    아 ..물론 쥐새끼 ㄱ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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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오아빠 2017/10/15 08:23

    맛집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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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친코 2017/10/15 09:46

    저도 대구라서 포항 자주 가는데 환?횟집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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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bos1 2017/10/16 08:17

    손톱 에 깜놀했습니다..ㅋㅋㅋ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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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류겐 2017/10/16 08:42

    물회라고 해서 기대 많이 했는데
    속초 물회 처럼 푸짐한거 기대했는데
    공기밥 때문에 안보이네요
    아쉽습니다
    속초에서는 물회에 소면인데
    여긴 소면에 공기밥도 있네요
    담에 포항함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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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두깍끼인형 2017/10/16 09:10

    포항물회가셨네 쥐새끼사진이 아직도 있을라나 그 집 그나마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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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지네 2017/10/16 09:44

    조수석 튜닝하고 갔으면 더 좋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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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싼타 2017/10/16 09:49

    내가 여행다녀온 느낌이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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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코펀치 2017/10/16 09:50

    물회는 회 좀 먹고 물 부어서 국물이랑 회좀 먹고 밥말아 드시는게 정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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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퓨얼이 2017/10/16 09:56

    막상 일본가옥거리 볼거 있나요?
    포항쪽가면 동해안 파도 구경하는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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