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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광대님의 모텔과조선족 글을 읽고 생각난 귀신 경험담 입니다.

3년 전에 만났던 전 여친. 편의상 그냥 여친이라 하겠습니다.
 여친은 남들보다 귀신을 좀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귀신을 아무대서나 막 보고 그럴 수 있는게 아니라
일반인이 못 느끼는 기운을 좀 더 느끼고 가끔씩 보기도 하는 정도였습니다.
어렸을 적 여친의 이모가 무당이신데 이모의 사부무당이 여친을 보고는
"무당이 될 수 있는 그릇이 큰 아이네. 잡귀같은 건 얼씬도 못 하겠어. 그렇다고 무조건 신내림을 받을 필요도 없고. 좋은 그릇이네." 라고 했답니다.(사부무당이란 신내림을 받을 때 혼자서 받는게 아니라 사부급의 무당이 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사부무당의 말대로 신내림은 안 받았지만
그릇이 좋아서 좀 더 잘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폰으로 쓰는 글이라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주안에 꽤 오랫동안 단골로 다닌 모텔이 있다.
7층 높이에 시설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숙박했을 때
다음 날 대실이 없으면 계속 쉴 수 있어서 자주 갔다.
 1층은 로비고 2층부터 한층당 대략 열개 정도의 테마가
다른 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워낙 자주 가다보니 앵간한 테마는
다 들어가봤다.
그날이 9월 중순의 토요일 이었고 나와 여친은 헤어지기 싫어서 모텔로 들어갔다. 카운터에서 결제를 하고는 키를 받아 2층으로 갔다.
 복도 끝의 방이었는데 들어가보니 내가 처음 들어가보는 방이었다.
침대 머리맡에 창문이 있고 오른쪽엔
검정색 대리석같은 재질의 벽이어서 방 안쪽 실루엣들이 비춰졌다.
꽤 오래 단골이어서 키 받을 때마다 한번씩은 묵었던 방이었었는데
처음보는 방으로 와서 매우 신기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창가쪽에 자작나무 촛불(모텔에서 인공적으로 뿌리는 방향제 냄새가 싫어서 향초를 가지고 다녔습니다)을 켜고 컴퓨터를 켜서 영화 다운받을 준비를 했다.
 우리 커플은 영화 보는걸 매우 좋아했다. 여자친구는 영화제작사였고 나도 독서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영화를 보고 시나리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했다. 
특히 무서운 영화보는 걸 좋아했는데 대부분의 공포영화는 반전이 있어서, 얼마나 획기적인 반전을 가지고 있냐에 초점을 두고 봤다. 
우린 공통점이 많아서 잘 맞았는데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여자친구는 공포영화를 절대 안 무서워한다. 놀라는 장면에서 한번도 여친이 놀란 걸 본 적이 없다.
반면에 난 공포영화를 볼 때 살짝데친 쭈꾸미 처럼 쭈구러져서 방석을 껴안고 실눈으로 보는데, 무서운 장면이 나올때마다 잘 놀랜다.
찌질해보이지만 여자친구는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배를 잡고 웃는다. 솔직히 그 덕분에 더 자신있게 쭈구러져서 봤던 것 같다.
그 날도 모텔에서 공포영화나 다운받아 볼까 했는데, 이미 너무 많이 봐버려서 볼 만한 영화가 없었다. 난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볼까 하다가 문득 쌈무이의 귀.친.소가 떠올랐다.(쌈무이라는 아프리카tv bj가 붉은광대님의 이야기를 라디오 형식으로 들려주는 방송이다.)
같은 지역에 사는 나로선 귀.친.소를 매우 흥미롭게 들었었고, 문득 여친에게도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여보야, 내가 재밌는 거 틀어줄게. 들어봐봐
여친: 뭔데?
 나는 유투브에서 귀친소를 검색해 틀었고 여친은 잠깐 듣다가 시큰둥해 했다. 그러다 여친이 갑자기 동인천역 술집 화재사건편의 이야기에서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다.
여친 : 이거 우리 삼촌 얘기랑 비슷하네.
여친이 삼촌과 3살차이었는데 삼촌 친구도 그 때 화재사건으로 죽었었고 삼촌이 그 후에 자꾸 친구를 봐서 이모의 사부무당이 굿해줬던 이야기가 있는데, 글이 길어지니 패스하겠습니다.
아무튼 공감되는 이야기가 나와서일까? 그 후로 귀신의 목소리같은 거에 공감하더니 부적의 위치같은 걸 미리 예측하면서 집중해서 듣기시작했다.(귀신의 목소리라는 이상한 포인트에서 공감할 때부터 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시간 좀 넘게 이야기를 듣다 괜히 무서워져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는데 갑자기 촛불이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다.
창문도 전부 닫고. 에어컨도 켜지 않았는데 갑자기 일렁이는 촛불에 살짝 불안했지만 이내 신경을 껐다.
귀친소를 다 듣고 우린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 내가 침대 오른쪽. 검은대리석 벽쪽에서 잤고 여친이 왼쪽으 누웠다.
 
