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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병은 어떻게 하면 고쳐질까요? ㅎㅎ.. (조금 장문의 뻘글입니다)

t3.jpg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주저리겸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 궁금해서 글을 써봅니다.
사진을 시작한 계기는 개인적인 두가지 이유이자 동기가 있었는데 현재는 둘다 큰 의미는 없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처음 제 소유의 카메라를 구입한 것도 디지털 카메라가 캐논 300D가 나올 무렵이었는데
처음엔 컴팩트 디카계열의 후지 602이었나 뭐 이런 이름이었는데 이 제품을 사려다가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한명이 당시 발매되었던 펜탁스의 istDS를 가지고 나왔는데 그 셔터소리와 뷰파인더가 보여주던 마력에 이끌려
사진은 1도 모르던 사람이 DSLR로 사진에 정식(?)으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18-55 번들 렌즈 하나만 끼우고 추운 겨울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뭘 찍는지도 모르고 참 열심히도 돌아다니던 시절이었는데요.
이쯤이 의미도 잘 모르겠고, 아는 것도 없었지만 가장 즐겁게 사진을 즐겼던 시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커뮤니티를 접하고 이런 저런 렌즈도 써보고
여러 DSLR을 기변하게 되면서 '장비병'이라는게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필름쪽에 호기심이 생겼고 캐논 AE-1, 올림푸스 PEN-EES 등을 빌려서 좀 찍어보는데
자주 접속하던 사이트에 제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당시 가지고 있던 장비를 다 팔고 최신의 모 DSLR 제품으로의 기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생각 없이 제가 좋아하던 찍던 사람이 쓰던 콘탁스 T3가 한 번 써보고는 싶었지만 열정적으로 구하진 않고
장터에 구매한다 글을 올려놨었습니다.
그런데 이런걸 '필연'이라고 할까요.
쪽지가 왔는데 위에 말한 그 분이 T3를 팔고 싶다고 연락이 온겁니다.
잠시의 고민을 했지만 이건 사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아무 장비도 없이 T3 하나만으로 필름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제 딴애는 사진이 너무 잘나와 부담스럽다고 느껴질정도로 잘나왔고, 사람 많은 곳에서 카메라를 꺼내고 다니는 걸
굉장히 불편해 하는 편인데, P&S 카메라는 사람들이 의식도 거의 안했고 너무나 즐겁게 찍었습니다.
처음엔 스캔을 업체에 맡겼는데 비용 부담도 있었고, 좀더 사진을 내가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에 스캐너도 들였는데
이 스캐너도 장비병에 미쳐서 평판 1종으로 시작해서 전용 5종 거쳐왔을 정도로 기변이 심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카메라 수집욕이라고 해야할까요 이것이 심해져서 엄청나게 카메라를 사모으기 시작합니다.
물론 대부분 사용도 하면서 말이죠.
그 과정에서 T3만 제 손에 4대가 거쳐갔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중고가가 즐거웠을 것 같긴 합니다.. ㅎㅎ)
정말 수 많은 메이커의 카메라를 써보다보니 제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촬영 카메라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여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들로 시스템을 구축해나갔습니다.
SLR계열은 처음 카메라를 시작했던 펜탁스
중형은 롤라이플렉스, 핫셀블라드
P&S는 콘탁스
RF는 라이카
이러다 사진 촬영을 접고 다른 취미 생활을 수년간 하다가 작년부터인가 조금씩 다시 시작을 하였는데
역시나 예전 버릇 어디 안가듯 새 카메라를 2대나 더 들였습니다.
4단짜리 제습함도 이미 꽉 차버려서 몇몇은 굴러다니고 있기도 하고
예전엔 출사 나가면 카메라 4-5대를 들고 나갈 정도로 열정적이었는데
요즘은 중형에 렌즈 두개만 들고 다녀도 정말 죽을 맛이더군요. ㅎㅎ..
최근에도 갖고 싶은게 몇가지 있는데 잘 찍지도 못하면서 이놈의 장비병은 고쳐질 생각은 안하네요.
대형 빼놓고는 정말 수 많은 카메라를 거쳐왔는데도 아직도 써보고 싶은 녀석들이 있습니다.
사실 없는 살림에 왜 이런 장비병이 안고쳐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굶어죽을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된다면 하나씩 팔면서 고쳐질까요? ㅎㅎ
장비병 극복을 해내신 분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댓글
  • [M4-p]자유로운바람 2017/08/11 20:55

    모든걸사고 가진게없다면 지름신이사라집니다
    from SL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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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2:46

    헉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재력은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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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quidman 2017/08/11 21:41

    다른 취미에 빠지시면.. 그 세계의 장비병이 또 있어요
    오디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카메라.... 등등
    글고 장비병이라는게 지를만하니까 무리해서 지르게 되는거고요
    수중에 백원도 없고 오늘 뭘 먹어야 살 수 있을지 고민중인 상황엔 장비병이 없어질겁니다
    뭐랄까... 분노노절장애라는것이 있는데 분노조절을 못하면 바로 칼로 내려치게 주위에 열명이
    도사리고 있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분노를 잘 조절하겠죠.. 그간 난 분노 조절장애가 있어서
    뜬금없이 화를 낸다하는 사람들도.. 이런 경우라면 다들 순한 양이 될겁니다
    단 예외가 있는데.. 정말 분노조절이 안되는.. 미친경우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뭔말을 일케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일단 능력이 되시니까 장비병도 있는것이고.. 생활에 부담이 안되면 일단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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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2:47

    고견 감사드립니다.
    생활에 아직까지 부담을 덜 느끼고 있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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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夢타쥬 2017/08/11 21:54

    제 경우는 지쳐서 그만두게 되더라구요..
    아직 진행중이긴 합니다만, 제가 생각해도 확실히 증세가 완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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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2:47

    구하고 싶은 물건이 제때 안나오면 지치게 되죠 아무래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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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소리 2017/08/11 21:54

    여유가 되시면 즐기세요 (2)
    저도 비슷한 길을 거쳐본 사람으로서 보건데
    아직 좀 더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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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2:47

    아 더 가면 큰일 날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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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내린꼽슬머리 2017/08/11 23:00

    그나마 카메라가 쌉니다. 자제하지 마시고 정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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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3:08

    앗 형님 별일 없으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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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영아부지 2017/08/11 23:03

    그나마 카메라가 쌉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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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3:08

    그런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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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de* 2017/08/11 23:04

    저 같은 경우에도 장비병 겁나 심했는데...ㅎㅎ 여자친구가 보자고 하면 돈없다고 하면서 장비는 맨날 바꿨네요... 맨날 돈 없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카메라 사야해서... 옛날이야기입니다만...ㅎㅎ 콘탁스는 거의 전기종을 다... ㅎㅎ 사진이 좋아서 어쩌다 보니 이게 업이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카메라 말고 사진이라는 본질에 더 집중하다 보니까 장비병은 거의 고쳐진것 같아요... 카메라를 위한 카메라구입은 이제 없네요...근데 카메라라는 기계 정말 매력적인거 맞아요.. 왜 남자들은 차, 시계 이런 기계에 미치잖아요 장비병이라는 뉘앙스가 부정적으로 들리는 면이 있긴해도 그것에 느끼는 애착은 자연스러운거라고 봅니다. 즐기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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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bal 2017/08/11 23:09

    업으로 가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전 제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걸 한 번 했다가 상당히 질린터라 업으로는 못가겠더라구요.
    실력도 없는게 가장 크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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