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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미스터리한 태양계 천체 세드나와 제9행성.jpg

태양계에서 행성으로 정의된 천체는 8개, 


왜행성으로 정의된 천체는 아직까지 5개인데,


그 왜행성 5개는


세레스, 명왕성, 하우메아, 마케마케, 에리스 입니다.



우선 왜행성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자면


1. 태양을 도는 궤도를 갖는다.


2. 중력이 충분하여 구형에 가까운 모양을 가져야 한다.


3.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니다


4.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를 정리할 수준은 '아니다'.



입니다.


1, 2, 3 번의 경우 행성의 정의와 일치하나, 4번 때문에 행성과 왜행성이 나눠집니다.


예를 들어 지구는 지구 공전 궤도에 다른 천체가 없습니다.


지구의 중력이 그 궤도에서는 가장 크기 때문에 만약 공전궤도에 다른 천체가 있다면 충돌 후 흡수의 과정을 거쳐 더욱 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달의 기원으로 유명한 지구와 테이아의 충돌 가설 중 하나가 그 예 입니다)



그런데 소행성대의 세레스는 주변 소행성을 흡수할 충분한 중력이 없어서 왜행성이 되었고


명왕성도 같은 혹은 비슷한 카이퍼대 궤도를 돌고 있는 다른 소천체들을 흡수할만한 무게가 안 되기 때문에 왜행성으로 격하 되었습니다.


하우메아, 마케마케, 에리스도 같은 사정이고요.


(왜행성의 '왜'가 '키 작을 왜(矮)' 지만, 크기와 질량은 왜행성 분류의 기준이 아닙니다. 수성이나 명왕성보다 작더라도 주변 궤도에 혼자 있으면 됩니다)



세레스, 명왕성, 하우메아, 마케마케, 에리스 모두 태양과 그 거리가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성질의 왜행성입니다.



그런데 왜행성들과는 특별히 다른 정말 특이한 천체가 하나 있는데 그 천체가 '90377 세드나(SEDNA)' 입니다.


(실제 사진.... 음..)


(상상도. 세드나는 상당히 붉은 빛이 도는 천체입니다)


세드나는 일단 태양을 도는 궤도부터가 정말 특이합니다.

(보라색이 명왕성의 궤도입니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엄청난 이심률(0.85491, 1에 가까울 수록 원을 벗어난 타원궤도)을 보여주고 있어서


근일점(태양에서 가장 가까울 때)이 약 76 AU, 원일점(태양에서 가장 멀 때) 975~~!! AU 입니다.


보통 해왕성 궤도가 30 AU 정도이니 멀어질 때는 해왕성의 3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멀어집니다.



다른 왜행성들의 이심률을 살펴보면


세레스(0.079)

명왕성(0.248)

에리스(0.44)

하우메아(0.19)

마케마케(0.15)


정도이니 세드나가 얼마나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도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공전주기도 무려 1만 1천년이 넘습니다.
(사족으로 태양계 천체 중 가장 원형에 가까운 궤도를 도는 행성은 금성:0.0067 입니다)


그런데 세드나가 저렇게 큰 타원궤도를 돌든 말든


행성 정의인 1, 2, 3 번은 부합하고, 저렇게 찌그러진 궤도로 인해 4번도 부합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세드나처럼 미친 궤도를 같이 도는 다른 천체들이 당시에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구역을 지구처럼 정리해버린 것이 아닌, 그냥 원래부터 그 궤도에서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이기 때문에 그 궤도의 왕입니다.


행성 정의에 따르면 명왕성의 위성 카론 크기에 불과한 세드나가 '수금지화목토천해' 에 이어 9번 째 행성이 될 수도 있다는 놀라운 아니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겁니다.



사실 이 천체의 발견자 '마이클 브라운(그 명왕성 킬러 맞습니다)' 조차 세드나가 새로운 행성으로 등록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세드나는 아직까지도 행성도 아니고 왜행성도 아닌 그런 어정쩡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관측으로 세드나와 일부 궤도가 꽤 겹치는 2012 VP113  이 발견되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도 몇 십개 이상의 세드나와 비슷한(그러나 크기는 더 작은) '세드나족' 천체가 있어야 한다고 나왔기 때문에


세드나의 행성 행은 거의 요원해 보이고 결국 왜행성이 될 거 같습니다.



다만 왜 세드나는 저런 변태스러운 궤도를 돌까요?


도대체 어떤 원인이 있어 세드나와 세드나족 천체들의 공전궤도가 저렇게 기울어진 걸까요?


여러가지 추측에 따르면


1. 태양계의 외부에서 왔다.

- 세드나 하나라면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세드나와 비슷한 궤도를 도는 세드나 족 천체 전부가 외부에서 태양의 중력에 잡혔다고 하기엔 너무 확률이 적습니다.