  쿵!
그 때 갑자기 타이어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난 깜짝 놀라며 "뭐야?뭐야?"를 연발했다. 여친은 태연하게 "스피커 소리야. 5.1채널 스피커라서 가끔 이럴 때 있어."라고 했다. 
난 안도하면서도 또 다시 소리날까봐 잽싸게 스피커 전원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나: 근데 아까 있잖아. 우리 귀.친.소 들었을 때, 갑자기 촛불이 일렁이더라. 에어컨도 안 키고, 창문도 닫아놨는데 어떻게 촛불이 그렇게 일렁이지?
여친:  창문틈새로 바람 불었거나 뭐 그랬겠지. 그런거 신경쓰지말구 어서 자자.
뭔가 찝찝하긴 했지만 피곤했던터라 잠드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얼마나 잤을까..중간에 잠이 깼다.
항상 딥수면을 해왔던 나에겐 이례적인 일이었다.
깬 이유는 팔이 너무 저렸기 때문. 난 일어서며 슬며시 여친에게 해준 팔베게를 빼려했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닫고는 여친을 불렀다.
나: "여보"
여친: "응"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잠기지 않았다. 마치 애초에 잠든 적 없던것처럼.
나: 여보 나 이상하다.  여보한테 팔베게 해준 팔은 오른팔인데 왼팔이 너무 저리고 차가워. 너무 저려서 움직이지도 않아.
여친: ....
나: ...?여보 자??
여친: ...가...돼...
나: 뭐라고?
그때 여자친구가 내 팔을 덥석 잡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여친: 나가야돼....
  -------------------------- 
핸드폰으로 쓰고 일하는 중이라 자꾸 흐름도 끊기고 그러네요
나머지는 집에 가서 컴퓨터로 쓰겠습니다. 

댓글
  • 릴라비 2017/09/07 19:02

    빨리 다음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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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마늘올리 2017/09/07 23:25

    흐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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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치 2017/09/07 23:26

    집에 언제 도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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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심믹스 2017/09/07 23:32

    하..어디서 결제하까요? 버튼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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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누워 2017/09/07 23:34

    어디쯤 오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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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콩콩이 2017/09/07 23:34

    .....................언제오시나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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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디어고깔 2017/09/08 00:26

    언제오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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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샤 2017/09/08 00:45

    사장은 어서 글쓴이를 퇴근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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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실화냐 2017/09/08 00:50

    야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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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찮은 2017/09/08 01:23

    헉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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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sebs 2017/09/08 01:26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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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느님♡ 2017/09/08 01:44

    글쓴이..귀신이 잡아간건가... 왜때문에 안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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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neyjar 2017/09/08 02: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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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칸치킨 2017/09/08 03:17

    설마... 아직도 거기서 못나오고 계신가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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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고미 2017/09/08 07:32

    언제오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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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수네 2017/09/08 08:33

    헐 아직도 집에못가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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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엠 2017/09/08 09:02

    메르엠님이 별풍선 백만개를 쏘았습니다
    2편기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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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뭐지이건 2017/09/08 09:02

    나가따리 야돼따 빨리 다음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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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칼* 2017/09/08 0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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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마음의풍금 2017/09/08 09:04

    호에에에에엑?!?!?! 여기서 끝나부려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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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레오마시쩌 2017/09/08 09:04

    바로 출근하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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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렙여우 2017/09/08 09:05

    저.. 혹시 집에 아직 도착 못하신건가요?ㅠㅠ 지금 아침인데..ㅠㅠ
    왜때문인가요.ㅠㅠ
    어지러워요.. 빨리 후속편..을...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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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카불라 2017/09/08 09:06

    원글은 어딨나요ㅠㅠ 못찾겠어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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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바라기a 2017/09/08 09:09

    다음글도 다음글인데 저 여친 삼촌네 사부무당 얘기도 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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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찹맛고추장 2017/09/08 09:19

    아니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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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이니 2017/09/08 09:20

    이런데서 끊기 있냐?!! 이거 실화냐?!!
    으어어어어어..ㅠㅠ
    영화를 좋아하신다더니 적절한 타이밍에 끊는 기술이 절묘하시군요...
    퇴근까지 어케 기다려!!! 점심시간엔 돌아와요!!!!
    아니...! 아침 커피타임도 있잖아요!! 작성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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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러덕후 2017/09/08 09:22

    헐,,,뒷이야기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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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기돌풍 2017/09/08 09:28

    똥 싸다 말고 뒤도 닦지않고 뛰어다니는 이 느낌....
    미치겠네요...
    어서 마무리를 해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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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4 2017/09/08 09:29

    11 덕후님 절박해옄ㅋㅋㅋㅋㅋ빨리 다음이야기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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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하른푸 2017/09/08 09:32

    절단신공 앙대앙대... ㅜ ㅜ
    결재창을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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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지나 2017/09/08 09:49

    유료 결제하면 다음편 열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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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ymei 2017/09/08 09:49

    귀신얘기무서워하는데 넘 궁금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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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초같은생명 2017/09/08 09:51

    아직도 그 모텔서 못나오셨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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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다미 2017/09/08 09:53

    2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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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불덮고자자 2017/09/08 09:53

    하~ 왜 벌써 봤을까
    결제창이 안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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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랑합니다 2017/09/08 09:58

    돌아오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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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의오징어 2017/09/08 10:07

    아.... 똥 끊기 선수다. 이미 타짜에게 당한 이상.... 결재버튼 어디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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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훈 2017/09/08 10:13

    어디요? 글이 하나밖에 없는데 설마 아직 귀가중이세요? 이러지마세요ㅠ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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