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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에게 강요된 미래

펜탁스는 SLR 역사에서 입지전적인 존재였습니다.
처음으로 수퍼임포즈를 만들었고 퀵리턴미러를 만든 회사.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자 MZ-D라는 잘못된 선택을 해서 타이밍을 잃습니다.
유사한 선택을 했던 콘탁스가 아예 회사가 망해버렸지만,
펜탁스는 그나마 출시라도 안해서 그런지 쇠락하는 정도로 끝났죠.
> 내용 추가 : AF시절부터 쇠락한게 맞네요.
SF시리즈, Z시리즈, MZ 시리즈.. 파워줌같은 어이없는걸 넣기도 하고. 대체 왜...
이후 캐논 니콘 등이 디지털 SLR을 내놓고 한참 후에야 펜탁스는 DSLR을 출시합니다.
*istD를 시작으로 옆그레이드 대행진. DL DL2 DS DS2 ..
오죽 장점이 없었으면 셔터소리가 장점이라고.. 화질도 떡진걸 펜탁스 색감이라고 덮는 식이었죠.
물론 지금의 화질은 매우 좋습니다만, 예전 화질은 팬들의 ja위였습니다.
이후에 K로 시작하는 K100와 K10D를 출시하며 바디손떨방이라는 엄청난 승부수를 던집니다.
분위기는 확 살아났지만, 아쉽게도 기본기 부족으로 오래가진 못합니다.
누적되어있던 AF 문제는 해가 지나고 지나고 또 지나가도록 해결되지 못했지요.
연사면 연사 측광이면 측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펜탁스의 기기설계쪽은 발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 조류면 조류 프레스면 프레스.. 상업 사진 찍는 사람들이 대부분 떨어져나갑니다.
뭐 애초에 펜탁스에는 그런 사용자들이 없었기도 했죠.
이후에 소니가 내놓는 센서들마다 대박을 치면서 분위기가 좀 좋아집니다.
니콘 역시 D300/D3 형제들이 흥하면서 캐논을 압도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꽤 괜찮은 이미지 프로세싱 퀄리티를 보여주었던 펜탁스가 힘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K-7 출시때 각종 기기문제들이 많이 해결되어 펜탁시안들은 감동...
이후 호야에 인수되고 리코로 인수되면서 자금 사정이 좀 나아졌어요.
K-m/K-x/K-r에선 차별화중 하나로 색상 다양화를 내걸었는데, 그닥 큰 효과는 못봤습니다.
저렇게 작고 기본기 좋은 카메라 내놔봐야 캐논에서 100D 같은거 우려먹은것보단 임펙트가 약하니까요.
펜탁스가 DSLR에서 힘을 받으려는 와중에 미러리스의 시대가 오고 맙니다.
뭔가 DSLR은 이제 전문가용 기기가 되어버렸고, 사람들이 원하는 성능에 비해 부피는 너무나 컸습니다.
펜탁스가 자랑하던 경박단소는 미러리스 앞에서는 그냥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이죠. 악재였습니다.
소니는 우월한 자사 센서 공급 능력을 바탕으로 DSLT를 시작으로 해서 여러가지 바디를 내놓으며 파상공세,
결국 마이크로포서드로 열어놓은 미러리스 시장은 소니가 대부분 잠식하게 됩니다.
니콘은 1시리즈를 내놓으며 삽질을 하고 지금 회사가 휘청이고 있구요,
캐논은 EOS-M을 형편없이 내놓고도 뒷심을 부려 다시 회복하고 있는 형국.
그동안 펜탁스는 K마운트에 대한 미련을 못버렸는지 K-01 같은 괴작을 내놓습니다.
1인치 시장에 Q시리즈같은 뻘짓거리를 내놨지만 이 역시 소니 RX100 같은거에 완전 밀리고 존재감도 없죠.
펜탁스에겐 이제 선택권이 별로 없습니다.
니콘과 펜탁스에게 센서를 판매하는 회사는 소니 정도고, 이들은 경쟁자이자 서로 협력관계이기도 합니다.
개발비 문제로 인해 자체 센서만 우려먹고 있는 캐논은 센서 재탕이 굉장히 심하구요,
삼성은 NX1에서 제법 괜찮은걸 내놨다 싶었지만 역시나 못버티고 사업을 아예 접어버리고 맙니다.
소니 입장에선 소니 카메라에도 달아야 하지만, 니콘이나 펜탁스가 잘 팔아줘야 규모의 경제가 됩니다.
