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포서드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1인치급이나 폰 카메라에 비하면 기술적으로 성능 차이가 압도적이고, 소형화와 성능, 가능성 사이에서 밸런스가 오히려 1.5크롭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1.5크롭은 의외로 풀프레임보다 크기가 의미있게 작지 않을 뿐더러, 더더욱 중요한 것이 그 폼팩터가 주력인 후지필름 정도가 아니면 풀프레임 제조사들은 그냥 입문용 정도로만 생각하고 파는 물건이라 성능적으로나 렌즈 라인업 등을 보면 중요한 부분 빠져있고 솔직히 가성비도 썩 좋다고 하기 어렵죠.
요즘 나오는 신형 마이크로포서드들은 대부분 풀프레임 장비 형태로 전문가의 본격적 작업을 위한 완전한 틈새용 보조 장비의 성격이 강하고, 광학계의 크기만 제외하면 시스템의 물리적 폼팩터도 유사하고, 오히려 가격도 더 비싼 쪽입니다, 수요가 적고 제조 원가는 거의 차이가 안 난다고 하니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솔직히 그와 같이 되면 일부러 마이크로포서드를 사서 써야 하는 이유가 굉장히 희박해지는 것이죠.
물론 기존 렌즈 자원을 최신 장비에 활용할 수 있고, 소니의 초창기 1.5크롭 렌즈들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마포 렌즈들이 지금 서로 평가가 어떤지를 생각해보면, 마포는 오래된 기존 렌즈들도 워낙 좋은데다 소형화가 잘되어있어 충분한 가치가 있죠. 그런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F1.4~1.8 사이의 단렌즈들에서는 이런 관점이 해당이 되지만 다른 고급 렌즈들, 특히 줌렌즈들에서는 그다지 해당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포서드를 좀 사용해본 사람들, 잘 쓰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이야기지만 F2.8 고정 줌은 풀프레임에서도 마포에서도 최상급이지만 마포의 F2.8은 풀프레임의 그것과는 체감 사용 감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마포가 고화질을 내는 스윗스팟은 확실히 풀프레임보다 좁아서 빛이 조금만 약해져도 의외로 F2.8 도 힘겨울때가 많죠. 풀프레임에서도 F4가 넘는 줌렌즈는 사용에 제한이 많은데 하물며 마포에서는 F4 이상의 렌즈는 셔터를 느리게 해도 되는 동영상용이나 빛이 완전히 충분한 상황이 아니면 프로급으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파나소닉에서 F1.7짜리 고정 줌 렌즈를 만들어 놓은거죠. 근데 이렇게 하니 이제 오히려 너무 커져서 핸들링의 이점이 사라지도 값까지 비싸지게 됐죠. 물론 여전히 렌즈의 경우 사실상 유사한 급의 풀프레임 렌즈보다는 싸지만, 문제는 풀프레임도 샀는데 그 렌즈도 추가로 사야 한다는 거죠.
저는 마이크로포서드를 굉장히 애용하는 사용자아고, 대체 불가능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래전부터 마포는 마포답게 써야 빛을 발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풀프레임 기종의 물리적 성능이 필요한 영역에서, 풀프레임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 사용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 마포 기종을 풀프레임과 동등 수준으로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비용 손실이 클 뿐만 아니라 단점만이 지나치게 부각되어서 실망만 하게 된다는거죠. 그러나 마포의 성능이 잘 발휘되는 스윗스팟 내에서만 사용가능하다면 의외로 버금가는 성능이나 특성의 이점을 얻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성 등 마포의 특징을 얻고 성능이나 결과물 품질을 일부 포기하면 또 다른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1인치나 폰카메라와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데 핸들링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장점만 보이는 시스템이 바로 마포죠. 그래서 저는 F1.2급 단렌즈나 F4이상의 줌렌즈, (특히 초광각과 망원렌즈들)들은 사실상 사용을 포기했고 해당 용도의 표현성능이 필요하다면 굳이 마포 카메라를 쓰지않고 있습니다. 가장 비싼 돈을 주고 - 그것도 풀프레임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해서 - 사더라도 여전히 풀프레임과 비교해 표현력이나 가성비에서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바로 이것이 바로 마포 카메라 시스템을 네거티브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함정이 됩니다. 사실 모든 장비를 다 통일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죠. 마이크로포서드가 취약한 영역에선 그냥 풀프레임을 쓰면 다 해결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형 마포 시스템의 가격이 풀프레임과 차이가 충분히 좁혀지고 있다보니, 물리적 사이즈가 비슷하고, 두 가지 시스템을 병행해야 한다는 핸디캡까지 감안하면 과연 최신의 고급, 고성능 마포 카메라들이 동영상이 아닌 스틸사진에서 과연 장점이 있기는 한가 하는 회의감이 들면서, 동시에 현재 양사에서 모두 명맥이 끊긴지 오래인 소형 기종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지네요. 이 기종들이야말로 장점이 최대화되는 상황이 많으니 말입니다.
https://cohabe.com/sisa/340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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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니콘동에서부터 기고(?) 하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진짜 뜬금포인데, 무슨 일 하시나요?
글을 엔지니어 처럼 굉장히 이해되게 잘 쓰셔서..
저는 전업 포토그래퍼입니다.
주변 프로 포토그래퍼분들이 장비에 빠삭하고 기술적인 내용을 제대로 관심있게 보시는 분 거의 못 봤는데.. 대단하십니다^^
블로그 글도 가끔씩 들러 잘 보고 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제가 이공계 전공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이런거 잘 알아봤자 솔직히 소용없고 사진을 잘 찍어야되는데...
마포 뿐만이 아니고 작은카메라가 시장에서 갖는 메리트가 그닥 없어서 큰 투자를 안하죠.
a7c 1세대가 나올때만 해도 폰카가 고만고만했는데 요즘은 워낙 발전해서 사진용으로 쓰는 작은 카메라의 수요가 적으니까요.
확실히 한창때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아서 대량생산하기 위한 상품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죠.
근데 아무리 폰카가 잘 나와도 슬슬 피로감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폰카메라는 지금까지 잘 발전했으나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지나치게 대중화되면서 좀더 차별화를 위한 도약이 슬슬 필요해진 시점인데 그렇게 하기에는 폰이라는 물리적 폼팩터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큰 제약이죠. 몇 년 후에는 조금 달라질 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