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하루에 두 번씩이나 '미모'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 나이에 어이없게도 자랑질(?)하는 글을 올렸지요. ㅋㅋㅋ
딸애가 아침에 저의 블로그 글을 오려서 카톡으로 보내 왔네요.
딸애의 카톡을 읽고서 ㅡ
한창 일하던 시절에는 좋은 엄마가 아니었다는 확인 사살을 받고는
다시 가슴 한 쪽이 쩌억.. 갈라지는 느낌이..
내가 얼마나 인상을 쓰고 다녔으면 딸아이 기억에 새겨졌을까.. 웅웅..
입시 미술학원을 운영했었습니다.
아이 키우며 늦은 공부하던 때.
대학원 입학하고, 조그마한 작업실을 얻으려고 집 근처 복덕방에 들렀는데
복덕방 한 켠에 분양업자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한 쪽에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하면서 작업실로 쓰면 관리비와 임대료 정도는 빠지지 않겠느냐는
부동산업자의 꼬임에 넘어가 덜컥 100평이 넘는 한 개 층 전체를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때 무슨 깡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불가.
임대 보증금은 아파트 추가 담보로 해결했고,
중도금 넣고 건물 완공을 기다리던 중 건축회사는 부도가 나고 IMF 사태로 건물이 중도에 서 버렸습니다.
건축주와 임대인이 협력하여 준공이 나기까지 년25%의 이자율을 견뎌야했습니다.
남편 봉급의 대부분이 이자로 나가는 초긴축생활을 해야만 했던 궁핍한 시절.
IMF의 광풍이 지나간 후 다행히도 학원 운영은 잘 되었습니다.
공간이 비어 있는 낮 시간대에 입시생이 아닌 초중학생 수업이 있었는데
학원 문을 열기도 전에 줄 서서 접수하고 150명 정원이 다 차서 대기표를 주기도 했으니
한 때 지역사회에서 호평을 받았지요.
딸애가 예원예중을 가고 싶다고 해서 보냈고 (예중을 가고 싶은 이유는 두발 자유화)
서울예고로 바로 진학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학원의 학생들과 강사들의 불편함.. 등 여러가지 이유로
딸아이는 홍대앞에 있는 본원으로 보내는 걸로 결정.
딸애는 평창동에 있는 학교와 홍대앞과 집을 오가는 고된 생활을 했지요.
이 점이 지금 생각해도 가장 죄책감이 듭니다.
합격자 명단에 목줄 거는 입시학원이니 당연하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미래가 달린 이 일에 저는 정말 무겁게 무겁게 일에 매달렸던 것 같습니다.
남의 자식은 온 힘을 다해서 좀더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등골 빠지게 일했지만
정작 내 자식은 남의 집에 맡겨 놓고 무심했었다는 죄책감..
아마도.. 어느 분야나 맞벌이 가구의 어머니들은 저처럼 이런 류의 죄책감을 짊어지고 있을 겁니다.
그 당시 입시미술학원은 호황기였습니다.
1개층을 더 확보해서 학원을 넓혀갔지만 공간이 부족해서 번화가에 지점을 더 낼 정도로 잘 되었죠.
처음 시작했던 건물의 건물주가 매물로 내놓았고 쫓겨나게 될 형편이라
자의는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두 개 층을 매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담보에 남편 신용대출과 남편 회사 대출을 끌여들여 매입했지만
임대료나 이자액이나 큰 차이가 없었으니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주택가에 위치한 상권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고 2년인가 지났을까..
연일 신문과 티비 등의 미디어에서 '서울 3대학원가'라는 이름을 붙였고
학원가로 명성을 날렸으니 저로서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밖에요.
남편의 설득으로 학원을 정리하고 집을 짓고 시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그만하면 되었다. 이젠 쉬어야 할 때다.."라고 설득했지만
일을 놓았을 때 내 자존의 정체감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무엇이든지 바닥을 긁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유형이
주말집도 아니고 내내 이어지는 슬로우 라이프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지금은 작은 규모의 지역신문사만 운영하고 있지만
유능한 편집장을 둔 덕분에 재택 근무와 결제가 가능하여 업무스트레스는 없는 편입니다.
