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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나쁜 사람이면 이혼하는게 아이를 위한 길이에요

돌아가신 저희 아빠는 죽어마땅한 새끼에요
제가 2살 되던 해부터 벌어다 자기가 대부분 쓰고 큰 돈 갖고 집 나가면 며칠을 외박하다 돈을 다 써야 거지꼴로 집에 들어왔어요
바람나서 집에 있는 돈 다 끌어다가 쓰고
자기도 빚지고 엄마 몰래 엄마 빚쟁이 만들고
아파트, 차 넘어가고
저랑 엄마랑 마지막으로 월세 얻을 돈 숨겨놓은 것까지 들고 사라져서 길바닥에 내농댕이쳐졌어요
근데 나중에 또 거지꼴로 사람들 사기쳐서 돈빌려 먹고살다 엄마한테 와서 돈달라하고 죽는 날까지 일 한 번 안하고 엄마가 버는걸로 먹고살았어요
근데 엄마는 아빠가 죽기 몇년 전에서야 이혼했어요
왜 나 어렸을때 이혼하지 않았냐 늘 얘기하면
그래도 네 아빠다,
그래도 가족을 때리는 남편도 있다는데 너희 아빠는 그것보단 낫지않냐,
이혼을 해줘야 하지,
늘 이런 답변이에요.
엄마도 아빠가 싫지만 그래도 애 아빠니까 참고 사셨대요. 바람 후 부부관계도 안했지만 오직 내 아빠여서 먹여살렸대요.
전 이런 아빠를 둔 게 너무 원망스러워 아직도 가끔 참기 힘든 화가 복받쳐 올라와요.
행복하게 살다가 갑자기 아빠 생각에 우울해지고
무엇보다 이런 남편과 끝까지 산 엄마에게 화가 나는데 예민하고 마음 여리고 스트레스 잘 받는 엄마에게 화냈다간 엄마 혈압으로 쓰러지실테니 화도 못내요.
암수술도 하셨거든요. 아파요. 화내면 엄마 죽으란 소리죠.
근데 마음 속의 분이 풀리지가 않아요.
제발 일찍 이혼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나도 이렇게 깊은 화가 쌓이지 않았을텐데...
오늘따라 마음이 답답해 미칠것같아 끄적여보네요...

댓글
  • tnvgidrl 2017/09/06 15:39

    아빠 욕하고 무플베오베라니 패륜도 이런 패륜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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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성적인비글 2017/09/06 15:44

    타인의 부모를 욕한다고 뭐 달라지겠어요.
    살아계신 어머니께 잘하시고 마음의 화 잘다스리세요.
    이미 죽고 없는 사람때문에 부글부글 내 인생 끓이기엔 세월이 너무 아깝잖아요.
    조금은 더 편안해 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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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ntaxN1 2017/09/06 15:49

    저랑 비슷하네요.
    문제는 울집 부모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ㅎㅎ;
    그래도 님은 한쪽만 그렇네요.
    저는 부모가 다 그런데..엄마는 골수 개독에 다단계 매니아. 아빠는 천상날건달. 나이 70에 아직도 쌈질하고 다녀요.
    제 나이 40에 처자식 있는 몸인데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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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虛雪 2017/09/06 15:54

    슬프죠. 비슷한 가정환경이라 어떨지 상상이 가요. 뭐라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네요. 그저... 스스로의 인생을 사랑하시란 말 밖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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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들풀 2017/09/06 15:55

    힘내세요. 저도 비슷한 경험 있어서 댓글을 쓰게 되네요.
    근데요 아무것도 모를 때 엄마가 이혼하셨으면 또 그것대로  원망스러울 수도 있어요.
    아빠가 그리워질 수도 있구요.
    그러니까... 위로해드리고 싶어서 댓글 시작했는데... 눈물이 나네요. ㅎㅎ
    저는 그냥 좋은 일만 생각하면서 살려고 노력해요. 그냥 지난 일 생각 안하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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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nsura 2017/09/06 15:56

    고단한 삶입니다...
    하지만 힘든 삶 가운데서도,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작성자님께 많이 불어닥치길 기원합니다-
    숲에 베인 향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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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Slump 2017/09/06 15:57

    본인의 이런 경험이 향후 자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게 마음 공부 열심히 하시고, 부디 좋은 분을 만나셔서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아직 제 마음 소양이 부족한 따름인지, 아버지같은 사람은 절대 되지 말아야지 라는 마음으로 사십 여 년을 살았지만 가끔씩 학교에서나 회사에서 하는 제 모습 속에 아버지가 있음을 느끼고 그때마다 후회하며, 그럴 때마다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후회를 계속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마음 통했던 몇 몇 후배들에게는 내가 조금 전에는 이래저래서 좀 심하게 했다고 사과하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술을 별로 안 좋아하는) 후배들과는 잘 풀지도 못했습니다.
    어머니를 보면서 저런 사람하고는 절대 같이 못 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만나고 있는 여자를 보면 어머니와 닮은 행동을 하는 여자더군요. 익숙한 것이 아무래도 거부감이 적었었나 봅니다. 오래 만난 친구도, 짧게 만난 친구도 어느샌가 아버지 닮은 내 행동때문에, 아니면 어머니를 닮은 그녀의 모습에 서로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누구보다 이기기 힘든 상대가 바로 자신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저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십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우같은 마누라나 토끼같은 자식이 없습니다. 결혼이 목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혼이 목적도 아닙니다. 그냥 비혼일 뿐이지요.
    부디 님께선 그런 트라우마를 극복하시고 좋은 분을 만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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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typarty 2017/09/06 15:58

    저상태에서는 그냥 엄마의 선택이었지 자식핑계는 아니라고 봐요..
    니아빠여서이면 이혼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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