2. 태양계가 쌍성이고 그 쌍성 가설(네메시스 설)에 의해 변태적인 궤도를 갖게 되었다

- 태양계가 쌍성이면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 할 이유가 없으며, 적외선 관측 망원경으로도 네메시스 같은 건 보이지 않습니다.


3. 오르트 구름 천체(5000AU 이상)혹은 그냥 평범한 왜행성이 '무언가의' 영향으로 인해 끌려와서 이상한 궤도를 갖게 되었다.

-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



3번이 가장 설득력 있는데, 그렇다면 그 '무언가'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어떤 천체가 세드나를 저렇게 만들었을까요?

(사실 세드나 외에도 꽤 많은 해왕성 바깥 천체들이 같은 각도로 이상한 궤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세드나가 킹왕짱으로 이상하긴 합니다)


여기서 마이클 브라운은 '제 9행성'이라는 가설을 만들고 그 확률을 계산합니다.


세드나와 그 외 세드나 족 천체들을 저렇게 만드려면 적어도 지구 질량의 10배 정도 되는 행성이 세드나보다 좀 더 크고 먼 반대쪽 궤도에서 이심율이 크게 돌고 있어야 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서 제9 행성이 없다고 가정하면 저렇게 세드나와 같은 이상한 궤도를 그리는 해왕성 바깥천체가 있을 확률이 1/14,000 밖에 되지 않은데, 


실제로 그 확률을 뚫고 존재하니 제9행성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 9행성은 아마도 이러한 궤도를 돌고 있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중앙의 작은 원들이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궤도이니 얼마나 원거리에 있는 천체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9행성은 원일점 근처에 있다고 추측되며 그렇기에 관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마이클 브라운을 위시한 천문학자들이 최대한 제9행성 을 관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만약 발견된다면 


그 때는 제9행성(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이 새로운 제9행성 을 발견해 낸 아이러니한 상황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빛을 내지 않는 행성의 특성 상 발견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며


아직 그 존재조차 불분명한 천체이고 해왕성 바깥 천체들의 요상한 움직임을 잘 설명해 줄 최신 이론이 나온다면 어쩌면 사장될 제9행성 가설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너무 크게 기대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ㅎㅎ





댓글
  • 티거마스크 2017/09/01 11:38

    알면 알수록 신비한 우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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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퀘벡양키스 2017/09/01 11:41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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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V5 2017/09/01 11:4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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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윤RanomA탱율팁] 2017/09/01 11:44

    수성의 근일점이 자꾸 이동해서, 그거에 영향을 우리가 모르는 행성이 있을 거라고 계속 찾다가, 결국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새로운 행성이 없어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던 게 생각나네요. 물론 천왕성의 궤도를 설명하기 위해 추측했던 해왕성의 케이스도 있고요.
    어떻게 결론이 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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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1:48

    [식윤RanomA탱율팁]// 네 벌칸을 찾으려다 결국 못 찾고(뉴턴역학), 상대성이론으로 그 이유를 밝혔듯이 제9행성 말고도 다른 이유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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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파울프 2017/09/01 11:5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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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o파이oo 2017/09/01 12:55

    재밌는 글 잘봤습니다 추천 후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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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시 2017/09/01 13:05

    아~ 이런 거 완전 좋아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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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고왕 2017/09/01 13:12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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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라즈니 2017/09/01 13:28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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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qq 2017/09/01 15:35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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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도유배민 2017/09/01 15:39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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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21 2017/09/01 15:44

    저런 궤도라면 태양말고 다른 먼가의 영향으로 변곡되어지는거같은데
    과알못이라 ㅎㅎ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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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탄환 2017/09/01 15:47

    고맙습니다
    잘보고있습니다
    오늘도 독고다이 외롭게 뺑뺑이 치는 세드나
    니가 그렇게 세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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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6:19

    No.21// 네 그 용의자로 제9행성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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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넌 2017/09/01 16:19

    제목만 봐도 가슴이 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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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rren2020 2017/09/01 16:27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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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biest 2017/09/01 17:13

    만약 흑색왜성이 존재하고 오르트 구름 너머에 있다면 관측되기 힘들수도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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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lin 2017/09/01 17:13

    1AU는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입니다. 실제로 발견된다면 태양계는 더더욱 커지게되겠죠. 물론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로는 전체 질량만 같으면 된다이기 때문에 덩어리진 행성 들의 모음집인지. 하나의 행성인지 딱 2가지로 나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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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시챔프 2017/09/01 17:14

    정말 신비합니다.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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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댄정원 2017/09/01 17:17

    잘 보았습니다. 추천합니다. 그런데 공전주기와 궤도가 저렇게 길다면 태양궤도를 정말 돌고 있는 것인지는 확인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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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7:18