전문가들은 DSLR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캐논/니콘으로 집중되어있고, 이들의 선택엔 이유가 있지요.
펜탁스는 프레스나 행사 촬영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카메라를 못만들고 있습니다.
AF, 연사, 플래시 시스템 등등 많은 부분들이 아직 기준 미달이죠.
풀프레임 역시 소니가 미러리스에 풀프레임을 달고 가격을 150까지 내리면서,
기존 캐/니/펜 3사의 상급기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APS-C 상급기가 아무리 좋은 기능을 달고 나와도 가격경쟁이 안되지요.
누구나 다 무지막지한 연사와 동체추적이 필요한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풀프레임 센서는 항상 좋은 화질을 내주었으니 급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소니 A7 성능이 무슨 캐논 5D 처럼 센서만 좋은 수준도 아니니 시장은 소니에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일하게 강점을 가진 부분은 중형 카메라인데, 펜탁스는 핫셀 앞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있고,
라이카가 S 시스템등을 내놓으며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튼 전문가용 시장은 캐논/니콘이 양분하고 있다가 소니가 가격으로 파상공세중이고,
중형 시장은 시장이 작은데 경쟁이 슬슬 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쪽은 이런 와중에 소비자들은 제법 좋아진 스마트폰 카메라로 만족하고 있고,
조금 더 좋은 화질을 원하는 사람들은 휴대성과 스마트폰 연동이 편한 1인치 센서 제품을 좋아하고,
아예 DSLR급 화질을 원하는 사람들은 미러리스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펜탁스는 1인치 시장에선 Q시리즈가 있지만 RX100에게 한참 밀립니다.
또한 미러리스쪽은 K-01이 있지만 이건 도대체가 왜 사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카메라입니다.
펜탁스 사용자들은 K마운트 렌즈를 가지고 있는 기존 유저들이고,
신규 유입되는 사용자는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나 K-x 등의 선전으로 유입이 있었지만 이젠 신규 유저들은 다 미러리스 쓰니까요.
이런식으로 펜탁스가 발 디디고 있는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리코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펜탁스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제가 펜탁스 CEO라면 소니 E마운트를 쓸 수 있는 새 미러리스를 내놓을겁니다.
리밋렌즈를 필두로 하여 무엇이 경박단소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겁니다.
아니면 마운트에 따라 플랜지백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넣는다던지(예전 필름시절에 이런게 있었습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마운트만 붙들고 있다간 정말 말라죽습니다.
아니면 니콘/시그마랑 손잡고 새 APS-C/풀프레임용 미러리스 공통 규격을 내놓을수도 있을겁니다.
펜탁스는 리미티드 렌즈를 내놓고, 니콘은 보급형 렌즈군을 담당하면서 화질 좋은 N 렌즈군을 내놓구요. (펜탁스 스타렌즈는 절레절레..)
파나소닉과 올림푸스가 마포로 손잡은 것 처럼, 둘이 뭔가 반등을 노려야 할 타이밍입니다.
그래도 센서 목줄은 소니가 쥐고 있어서 참 아쉽습니다. 이때 삼성 센서가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펜탁스에겐 항상 사정이 좋지 않네요.

