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니콘으로 비행기 사진을 찍는 쨍구킴 박승현입니다.
얼마 전 니콘 NIKKOR Z 600mm f6.3 VR S가 출시되었습니다. 23월 10월부터 렌즈 로드맵 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후에 발표된 렌즈라 더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솔직히 이 렌즈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180-600도 훌륭했는데 굳이 600미리 단렌즈가 필요할까...?? 최대개방 조리개도 똑같던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 이 글로 그 부분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과연 항공기 사진에 NIKKOR Z 600mm f6.3 VR S와 같은 장망원 단렌즈가 적합한지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3일동안 4만장을 찍으면서 느낀 경험을 토대로 한 NIKKOR Z 600mm f6.3 VR S, 600pf의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니콘이미징코리아]
*본 리뷰는 니콘이미징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뷰 작성에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없었습니다.
1. 렌즈 소개
NIKKOR Z 600mm f6.3 VR S는 PF(위상 프레넬)렌즈를 채택하여 무게와 크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무게는 삼각대 마운트 포함 1470g, 미포함 1390g으로 180-600와 비교해서는 약 670g로 30퍼센트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제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500pf+ftz2와는 115g이 차이납니다.
500pf+ftz2도 가볍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보다 가볍고, 크기도 비슷한데 600미리라니...
크기와 무게 비교를 위하여 500pf, 180-600, 800pf 그리고 600TC까지 비교하는 그림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출처: 니콘이미징코리아]
이 정도 크기와 무게에 600미리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직접적으로 비교하는게 실례이기도 하지만 큰형님 600TC와는 1.5배 작으며, 두배 이상 가볍습니다.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 더불어 600pf 렌즈는 스테핑 모터를 채택해 빠른 반응성을 가지면서도 조용하게 피사체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2. 600pf의 장점
A. 휴대성
진짜 너무 가볍습니다. 만났던 분들께 쥐어드리면 이게 진짜 600미리냐면서 놀래시더라고요.
무게중심도 바디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이 한손으로 들 수도 있고요, 실제로 커피 마시다가 비행기가 지나가길래 한손으로 들고 촬영도 해보았는데 가능했습니다.
장비의 무게는 좌우, 그리고 머리 위로 날라댕기는 에어쇼 촬영의 특성상 매우 중요합니다. 장시간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다보면 금방 삭신이 쑤셔오는데요, 600pf는 가볍고 무게 중심까지 가까이 있어 몸에 무리가 덜했습니다.
크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픽디자인 미디움큐브에 진짜 딱 맞습니다.작은 크기 때문에 웬만한 가방에 넣어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저번 리뷰의 180-600은 더 큰 라지큐브를 썼어야했었죠.
B. 손떨방
위에 언급한 내용대로 가볍고 무게중심까지 가까이 있어 안정적인 파지가 가능한데, 거기에 손떨방 성능도 좋았습니다. 스펙상 노말모드 일때 5.5 스탑, Z8/Z9의 경우 바디손떨방까지 하여 6스탑의 손떨방을 지원합니다.
저는 망원렌즈를 사용할 때 스포츠모드를 사용합니다. 노말모드일 때는 컷 사이사이 뷰파인더에서가 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스포츠모드일 때는 얼마나 느리게 찍을 수 있을까 궁금해서 우리나라의 스텔스기 KF-21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이런거로 손떨방 테스트하는 변태는 저 밖에 없겠죠..?ㅎㅎㅎ)
핸드헬드로 1/50초와 1/20초로 16장씩 찍어보았습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1/50초는 16장 중 12장.
1/20초는 16장중 6장이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1/50s 셔터속도 테스트]
[1/20s 셔터속도 테스트]
이렇게 우수한 손떨방 성능은 프로펠러가 달려있는 항공기를 찍을 때 유리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로펠러가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 매우 싫어하고 항공기마다 좋아하는 셔터속도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헬기는 1/200 정도를 좋아하고, C-130은 1/400초 정도를 좋아합니다.
뛰어난 손떨방 성능으로 아래 사진과 같은 선명한 사진을 매우 높은 확률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LAH]
[C-130]
C. 화질
MTF차트부터 보면 미쳤습니다. 그냥 그래프에 무성의하게 수평으로 찍 그어놓은 선. 이래서 "S"가 붙었나봅니다.
[MTF 차트]
MTF 차트를 보면 대비(빨강 10 lines/mm)와 선예도(파랑 30 lines/mm) 모두 뛰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사진에서도 이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마치 비행기 가장자리는 칼로 오려 붙혀놓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비행기의 각종 패널들은 프라모델 만들때 먹선 넣은거처럼 뚜렷했습니다.
요번에 운좋게 낮에 떠있는 달과 F-22 랩터가 같이 걸렸는데, 크롭을 했는데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사진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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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00pf의 단점
이 렌즈는 단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아보자면 최대개방 조리개 하나 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300만원짜리 zf가 이렇게 인기 있는 것을 보면 가격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거 같아요. 결혼하신 분들은 등짝 맞고 몇일 동안은 집에 못들어가시겠지만요...ㅎㅎㅎ
무게랑 크기를 180-600크기로 만들더라도 f5.6으로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아마 니콘 내부에서도 의견충돌이 많았을거 같습니다.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500pf를 대체하면서 차별점을 주고, 400mm 4.5S와 곂치지 않도록 초점거리를 600미리로 정했으나
가격이 비싼 600TC f4와 800PF f6.3들을 팀킬해가면서 최대밝기 f5.6인 새로운 렌즈를 출시하기엔 어려웠을거 같습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이 렌즈만의 장점이 뚜렷하기에 수요층은 확실히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은 결론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4. 에어쇼에서 600pf
앞서 단점으로 언급한 600pf의 f6.3 조리개는 비행기 사진에서 만큼은 아주 큰 단점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주로 주광인 환경에서 촬영을 하기도 하고, 좀 많이 어둡다 싶으면 패닝을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번 아덱스에서는 주광인 상태에서 조리개 f6.3, 셔터속도 1/1600~2500에 ISO 400 언저리로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항공기 사진에는 줌렌즈를 많이 사용하십니다. 다양한 항공기를 촬영하기 위함과 장망원은 줌렌즈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저번 180-600 리뷰에서도 대형 항공기와 편대비행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줌렌즈가 더 적합하다라고 언급을 했었습니다.
