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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경제권을 가져왔습니다. 잘한거겠죠?

사실 좀 늦었습니다.


부부사이의 일은 아니구요.

저희집은 모친과 저, 이렇게 2인가구입니다.

모친은 제가 중3때 사고로 척추골절상을 당하여 일을 못하십니다.

때문에 그때부터 알바로 돈을 벌기시작했죠. 

제가 학생때는 알바비+정부지원금으로 어떻게든 살아졌습니다.

돈은 제가 벌었지만 학업도 같이 겸해야했기때문에 금전적인 관리는 모친이 맡아서 했습니다.

그게 제가 졸업하고 군면제로 바로 첫취직을 하고도 이어졌고 제가 25살인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도 일해서 돈만벌면되고 용돈으로 생활하면 되니까 돈관리를 모친이 하는것에 별 불만 없었습니다.

첫직장다닐때  앞으로 돈관리를 내가하겠다 말하니 '자신이 벌써 자식한테 돈타서 쓰는 신세'라는 말을 했던게 아직 기억이나요

그 뒤로 한번도 제가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거든요.

몇년을 이렇게 살았지만  며칠전에는 좀 심하게 일이 터졌어요

돈은 제가버는데 모친 자존심 세워드릴려고 통장도 다 맡기고 용돈을 타쓰니 권위의식에 빠지신건지

제가 조금만 본인 마음에 안들게행동하면  그래? 지금 내가 이렇다고 니가 날 무시하냐? 이런식으로 나오니까

더 이상 안되겠다 싶었어요.

몇년을 이런식으로 나오는 모친 비위맞추려고 기었더니 자존감도 떨어지는거같고 경제관념도 부족한거같고.

통장 카드 다 넘겨받고 이제 매달 용돈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어요. 저한테 얹혀사는게 아니고 제가 모시는거라고. 

어머니를 모시는 입장에서 역할은 다할거지만 그걸 받는 어머니도 이제는 본인이 경제적으로 자립할수 없어서

아들에게 받는걸 인정하시라고 말했고 받아들이셨습니다.

당분간은 좀 냉랭한 분위기겠지만 이렇게 안했으면 제가 미쳐버렸을거에요.


댓글
  • cG9nY 2017/08/03 21:38

    돈은 버는 사람이 관리하는겁니다.
    돈을 벌지 않는 사람이 돈관리를 하면 사고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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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2JjY 2017/08/03 21:39

    잘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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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mZmY 2017/08/03 21:41

    언젠간 해야 할 일이었죠.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에요. 그게 지금인거구요. 앞으론 이 문제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는 일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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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Boa 2017/08/03 21:48

    돈 못버는 사람이 돈 만지면 큰일나요 앞으로 돈 못만지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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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WZpZ 2017/08/03 21:56

    자신의 삶도 챙기셔야죠 한창 나이신데
    전에 스님 나와서 고민 풀어주는 팟빵에서 비슷한 사연 들은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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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고한성 2017/08/04 04:01

    부모가 월급통장을 관리해야하는 경우
    1.자식이 충동적 소비릍 하거나 유흥에 빠져있는등 돈 관리능력에 문제가 있는경우.
    2.자산가인 부모가 증여의 큰 그림을 위해 자식의 소득근거를 서류상으로 마련하려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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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W1oZ 2017/08/04 04:06

    굿굿, 지금 잠시는 냉랭할지 몰라도, 이 문제를 종식시킴으로서 더 화목해지실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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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한정숙씨 2017/08/04 07:10

    저는 글쓴이께서도 잊지 않고 있다는 어머님 말씀이 마음에 남네요.
    '자신이 벌써 자식한테 돈타서 쓰는 신세' 란 표현이요.
    아마 어머님 입장에서는 자식에게 신세를 지는 현실을 개탄하며 미안함과 자괴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쓴이도 경제권을 어머님께 일임한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내부 사정이야 본문 글로는 다 알 수 없겠지만...
    경제권을 가져오더라도
    어머님께서 자괴감을 느끼지 않는 방법 또한 강구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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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이2 2017/08/04 07:34

    두 분 다 안타깝네요 얼마나 힘드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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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수령 2017/08/04 07:44

    참 현명하신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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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이아빠 2017/08/04 08:04

    모시는 거란 한마디에 어머님도 다 이해 하실듯 하네요..
    잘하셨고 앞으로 행복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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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목에빨간줄 2017/08/04 08:29

    저도 결혼전에 돈은 벌지만 용돈을 타서 쓰는 입장이였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물론 잘 모아서 주시기는 했지만 참;;;;
    내돈을 쓸수없다는게 슬프더라구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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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교아빠 2017/08/04 09:05

    비슷한 경험자로써 말씀드립니다. 정말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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