댓글
  • 따뜻밴드 2017/07/19 14:28

    AF 시대부터 쇠락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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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yA☆ 2017/07/19 14:29

    아 그게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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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 2017/07/19 14:41

    M바디 시절 MX, Me super 두 흥행에 취해 AF 개발을 등한시 했습니다. 그로 인해 AF 시절부터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SP, MX, Me super와 같이 3대 어마어마한 히트작이 있었으니 그나마 안 망하고 다른 회사에게 팔리기라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펜탁스의 자랑 중 하나인 경박단소는 미러리스 출현으로 그 의미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레트로 외형의 바디 출시도 후지와 라이카에게 선점 당했습니다.
    글쓴이 분의 의견이 모두 동의합니다.
    그러나 결론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펜탁스가 생존을 택한다면 당장 시급한 게 소니 e 마운트의 미러리스 출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리밋 렌즈를 소니 e 마운트와 캐논 ef-m 마운트로 내놓는 게 훨씬 개이득일 것입니다. 마치 시그마나 탐론처럼 렌즈 서드파티 회사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성능으로는 캐논 L렌즈, 소니 칼자이즈나 GM 렌즈, 시그마 UFO나 ART 렌즈를 성능으로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아니다 보다는 가격으로 승부 보지 않는 이상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이기 때문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면 부피와 무게를 선택한 미러리스의 갈증이라 함은 작은 팬케잌 렌즈에 대한 갈구죠. 이를 해소해줄 만한 것이 리밋 렌즈를 ef-m이나 e마운트로 출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발자와 리코 오너를 보면 이미 글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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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yA☆ 2017/07/19 14:50

    리밋 vs 기타 프리미엄 렌즈
    요새 ART나 칼자이즈 오투스 같은거 보면 도저히 뭐 따라잡고 자시고 할 수준이 아닙니다. 리밋은 그냥 작고 예쁘고 만듦새 좋고 특이한데 컨트라스트랑 색감 좀 괜찮은 렌즈죠. 좀 비하 넣으면 보이그랜더 정도 -_-;; 선예도 같은거 생각하면 리밋이 어디 비빌 상대는 안되요. 리밋은.. 그냥 보석이죠. 보석같은 렌즈.
    그 와중에 리밋을 타사 마운트로 내놓으면 기존 카메라 시장 잠식이 일어나니 문제입니다. 뭐 기존 시장이 작으니 별 타격 없을 수도 있지만요.. 전 렌즈보단 카메라 바디 설계가 맘에들어 펜탁스가 좋은데 요새 참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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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 2017/07/19 14:54

    어쨌든 미러리스로 소비자 평가나 시장 점유율에서 가장 높은 소니를 상대로 e 마운트 미러리스를 출시한다는 건 자살행위 같습니다. 소니로부터 구구세대 센서 받아다가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소니를 상대로 바디를 출시해서 승부를 보나요?
    과거 소니의 별명을 생각해보세요. 미러리스인데 렌즈교환식이 아니라 바디교환식이라고....바디왕국으로 통했고, 지금도 미리러스 1위잖아요.
    펜탁스가 센서를 자체 생산해도 어려운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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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yA☆ 2017/07/19 14:56

    뭐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수도 없지요, 니콘도 펜탁스랑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미러리스 분명히 준비중일거구요.
    소니를 상대로 내놓는다기보단 미러리스로 전환하는거죠. 필름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듯..
    토키나가 DSLR 내놓는다고 캐논을 상대로 출시하는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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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 2017/07/19 15:02

    자체 센서도 없고 위상차 AF도 K-70때 구 모듈로 받아서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e 마운트를 내놓는 건 펜탁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e 마운트면 기존의 펜탁스 렌즈와 호환되지 않으니 펜탁스 유저와 전혀 상관없을 거구요.
    혹시라도 펜탁스에서 소니로 옮겨간 분들에게나 펜탁스 향수를 불러올만한 것 이외에는 득이 있을지요?
    K-01 보면 e 마운트로 나올 펜탁스 미러리스도 답이 나옵니다. e 마운트 미러리스는 내놓는 건 가만히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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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yA☆ 2017/07/19 15:11

    니콘이랑 공통 마운트 만드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써놓고나니 이쪽이 더 현실적으로 보이는데..
    E 마운트 내놓는건 소니 마운트 같이 쓰자는거죠. 소니쪽 사람들 이리도 좀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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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픽셀블라드 2017/07/19 15:13

    니콘 - 리코 연합으로 마이크로포서드처럼 제작한다는 말씀이시죠?
    아시겠지만 그렇게 되면 두 브랜드 중에서 기계 더 좋은 쪽으로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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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yA☆ 2017/07/19 15:16

    하긴 파나에게 밀린 올림푸스짝 날 수 있겠군요. ㅎㅎ.. 대체 뭘 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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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픽셀블라드 2017/07/19 15:12

    미놀타도 파워줌렌즈 이런거 만들었습니다. 결국 둘 다 쫄딱 망했죠.
    그런데 카메라에 전자장비가 하나둘 들어갈 때 부터 이미 미놀타 > 펜탁스였지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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