요번에 느낀 것은 장망원 단렌즈가 에어쇼에 더 적합하고 재밌다는 것입니다. 공항 주변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찍는게 아닌 에어쇼에서 만큼은 빠르게 지나가는 항공기를 찍기에 줌이 안된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줌렌즈를 가지고 있다면 빠르게 지나가는 비행기를 프레이밍하고, 그 와중에 줌인아웃을 얼마나 할까를 생각해야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줌 인/아웃 조작이 빠른 렌즈여도요.
600pf를 사용하니 온 신경을 비행기를 따라가는데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가벼운 무게 덕에 핸들링 또한 수월했기에 좋은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습니다. 줌하는 액션 때문에 생기는 블러도 걱정이 없고요.
양안으로 항공기 위치를 파악하고, 좁은 화각으로 비행기를 따라가면서 한 프레임 가득 항공기를 채웠을 때의 성취감... 짜릿했습니다.
특히 아래 사진을 찍고나서 너무 짜릿했습니다.
아래는 F-22 데모팀의 코브라 기동을 담은 원본사이즈 사진입니다. 후방에서 다가오다가 빠르게 기수를 올리는 그 장면을 담았는데, 아마 줌렌즈였으면 이렇게 프레임 가득 항공기로 채우지 못했을 것이고, 흔들리는 사진, 날개가 잘리는 사진이 많았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아래 사진은 멍 때리고 있다가 갑자기 들어온 비행기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비행기 소리가 들리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찍었는데 진짜 바로 초점을 잡아버렸네요. 핸들링과 초점속도가 매우 좋아서 찍을 수 있었던 사진입니다.
5. 에어쇼 사진
600mm f6.3 VR S렌즈로 촬영한 에어쇼 사진들을 보시고, 결론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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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이 렌즈의 성능, 무게, 크기, 조리개, 가격을 고려해보았을 때 제가 생각하기에 니콘이 타겟으로 한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로 야외, 주광인 환경에서 역동적인 사진(에어쇼, 모터스포츠, 동물)을 찍으시는 분들
2. 등산, 트래킹, 여행 등 이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
3. 열정에 비해서 몸이 못따라줘서 가벼운 장비가 필요하신 분들
4. 180-600 쓰시는 분들 중 찍은 대부분의 사진이 600미리이신 분들
5. 단렌즈의 쨍함을 좋아하시는 분들
위를 만족하는 사람은 저인거 같습니다 ㅎㅎㅎㅎ
이 렌즈를 3일 동안 사용하고 나서 작년에 다녀온 스위스 Axalp 에어쇼가 생각나더라고요.
아침 4시30분부터 셔틀버스를 타고, 스키 리프트를 타고도 두시간동안 천국의 계단과 같은 산을 타고 해발2250m에서 열렸던 그 에어쇼...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요, 만약 그 에어쇼를
1. 가벼우면서 작고 장망원이고, 찍으면서 재미가 있는 600pf
2. 세로그립 없이 20fps 연사로 고속연사 촬영을 할 수 있으면서, 비행기 af모드가 있는 Z8
이 조합과 함께할 수 있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등산을 할 수 있으며, 너무 재밌게 촬영하고 결과물까지도 확실할테니 한번 더 가고 싶더라고요.
출시 가격은 654만원으로 비싸긴 합니다만, 600TC보다 3배 저렴하여 취미 포토그래퍼들도 시도 해볼 수 있는 가격대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공학전공자로써 경량화는 어렵고, 비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 렌즈는 직접 들어 무게를 체감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후에 니콘 본사나 행사에서 꼭 이 렌즈를 들어보시고 체험을 해보셨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한번 이런 기회를 주신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쨍구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zzanggu.kim
대박
조낸 멋쪄요!!!!
글 내용이 생각이 안날정도로 ㄷㄷㄷㄷㄷㄷㄷ
현장감 어마어마 하네요 ㄷㄷㄷ
600tc, 800pf 이번에 600pf 까지 써봤는데 z9으로 찍어은 결과물만 보면 왠지모르겠는데 해상력이 제일 좋은것 같습니다.
호오? 박사님이 그리 느끼시다니 ㄷㄷ
니콘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가는 말씀 ~ 감사드립니다
잘 설명해준 장문의글과 사진 잘보았습니다
크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아…가지고 싶네요. 특히 금띠까지 있어서 더 가지고 싶네요. 응?
열정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항공기 사진 쉽지 않은데!
멋진 리뷰와 멋진 사진 너무 잘봤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니콘동은 새찍는 포럼 확정인가요......ㅠㅠ
철새 멋집니다 ㄷㄷㄷㄷ `
아...가지고 싶습니다!
PF렌즈의 가장 큰 단점은 도넛 보케인데, 이 렌즈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