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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어머니와 편하게 카톡 자주 해요

근데 전화는 영 편하지가 않아요
전화라는 특성이 한 번 시작되면 쭉 시간을 매달려있어야하는거라
친한 친구들과도 카톡하거나 직접 만나 이야기했으면 했지 전화는 안 해요
근데 어머님 전화는 거절할 수 없잖아요
아기 간신히 낮잠 재우고 드디어 나의 자유시간이다!!
첫 끼 먹어야지!
하고 도둑처럼 까치발 들고 살금살금 밥 퍼온 순간
어머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방금 전에 카톡으로 이제 애기 자서 밥 먹게요 ㅎㅎㅎ 라고 썼는디... (눈치가 빠른 분인데 이날은 넘 기쁘셔서 밥 얘기를 깜빡 하신 것 같아요)
밥과 어머님 사이에서 잠깐 갈등이 있었지만 받았어요
어머님은 말 잘통하는 며느리와의 대화가 재밌으셨고
전 밥이 식어가고 나름 소중한 자유시간이 사라져도
우리 어머님이 기쁘시다면... 우리 가정의 평화... 생각하며
즐거운 분위기로 통화했어요
30분간의 전화가 끝나자마자 아기가 깨서 앵~ 우네요
밥은 한숟갈도 뜨지 못한채 식었어요
그렇게 우는 애기 달래고 급하게 퍼먹은 식은 밥으로
철근을 씹어먹어도 안 체할 체질인 제가
약 3년만에 체해 이틀을 꼬박 고생했어요
전 어머님이 정말 좋아요
어머님도 절 좋아해주시고 잘해주시구요
하지만 전 전화는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싫다고 차마 말씀 드릴 수는 없어요
어머님이 기뻐하시고 이렇게 온 가족의 평화도 이어지고...
뭐 몇시간 후 엄마에게 전화왔을 땐
엄마! 난 아기 잘 때 같이 조용히 쉬는 게 낙이야 이럴땐 전화 싫어 카톡하자~ 라고 편하게 말했지요
두 분 다 소중하고 사랑하지만, 그런 차이...

댓글
  • 해피행복해피 2017/09/30 08:26

    하 전 자괴감이 들어요
    시어머니랑 통화할때랑 엄마랑 통화할때 다르거든요
    제 스스로 이중인격자 같아요
    그게 어쩔 수 없지만
    직장상사와의 통화와 울엄마랑 통화의 차이일까요?

    (20Tg1P)

  • 새벽★별 2017/09/30 08:42

    저희 딸이 애기일때 식사 중에 울면 시어머니는 뭐하냐 애기 밥줘라! 이러시는데 친정엄마는 벌떡 일어나서 애기 안고 달래시면서 분유 어떻게 타는거지? 괜찮아 얼른 밥먹어.이러시고.ㅋㅋㅋㅋ
    근데 가만보면 저희 시어머니도 시누이들 오면 그러신단 말예요.
    저희 엄마도 제 동생이 결혼한다면 며느리에게는 저랑 하는게 다르시겠죠.
    아기 깨니까~ 폰 무음으로 해두시고 가끔 전화오는걸 모르셔도 될거같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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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맛우유 2017/09/30 11:30

    전 일단 하고싶은말을 해요.
    어머니! 저 지금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급한일 아니시면 저 이거만 하고 전화드릴게요!
    이케요.
    그럼 응응 그래그래 하십니다.
    할말은 하고 살아야 내 속이 편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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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솔로Mon 2017/09/30 16:23

    난 그냥
    '저도 하고싶네요. 괜찮은 여자 있음 소개해주세요'
    라고 했더니
    아무 말씀 안하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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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silver 2017/09/30 16:49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면 안되나요?
    어머니한테만큼 편하게는 못하겠지만
    어머니 저 밥 금방 먹고 통화하면 안돼요? 넘넘 배고파요..  하면 배고파도 나랑 통화해야지 할 사람인가요?
    그럼 가정의 평화를 위해 계속 희생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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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녕 2017/09/30 17:54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카톡이 불편하시니까요 ^^; 말하는 속도를 문자가 따라갈 수가 없죠
    서로의 입장 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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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들어요 2017/10/01 00:05

    착한 며느리시네요^^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약간의 선의의 거짓말도 하고 할 말도 합시다!! 전 화장실 갈 타이밍이 왔는데 놓치면 큰 재앙이 닥친다고 말씀 드리고 전화도 끊거든요 ㅋㅋㅋ 저희 시엄니와 저는 화장실을 시원하게 못 사는 고통을 공감하는 처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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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nvgidrl 2017/10/01 10:12

    그러게요 제가 불편한 상황인 거 아시면 어머니두 바로 끊으셨을텐데...
    솔직하게 이야기도 하고 선의의 거짓말두 ㅎㅎ 적절히 하며 즐겁게 통화하는 게 좋겠어요
    생각해보면 부모님인데 굳이 어려워할 필요 없는데 말이에요
    마음 예쁜 어머님덕에 기분 좋은 대화도 마음도 나눌 수 있는 복 기쁘게 여기구 살아야겠어요
    조언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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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쭈ㅉ 2017/10/03 07:03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의 마인드를 배우고 싶네요
    어느 집단에서건 잘 지내실 것 같으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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