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작년 초에 갑자기 쓰러졌는데
처음엔 그냥 최근에 너무 무리해서 그렇구나 했거든
그래서 일반병실에서 1주일만 입원해도 된댔음
나도 1주일만 입원하면 입학했던 대로 대학원 바로 가면 되겠다 생각함
근데 열이 안떨어지고
3일인가? 갑자기 점점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대 열은 39도까지 올라가버리고
막 나 지금 입학했으니까 바로 나갈게 엄마. 나 전역했던가?? 아 맞다 나 18군번이지?? 나 근데 지금 휴가나온거 아니었어? 나 졸업도 했다고??? 아니 엄마 나 지금 대학원 가야된다고 가야 공부할 수 있다니까??
그러다가 점점 상태가 악화되면서 말만 그러는게 아니라 행동이 이상해짐
내 손으로 링거 막 뜯어내고 병실 문 걷어차면서 못나가게 하니까 창문으로 뛰어내리려 그러고
그러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그대로 중환자실로 옮겨짐
거기서 한 1달? 의식 없는 상태로 누워있다가 깨어났는데 대략 1~2년 동안의 기억을 잃어버림
나 졸업했다고? 아니 나 전역했어?? 휴가 나온게 아니라? 올해가 2023이라고?
그리고 그 상태에서도 계속 횡설수설하다가 열이 점점 떨어지면서 정신을 차림
내 의식 있는 상태로 의사랑 얘기하니까 이게 뇌염이랑 뇌전증이 동시에 난거라고
아무튼 이렇게 병원에 있다가 퇴원해서 일단은 1년 휴학했는데
그 후로도 종종 발작하면서 쓰러짐
게임하다가 쓰러지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쓰러지고
아무튼 뇌전증이 더럽게 무서운거임
지금은 상태가 꽤 호전되서 정기적으로 병원 가면서, 대학원 복학해서 계속 공부하고
최근에 쓰러진게 12월? 그때쯤 쓰러진거였는데 아무튼...삶에 지장이 많음.
그래도 뇌전증 의사분들은 계속 일해주신다니 감사하네.
고기국수파게티
2024/06/14 11:30
와 데이터 삭제는 좀 무서운걸;
갓지기
2024/06/14 11:31
이게 얼마나 데이터 삭제가 되냐면
일단 지금이 몇년도인지 모르고
내가 왜 병원에 이렇게 누워있는지 모르고
전역했는지 모르고 졸업했는지를 모르고
내가 어디 학교 대학원갔는지를 모르고
여자친구랑 며칠 됐는지 모르고
하여튼 진짜 데이터삭제가 막 됐는데
이게 싹 없어진게 아니라 중간중간이 없어진 거 같은 그런 느낌이었음
회원번호쓰기싫어서변경함
2024/06/14 11:31
기억 안돌아옴...?
갓지기
2024/06/14 11:32
솔직히 말하면 그때 잊어버린 것들은 안돌아왔음.
주변에서 하나하나 얘기해줘서 기억한거였음.
심지어 내 롤 주챔이 뭐였는지도 기억을 못했음
노비양반
2024/06/14 11:33
이건 좀 너무 무서운거 아니냐고
갓지기
2024/06/14 11:34
이게 얼마나 잊어버렸냐면
내 롤 주챔 잊어버리고
여자친구랑 몇일된건지 기억 못하고
전역했는지 기억 안나고
졸업했는지 기억 안나고
대학원 학교 어디였는지 기억 안나고
우리 집 비밀번호 기억 안나고
갓지기
2024/06/14 11:34
나중에 핸드폰 카톡 내용이나
부모님 친구들 여자친구가 말해줘서 기억했음
잊어버린 것도 있는데 엄청 엉킴
노비양반
2024/06/14 11:32
원인이 뭐인?
갓지기
2024/06/14 11:32
세균성이라고 했는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음
다만 그때 하루에 알바 3개에 쉬는날에는 상하차 다니는 등 몸을 너무 혹사시킨게 원인인거 같더라
이웃집어르신
2024/06/14 11:34
기억 잃은건 진짜 무서울것 같다...
2년정도 까진 아닌데 내가보던 유튜버도 뇌수막염으로 쓰러졌다가 한달후에 다시 왔는데 두달정도 기억이 날아갔다더라
분명 같이 게임하고 채팅으로 이야기 했는데 내가 이걸했다고요? 하면서 기억못하고 유튜브 보고 기억하더라...
갓지기
2024/06/14 11:35
그때 내가 여자친구한테
...근데 우리가 어떻게 만났지?
이랬을때 펑펑울더라
나중에 카톡 내용 다시 읽고 이야기 듣다보니 천천히 기억낫음
악마곰
2024/06/14 11:44
내가 본 뇌전증은..
사무실에서 갑자기 쿵-소리랑 사람이 쓰러진거 그리고 바들바들떠는거야...
근데 그게 잘못넘어가면 사람 죽을 수 있겠다 싶드라.
진짜 본인한테 젤 맘고생 심한 병이겠드라.
갓지기
2024/06/14 11:46
이게 친구들이랑 피방에서 롤하다 훅 온 적이 있는데
내가 야 내가 용먹는다!! 외치고 쓰러졌는데
입으로는 계속 용...용...용...이러고 있었다고
악마곰
2024/06/14 11:48
그 친구 말로는 약 잘챙겨먹으면 괜찮다구 하더라..
도닥도닥..
갓지기
2024/06/14 11:49
지금 진짜 알람맞춰놓고 빡세게 먹고있음
올해는 용량이 줄어서 그나마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