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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裸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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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 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 신경림, 나목 [裸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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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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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lowerbird 2023/12/28 08:37

    시와 사진의 어울림이 참 좋습니다!

    (fGmYqC)

  • Offroader 2023/12/28 09:24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fGmYqC)

  • 연필⅔ 2023/12/28 08:50

    드디어? 떨어졌습니다. ㅡ.,ㅡa
    이틀만 더 버텼음 24년 보고 갔을텐데... 아까비~~

    (fGmYqC)

  • Offroader 2023/12/28 09:23

    이런 불행한 일이 ............ 아흑'

    (fGmYqC)

(fGmYq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