    네 그건 확실하다고 봐도 별 무리가 없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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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릉크릉 2017/09/01 18:09

    이심률이 0.9995 정도 되면 어떤 모양인가요? 선처럼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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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No.25 2017/09/01 18:36

    요즘 부쩍 자주 왜 이런 글을 감사합니다.
    스크랩하고 추천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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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8:39

    크릉크릉// 0.9995면 그래도 타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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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8:40

    BONo.25// 아 마누라나 친구에게 가끔 해주던 얘기를 한 번 써볼까 싶어서요. 저도 항상 감사드립니다. 요즘 소재 고갈로 슬슬 힘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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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No.25 2017/09/01 18:40

    Boobiest// 오르트구름 밖에 존재해도 우주 단위에선 쌍성계로 분류될 수 있겠네요.
    다만 태양처럼 젊은 항성과 저런 이심율의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중력을 가진 늙은 죽은 항성을 단순한 쌍성계로 짝지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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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No.25 2017/09/01 18:43

    코믹산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한 분 말씀처럼 오르트구름 밖 대질량의 늙어 죽어버린 흑색왜성이 있다면 지금 기술로는 중력관측으로 존재를 알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문외한이라 문득 든 의문을 댓글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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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베리 2017/09/01 18:52

    제카리아 시친의 수메르 점토판 해석이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제카리아 시친이 주장하기를 지구에 고대문명을 가져온 니비루성의 궤도가 저런식이고 태양계 공전주기가 몇천년이라고 주장했던것 같은데 제카리아 시친이 그런 주장을 한건 수십년전으로 알고 있는데 저 학설은 나온지 얼마나 됐는지 궁금하네요. 제카리아 시친이 만약 저 학설을 알고 그런 주장을 했다면 전혀 이상할게 없는데 만약 제카리아 시친의 주장이 먼저라면 좀 소름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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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1 18:56

    BONo.25// 아직 흑색왜성은 우주의 나이로 볼 때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적외선 망원경으로도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면 없다고 봐도 무방항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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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여도스 2017/09/01 19:37

    공전 주기 1만년 이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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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언대형 2017/09/01 19:37

    판타지아 오딧세이라는 작품에서는 제9행성을(작품발표당시는 명왕성이 있어서 10행성) 반중력행성이라고
    표현했었죠. 그래서 직접가지않는 이상 절대볼수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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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숭아 2017/09/01 21:20

    인간의 생이 참 짧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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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아래땅 2017/09/01 23:06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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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번뿐인삶 2017/09/01 23:38

    지구과학 배우고 있어 뭔뜻인지 다 이해가 되네요 ㅎㅎ 세레스 에리스 이정도말고도 왜행성이 더 많을줄 알았더니 5개뿐이라니.. 아무튼 좋은글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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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스원 2017/09/01 23:44

    세드나 외부를 붉은색으로 추정하는 이유가 빛의 파장으로 멀리서 오는 행성 겉부분을 대략 예측할 수 있는데 철분이 많다고 추정되다 보니 행성이 붉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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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상어 2017/09/02 00:09

    세드나같은 변태궤도는 어떻게 발견한건가요?
    공전주기가 저리 긴데 태양계를 돈다고 확신할수 있는거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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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이나본다 2017/09/02 02:11

    진짜 우주가 넓긴 넓네요
    태양을 공전하는 천체에대해서도
    아직도 모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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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gendBecks 2017/09/02 02:56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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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산스 2017/09/02 03:57

    부산상어// 발견 후 운동량을 통해 궤도 이심률을 계산 가능한데, 그게 1 이하면 태양을 돌게 됩니다. 1을 넘어서면 영원히 태양을 벗어나게 되고요. 1이 넘는 혜성도 꽤 있는데, 이건 태양을 벗어나 영원히 우주공간을 헤매게 됩니다.
    핼리혜성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궤도이심률이 0.9가 넘는데 아슬아슬하게 태양의 인력권에 붙잡혀 영원히 공전하게 됩니다. 물론 거의 없겠지만 외부 요인으로 충격을 받아 궤도이심률이 1을 넘어가면 영원히 안녕일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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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Elen 2017/09/02 07:27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과학 약하지만 나름 나사에서 소식을 받고 있는데 정말 우주의 신비는 끝도 없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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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카카오 2017/09/02 07:40

    우주글은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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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쇼차냥 2017/09/02 07:52

    정말 신비한 우주네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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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llryan 2017/09/02 09:19

    지구과학 별로 안조아했는데 우주는 잼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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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맨 2017/09/02 09:21

    냉화법사 세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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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류기 2017/09/02 09:5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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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tham 2017/09/02 10:05

    공전쥐기가 1만년이면 직접관찰한 궤도는 아주 짧은 구간인데 저정도의 추론이 가능하군요. 어마어마한 태양계의 크기네요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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