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에는 같은 이름이 흔했고 사방팔방에 동명이인이 넘쳤기에 출신지를 붙여 아키텐의 엘레노오르, 오를레앙의 루이 등으로 구분했음
하지만 이마저도 같은 지방에서 태어난 같은 이름의 사람이면 구분하기 애매해지는 바람에 연대기 작가들은 깨질 듯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 인물의 행적을 바탕으로 별명을 붙여주었으니...
사자심왕 리처드 1세 플랜태저넷
십자군 전쟁에 참전해 선보인 눈부신 무공과 지휘 능력에 의해 '사자의 심장을 가진 왕'
실지왕 존 플랜태저넷
선대가 차곡차곡 모은, 특히 형이 따놓은 땅을 전부 날려먹는 대기록을 세워서 '땅을 잃은 왕'
존엄왕 필리프 2세 카페
실지왕에게서 땅을 잔뜩 뜯어내고 국왕령을 2배 이상 늘리는 위업을 이뤄 '존엄한(아우구스투스) 왕'
가시공 블라드 3세 체페슈
전쟁에서 잡은 이교도 포로들에 대해 꼬챙이형이라는 잔혹한 형벌을 즐겨 사용하였다고 하여 '가시로 찌르는 공작'
용공 블라드 2세 체페슈
가시공의 아버지로 오스만 제국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드래곤 기사단의 창립멤버라 '용의 공작'
스코틀랜드의 망치 에드워드 1세 플랜태저넷
재위 기간 내내 스코틀랜드가 정신 못 차리게 두들겨 패대서 '스코틀랜드의 망치'
흑태자 에드워드 플랜태저넷
에드워드 3세의 아들로 전장에서 항상 검은 칠을 한 갑옷을 입었다 하여 '흑태자'
루주 공작 리슐리외
추기경 출신답게 항상 붉은 복장을 입고 다녀서 '루주(붉은) 공작'
그 외에도
그냥 운이 좋아서 행운왕 마누엘
즉위하자마자 혁명 터져서 불운왕 마누엘
정신병자라서 광인왕 샤를
매사냥 하다가 황제로 선출돼서 매사냥왕 하인리히
잘생겨서 미남왕 필리프
그 미남왕 아들이라서 미모왕 샤를
머릿결 좋아서 미발왕 하랄
아무 것도 안해서 무위왕 루이
땜장이 아들이라서 땜장이왕 미하일
키 작아서 단신왕 피핀
얼굴이 붉어서 홍당무 윌리엄
연대기 작가들과 사이가 안 좋아서 똥싸개 콘스탄티노스
등이 있다
무협지 별호같은 느낌이네
토쓰
2023/11/05 00:01
무협지 별호같은 느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