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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리점 이용에 대해서

평소 게시판 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 이런 글을 올리는 게 맞는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저처럼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분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짧게 작성해 봅니다.
작년 10월, 캐논 15-35 F4 IS 렌즈의 IS 유닛이 이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해서 어떻게 수리를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검색을 통해서 평판이 비교적 좋은 사설 수리점을 선택했습니다(어느 곳인지 상호는 적지 않겠습니다).
점검 의뢰를 했고 IS 유닛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수리를 진행했습니다. 견적은 25만원이 나왔고 현금으로 지불했습니다.
카메라에 마운트해 보니 이상 작동하던 IS가 정상적인 것을 보고 수리가 잘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주 쓰지 않는 렌즈라서 그대로 보관에 들어갔다가 올해 6월 처음 야외에서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촬영한 사진 좌측 전체의 해상력이 완전히 무너져있었거든요.
수리 후 처음 사용한터라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6월 17일, 사설 수리점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수리 날짜 확인 후 본인은 ‘IS 교체만 했고 그 수리가 해상력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라고 단언하시더군요. 그렇다면 해상력 저하 문제를 수리하려면 얼마 정도의 비용이 드냐고 하자, 30만원 또는 그 이상일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IS 수리에 이미 25만원의 비용을 들인 렌즈에 다시 30만원 전후의 수리비를 들여서 살릴 만한 가치가 있나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수리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않고 알았다고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자주 쓰지 않는 렌즈여서 다시 보관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9월에 렌즈를 사용할 일이 생겼습니다. 수리를 하거나, 비용이 많이 나올 경우 동일 화각의 다른 렌즈 구입을 결정해야 했죠. 갑자기 정식센터 생각이 나더군요. 서비스 기간이 지난 제품의 경우 정식 수입이라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선입견 때문에 처음부터 정식센터 이용을 피했는데, 일단 점검비용을 들이더라도 견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8월 20일, 용산 전자상가에 있는 캐논서비스에 의뢰했고 상담을 통해서 해상력 교정에 13만9000원이 예상되지만, 내부 렌즈의 교체가 필요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 정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라고 생각해서 수리를 부탁드렸고, 8월 29일 수리 완료, 8월 30일 오늘 렌즈를 수령해왔습니다.
해상력 저하의 원인은 놀라웠습니다.
‘내부 부품 하나가 없었다’라는 겁니다,
'COLLAR'라는 부품 하나가 없어져서 화면 좌측에 전반적인 해상력 저하가 발생했고, 다행히서비스센터에 여분의 부품이 있어서 그걸로 대체하고 해상력을 조정한 결과 정상으로 돌아온 거죠.
그렇다면, ‘콜라’라는 부품이 왜 없어졌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얼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렌즈 생산 과정에 누락되었다.
2. IS 수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
저는 2번이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품으로 구입한 렌즈로 수리 이력이 없고 그동안 해상력에 아무 문제 없이 써왔던 렌즈가 IS 수리를 마치고 나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렌즈를 살렸다고 만족하다가 다시 그 사설수리점 생각이 났습니다.
수리비 보상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고, 6월에 통화했을 때 우린 그렇게 허술하게 수리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게 기억이 나서,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통화를 했습니다.
결론은 6월과 똑같습니다. IS 수리 후 해상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도, 콜라가 사라져있었다는 것도 저와 캐논서비스 센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거죠. 자기는 믿지 않으면서 왜 캐논서비스의 말을 믿느냐는 겁니다. 그런데, 캐논서비스는 콜라라는 부품이 없어져 있었다고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부품에 대한 비용도 받지 않았고, 처음 안내한대로 해상력 교정에 대한 비용만을 청구했거든요.
본인은 절대 그렇게 작업하지 않는다. 실수할 리가 없다 라고만 말하는데 더 이상 대화가 되질 않습니다. 수리비를 보상하라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해도 말입니다. 본인은 ‘절대’ 잘못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수리 중 렌즈에 끼워서 맡긴 필터까지 분실했던 분이 말이지요.
통화를 마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결국 제 잘못이 맞습니다.
IS 수리 후 촬영 결과물을 확인했어야 하는 건데, IS 작동만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정식 센터에도 문의를 했었어야 합니다. 그저 워런티 기간이 지난 제품의 수리는 사설이 저렴하다고 믿은 저의 잘못이죠.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설이 정식센터보다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사설이 훨씬 더 비쌀 수 있고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사설에 맡기더라도 그 전에 센터와 상담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수리한 제품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도 작동 유무와 촬영을 통한 결과물 확인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서 없고 유쾌하지 않은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저와 같은 실수로 금적적 또는 정식적인 피해를 입는 분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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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허리우든 2024/08/30 16:16

    마지막으로 찾아간 센터에서 잘 수리되서 다행이지만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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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맨 2024/08/30 16:23

    말씀 감사합니다. 우여곡절이 있던 렌즈인만큼 오래 아껴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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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샤 2024/08/30 16:37

    그레서 정식 수리쎈터가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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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맨 2024/08/30 16:49

    카드 결제가 되고, 주차비도 지원해주니 여러모로 정식센터가 낫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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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ZZi]이찌 2024/08/30 16:41

    잘 수리되서 다행입니다.
    꼭 수리하시고 테스트 필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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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맨 2024/08/30 16:51

    맞습니다. 제가 안일하게 IS 작동만 확인한 게 문제의 원인이었습니다.
    꼼꼼하게 테스트를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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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1 2024/08/30 17:30

    엄청 스트레스 받으셨겠어요..정식센터가 비쌀거라는건 편견일 수도 있겠네요..그래도 잘 해결되신것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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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터헹복 2024/08/30 17:32

    이럴수도 있다니..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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