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길게 쓰려다가 나이 먹으니까 그 짓 못하겠고, 그냥 푸념이나 하고 떠나련다.
다음 합병 때 아이디 날아가긴 했는데, 햇수로도 12년이 넘었을거야. 어릴 때 인터넷 배우면서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놀았고 내 포지션도 설립자에서 유령 회원까지 다 해봤어.
난 솔직히 인터넷 커뮤니티가 꽃밭이던 시절부터 있어서 그런지 교류라는 본질적인 목적이 변하지 않는 이상 돈 버는게 최우선 과제인 기업과는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설립자였던 커뮤니티는 커지지 못하고 사라졌던 걸까, 기업의 잣대를 커뮤니티에 가져오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말야. 나도 어릴때였으니까 혈기나 낭만만 넘쳤던 거겠지. 그래도 난 생업 따로 구하고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남아있어. 요새야 워낙 개인주의니까 이런 정도는 거의 불가능해도, 난 이게 커뮤니티의 가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설립자 잇속 챙기다가 규모 줄어든 곳 말고, 소멸된 커뮤니티를 본 것 중에 손에 꼽는 기억이 엔젤하이로, 그러니까 구 나무위키야. 사업적인 재능(혹은 지식이던, 아무튼 간에 깜냥이 없었던) 대표랑 그 측근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욕심 부리다 (표면상으로는) 터졌으니까. 근데 루리웹은 지금까지 살아남았으니까 살아남았기에 현명할거라 생각했어. 아니면 적어도 그때의 커뮤니티를 만들던 초심은 남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이번 일의 결과가 이렇다면, 난 계산기만 두드리고 심장에 잔불조차 남지 않은 사람보다는 모험을 시작한 사람들을 따라가고 응원하련다. 어차피 독립하거나 당했다며? 그러면 이 곳에 들락날락해서 돈 쥐어줄 필요도 없지. 내 시간과 돈은 좀 더 좋은 사람들에게 사용되어야 해. 다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되면 다시 인사하자. 안녕.
건강해, 그리고 좋은 일들을 하며 지내자.
아디오스 아미고
하얀머리칼미소녀되고싶어
2024/06/21 04:40
아디오스 아미고
柚子
2024/06/21 04:41
건강해, 그리고 좋은 일들을 하며 지내자.
감자맛불알
2024/06/21 04:43
즐거웠고 앞으로도 행복하렴!
柚子
2024/06/21 04:45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토와👾🪶🐏
2024/06/21 04:43
잘 가라..
柚子
2024/06/21 04:46
어디선가는 다시 볼거야. 그러니까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히 대하자.
2동네백수
2024/06/21 04:44
앞으로는 좋은일만 있기를
柚子
2024/06/21 04:47
이것도 좋은 일이야.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건 언제든 좋은 일이야. 너에게도 기쁘고 행복한 일들이 자주 찾아가길.
카토야마 키코
2024/06/21 04:45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