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이곳 게시판에 S1의 롤링셔터에 대한 문의글을 썼었는데요,
많은 분들의 상세한 자료를 아주 감사히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센서의 근본적 성능 한계는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구요.
다만 4k/UHD만 포기하면 롤링셔터가 큰 폭으로 제거되고, 여기에 필요시 APS-C 영역까지 적용하면 매우 매끄러운 기록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크롭을 하면 화각이 좁아지는데다 렌즈 주변부의 표현이 왕창 잘려나가기 때문에 로맨틱한 영상을 찍을 경우에는 매우 도움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을 때만 사용해야겠지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한 이유는 제가 작업하는 영상의 특성 때문입니다.
롤링셔터를 고민하게 되는 영상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근접해 따라가며 촬영하는 영상인데, 이 영상은 기본적으로 카메라 1대 원테이크로만 촬영되며 정해진 안무 없이 즉흥적으로 춤을 추는 무용수의 호흡을 아주 유기적으로 따라다녀야 하기 때문에 짐벌을 사용해서 촬영하는 것은 반응이 늦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사전 연습을 할 수도 없습니다) 짐벌을 아주 잘 다루면 가능하신 분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아무리 민첩한 짐벌이라도 핸드헬드만큼의 자유로움은 안되죠. 또한 자동초점도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이 영상은 눈에만 초점이 잘 맞으면 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즉흥적 흐름이나 메시지에 따라 초점을 천천히 또는 순간적으로 이동해 줄 필요가 있고, 일부러 빗겨나게 하거나 완전히 흐리거나 하는 선택이 순간순간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아무리 뛰어난 AF 프로그램이 탑재된 카메라도 이런 '비논리적'인 조작을 프로그래밍해 둘 수 없기에 AF를 쓰기가 어렵습니다. 영화 카메라가 여전히 수동인 이유와 같죠. 제가 가진 스킬도 전혀 완벽하진 않으나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핸드헬드의 흔들림, 그리고 초점 조작의 흔들림 등으로 인해 크고작은 롤링셔터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무용수의 빠른 움직임과 혼합되어 증폭됩니다. 근거리에서는 팔을 휘두르는 동작만도 굉장히 범위가 넓고 빠르죠.
언뜻 보기엔 카메라의 흔들림과 비슷한 것 같지만 많은 부분이 롤링셔터고 카메라의 IBIS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막기 어려운 것이죠. 또한 이 문제 때문에 움직임 기록이 매끄럽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파나소닉에는 아직 소니의 FX 시리즈와 같이 롤링셔터가 잘 억제된 기종이 없다보니, 여러가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4K를 포기하고 FHD로 찍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FX시리즈같이 시네마캠이거나 그에 가까운 형식으로 제작된 카메라가 아닌 일반적 사진+영상 겸용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기종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죠.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식, 스펙을 포기하고 느낌을 택한것이지요. 물론 FHD가 4K보다 저해상도이긴 하나 아직 못 볼 정도로 부족하지는 않고, 개인적으로 보기에 무용수의 움직임이라는 주제에서 선명하지만 자잘한 롤링셔터가 있는 영상보다 해상도는 덜 선명하지만 매끄러워서 또렷함은 더 나은 영상 중 어느 쪽이 나은가라고 묻는다면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영상의 품질에 해상도만 있는 건 아니니, 뭔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 희생에 가까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센서가 더 작은 마이크로포서드를 사용하면 이 부분을 덜 걱정해도 되겠지만, 풀프레임 렌즈, 특히 수동 렌즈 화각을 완벽하게 쓰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부분이 충분히 만족스럽기에 감내하는 중입니다.
파나소닉에서 좀더 좋은 후속 기종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https://cohabe.com/sisa/3864420
4K를 포기하면 영상 품질이 매우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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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영상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글로벌셔터가 아닌 이상은.;;;
4K 녹화기기가 처음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FHD가 그랬듯이 4K 60P영상 녹화기기가 금방 보급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FHD때처럼 문제없는 기기는 몇 안되는군요.
FHD때는 대부분의 기기에서 롤링셔터가 없었는데 지금은 롤링셔터 문제에, 발열문제에, 크롭문제에 등등등.
그나마 동적인 부분이 적다면 괜찮은 기기들이 소니의 FX30정도의 기기들인데요.
이조차 말씀하신 유스케이스를 커버하진 못하는 것 같구요.
말씀하신 상황에서 4K에 문제가 없으려면 FX3정도도 아슬아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는 사람은 모르지만 찍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롤링셔터가;;;)
완전 글로벌셔터 바디가 되어야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경제적인 조건이....쿨럭.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어서 대부분의 카메라가 글로벌셔터였으면 좋겠네요.
그렇지요 :) 시네마 카메라가 왜 필요한지,
그것들이 왜 비싼지에 대한 답이 이미 있는 것이지요.
지금 나온 장비들로 최대한 커버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 맞춰가며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보람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싼 센서를 사오면 롤링셔터 억제가 가능하지만 적자모델이 되겠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