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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mf 55mm f1.2 기름칠

안녕하세요
오늘도 사진은 찍지 않고 카메라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여름에 봐뒀던, 파인더가 살짝 찌그러지고 기스도 있으며, 와인딩은 버걱거리고, 렌즈 헬리코이드도 뻑뻑했던 F2AS 를 고민끝에 들고 왔습니다. 사실 55mm f1.2 가 탐나서 봤던 매물인데, 다른 부분 상태가 별로라 파토났던 것을 다시 연락해서 적당히 합리적으로 생각되는 가격에 거래를 했네요.
파인더의 덴트는 적당히 폈는데, 바디는 셔터와 관련된 부분은 제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 수리를 부탁하고 어제 다시 손에 넣었습니다.
먼저 별로 상관없는 셔터속도는, 제가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하여 프레임단위로 촬영해보니 살짝 늘어지던 것이 살짝 부족한 정도로 (기존에 갖고있던 F2a와 비슷하게) 맞춰서 왔더군요.
1s -> 0.85s
1/2s -> 0.48s
1/4s -> 0.23s
하지만 셔터음의 '팅~'소리는 그대로인 것이 미러박스는 분해하지 않고 셔터와 와인딩 관련만 점검하고 윤활하신 듯 보입니다.
DP-12 파인더 노출계도 장비를 이용해서 조정한 상태로 왔습니다. 제 F3와 비교해보니 노출이 일치해서 흐믓합니다.
다만, 렌즈에 대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실패로 헬리코이드는 수리에서 빠지고 렌즈 크리닝만 해서 왔길래... (어쩐지 수리비가 싸다 했습니다) 저녁나절 고민해보고 다시 드라이버를 손에 잡았습니다.
1차 작업에서는 헬리코이드 완전 분해 없이 적당히 찌꺼기만 녹여내려고 알코올을 붓고 씻어내고를 반복했는데 만족할만한 결과를 낼 수 없었네요. 그리스가 마른 것처럼 '사각' 하는 느낌을 없앨 수 없엇습니다.
아래는 아침에 다시 결심하고 헬리코이드를 들어낸 2차 작업입니다.
얼추 분해하니 다른 렌즈보다 부품이 조금 많네요. 그래도 아주 많진 않습니다.
참 이번에도 제 능력 밖인 광학계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IMG_5843.jpeg
특히 조리개링의 볼베어링은 감동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문제도 없지만 제 능력 밖이라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한참 만져보니 이 부분을 만지지 않아도 헬리코이드 접근에는 문제 없더군요.
IMG_5844.jpeg
지저분한 헬리코이드. 이게 사실 1차에서 주사기로 무수알콜 흘리고, 헬리코이드 돌리고, 아래서 닦아내고를 반복한 다음 아주 연하게 그리스를 추가 도포한 상태입니다.
IMG_5845.jpeg
분해 후 칫솔과 무수알콜로 열심히 닦아주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꽤 만족스럽네요.
IMG_5846.jpeg
조립 전 마킹 확인. 무한대 위치에 딱 맞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칫솔로 그리스를 가능한 얇게 발라주고, 면봉과 크리닝 티슈로 다시 닦아주기를 반복하며 적당한 마찰력을 만드려고 노력했습니다.
IMG_5849.jpeg
조립 후 영정샷. 제가 원하는 완벽한 부드러움보다는 저항이 조금 크지만 그래도 꽤 쓸만한 수준으로 부드럽습니다. 이것보다 좋으려면 점도가 낮은 그리스를 새로 구입해야 하겠는데.. 그냥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 싶습니다.
IMG_5856.jpeg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테스트용으로 찍어본 필름을 현상하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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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참고한 영상입니다. 분해 전과정을 다루지 않지만 니콘 렌즈를 만져본 사람은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댓글
  • 심벌즈 2023/12/24 04:11

    저도 집에 있는 렌즈들 좀 직접 손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추천하고 갑니다!

    (qMpmB4)

  • plasma13 2023/12/24 12:48

    감사합니다.
    5만원에 구입한 싸구려 렌즈를 만지며 시작했는데 점점 일이 커지네요. 사진 찍는 것과는 다른 손맛이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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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자(雁慈) 2023/12/24 14:59

    손재주가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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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T.P™ 2023/12/24 15:43

    금손 부럽습니다

    (qMpm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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