도시에서 일할 때는 무언가 늘 내 뒤꼭지를 밀어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무언지 모를 조급함과 무언지 모를 불안함.
어느 만치까지만 가면 된다고, 거기까지만 도달하면 안심이라고, 그 땐 편해질거라고 설정해 놓지만
그 지점에 이르면 또 다른 일들이 도사리고 있었고 저도 또 다시 뭔가에 매몰되곤 했었습니다.
나이에 어울리는 삶은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일을 접고 나이 드시면 전원으로 들어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환경이 사람을 이렇게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전원으로 들어오고서야 알았습니다.
딸아이의 '마더 테레사'는 나가도 너무 많이 나간 말이긴 하지만,
(딸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니 너무 나무라지 마시길)
숲과 식물이 주는 안식이 편안한 마음과 표정을 주었고
그 분위기가 '미모'로 보였을 겁니다. 후후..
면허증 갱신 사진이 필요해서 집에서 사진을 찍었고
(사진관에서 찍으면 너무 이상한 표정에 너무너무 이상하게 보정해 줌)
보정요청 게시판에 규격 확인과 배열을 부탁드렸더니..
45º님께서 "워낙에 미모가.. "라고 말씀하셨음. (45º님, 먹보말님, 전도님께 감사함을~!)
공교롭게도 그날 마을에 땅 보러 오신 아주머니께서도
"영화배우 하셨어요? 미모가.."라고 하셨음. ㅎㅎㅎ
저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탐방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장터에 올린 휴대폰까지 공개된 터라.. (전국민 공개 정보일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
이 나이 들어서 예비할머니가 스토킹 당할 일도 없을 테고.. ㅎㅎ
'미모'라는 표현은 보는이의 아름다운 마음의 반영일 것이니 ㅡ
시비 걸기 없기.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digitaldarkroom_request&no=22....
인터넷에서 글을 읽다 보면.. 특히 댓글이
욕설, 비하, 인신공격, 저질적 언어.. 등을 많이 대합니다.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고 넘어가려고 하지만 불식간에 마주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나이 드니 악랄하거나 지저분한 것들은 내 심사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 피하게 됩니다.
특히..
자신이 속해있는 진영과 다른 글일 경우
온갖 욕설과 저질적 언어로 상대를 공격합니다.
종사하고 있는 업이 없는 건지, 정치적 댓글이 본업인지, 어디선가 잠복하고 있다가 떼거지로 튀어 나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저질적인 언사로 집단 린치를 가합니다.
하이데거의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어려운 문장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언어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상이고 실상입니다.
'40대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저도 남편과 투닥거릴 때도 큰 소리 내고 짜증은 낼 지언정
상대방이 듣기에 좋지 않은 말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저의 인성이 본디 고약한 편이지만 (대신 주제파악을 잘함)
이런 노력이 인상과 표정을 만들어내고 성정을 다듬어 주고 하지 않을까요..?
결론 : 예쁜 말을 쓰자~! (나 부터!) ㅎ
토마토가 정말 맛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와는 식감도 다르고 맛도 다릅니다.
발갛게 익은 완숙토마토라서 그런가 봅니다.
전원생활하시면 토마토 꼭 심으세요~~~
https://cohabe.com/sisa/3107831
나의 얼굴 나의 언어 - 편안한 것은 아름다운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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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래공주님이 예사분이 아니라는걸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엇~?
무신 말씀을요..
녹두호빵맨님 ~ 저 펜탁스 렌즈삿는데~ 축하안해주시나요~
토마토..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 ㄷㄷㄷ
토마토.. 국민학교때.. 밭에서 따끈따끈한 거 한개 따서.. 입으로 쭈욱 빨면.. 시큼달콤한 것이 입안 한가득.. 엄청 맛있었지요.
노지에서 화학비료 안 주고 친환경퇴비로만 키운 완숙토마토.
진짜 맛있습니다.
그 맛 아시는군요~
그나저나.. 입시학원 ㄷㄷㄷ
그림좀 갈촤 주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미대입시 학원에 등록하세유~~
저는 고래공주님이 예사분이 아니라는걸~~ 우리엄마 뱃속에서 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