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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차이



누군가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났습니다.

강제징병으로 군에 갔고,
어설픈 징병검사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징병자원 부족으로 부적합 대상마저 강제로 끌고간 상황이었죠.


그러다 다쳤습니다.
하지만 군은 의사를 바로 보여주지 않았으며,
서류니 뭐니 하면서 2일간 잡아놓고 사회로 보냈죠.


그러나 모든 입증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실제로 7년가량 외출조차 어려운 몸이 됐는데도
보건복지부는 장애등급 판정을 내려주지 않으며,

보훈처는 온갖 서류와 진단서, 1년 가량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실제 아무런 소득이 없는 상태로 7년이 지났지만
65세 노부가 18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이유로 아무런 복지혜택이 없습니다.
가정의 집, 가정의 재산이 없어도 단지 3인가족의 1인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말이죠.


언론은 외면합니다.
가장 진보적인 언론마저도 워낙 흔한 사건이고, 국민적 관심이 없다고 외면합니다.


구청/주민센터의 상담을 해봐도 '자신들의 능력 밖이다'라는 대답만 돌아오고,
구 정신보건센터나 자살예방전화 등도
인력은 부족한데 환자가 너무 많아서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냥...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곧 환자가 되겠죠.

군 인권센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현역에게 일어난 사건만 해도 일손이 모자라다고 하네요.



그렇게 7년을 노부의 등골 빼먹으면서 병원비, 서류 준비하고...
가정은 점차 황폐화 되고...

20대의 시간은 전부 병을 앓으며 지나갔고,
이 병이 나아지는것도 아니고 점점 먹는 약은 늘어나고,
국가는 억울하면 재판을 걸으라는데 증언부터 증거까지 전부 끌려간 개인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


돈은 둘째치고 당시 군의관과 군인들에게 증언을 부탁해서 재판을 한다라...

그것도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전문적으로 방어하는 공무원을 상대로 말이죠.
건강, 재산, 가능성, 모든걸 잃은 개인이 말이죠.



죽지 못해서 사는거죠.

가끔은 차라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 나도 편안하게 목숨을 끊을텐데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허용된건 그냥 인터넷 공간에서 하소연이나 하는 것이죠.

그마저도 못마땅한지
군마드, 적폐, 분탕종자, 알바, 국정원으로 몰립니다.

누군가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희망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망일 수도 있다는 상대적 관점을 왜 이해하지 못할까요?

심지어는 문통이 들어줄거 같으니까 더 나댄다는 소리도...ㅋㅋ


여성 일자리 창출 좋죠.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도 좋고요.
여성가산점, 여성할당제, 페미니스트 대통령, 다 좋다 이거에요.

근데 나부터가 사람 대접을 못받는데,
내가 길 가다가 넘어져서 다친것도 아니고
병역의 의무로 끌려가서 병신이 됐는데도 사람대접을 안해주는데

옆에서는 여성혐오TF니 모병제니 입바른 소리 하면 위선으로 느껴지는게 당연한거 아닐까요?



누군가 말하길
'사회 문제에 있어서 급진적 변화는 어렵다. 천천히 기다려봐라'고 하는데..

모 게시판 유저들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과 같다면,
이명박근혜 정권이 끝나고, 이제는 더 나아질거란 희망이 있다면 기다리는게 즐겁겠죠.

희망이 있으면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내니까요.


근데 그 방향성 자체가 어긋나있고,
인권, 평등, 공정, 이런 모든 가치에서 본인만 배제된 사람은요?

당장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아예 '일자리' 자체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요?

그런 희망이 없는 사람 눈에는 여성할당, 여성 양질의 일자리, 이딴게 나오는데
정작 자신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어요.

그 끝에 절망만 있는거에요.

절망이 기다리는데 더 기다려보라는 말,
여성문제에는 기다려보라는 한마디 못하면서,
실제 급박하고 희생한 남성의 문제에만 그렇게 말하는 것...


그건 끔찍하고 잔인한 고문입니다.



댓글
  • 취발이_ 2017/07/15 19:32

    이젠 뭐 메갈과 같은 진보꼰대들 꼬라지 보고 있으면 그냥 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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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고등어 2017/07/15 23:36

    후배님... 이부터 악뭅시다. 그래서 후배님 같은 이가 더이상 없도록 우리 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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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deChicken 2017/07/15 23:58

    남자들이야말로 '운이 좋아서 살아나온'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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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러리 2017/07/16 00:06

    귓등으로도 안 들어요
    일부러 모른 척 하겠죠
    그러면서 착한 척은 다 떨고요
    이젠 다 포기했어요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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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의휴일 2017/07/16 00:14

    가끔 저들을 보면 양 극단은 닮았다는 말이 얼마나 옳은지 실감하게 됩니다.
    진정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소통은 없고 타인을 단지 '우리 이니'에게 찬사를 보내는가 아닌가로 결정하는 괴물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도대체 한국에서 남성이 국가의 부품이 아닌, 하나의 실존하는 인격체로 존중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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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밀렵꾼 2017/07/16 00:22

    저도 군대에서 장애를 얻어 나왔어요.
    전공으로 교수님께 타대학 석사 진학을 권유받았었는데
    군대때문에 미래가 그냥 없어졌네요.
    저 역시 국가는 아무런 책임도, 보상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인생을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는 삶에 의욕도 없고 죽을 날짜만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 나라는 우리 인생을 갈아넣어 돌리면서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은 이미 망했지만 부디 아직 군대에 안간, 운좋게 몸 멀쩡히 군생활 하고 있는 아이들만이라도 살려보겠다고 발악하는데
    주옥같은 '남자가 조금 손해보는 부분' 따위의 망발이나 쳐듣고 있지요.
    한국에서 페미니스트? 양심도 없는 짐승만도 못한 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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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맛나는세상 2017/07/16 00:55

    저는 다행히 정상으로 제대 했지만 이런 저런 상황은 많이 봤고 들어서 이렇게 글이라도 씁니다.
    그런데 이런건 군마드 군메갈이라네요
    맘 같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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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dy_Tomato 2017/07/16 02:19

    20대 후반을 달리는 남성으로서 친구들과 술한잔 하다. 팍 하고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과장 하나 섞지않고  친구들의 '최소 절반 이상'은 군대에서 평생 후유증이 남는 질병이나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골절은 기본으로 인대 파열, 눈부심, 청각 이상 심하게는 생명이 위독한 질병 등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갖고 나옵니다.
    보상은? 받은친구 하나 없더군요... 신청해도 다 기각(?)되구요. 진짜 슬픈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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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rman 2017/07/16 02:24

    대한민국은 젊은이들의 청춘을 빌려서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다.이제 우리가 대한민국에게 말하고 싶다."빌렸으면 갚아라! 이 장기 채무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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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라질년이 2017/07/16 02:37

    그래서 군대가는 동기나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죠.
    "몸 건강히 다녀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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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장원숭이 2017/07/16 02:38

    저도 군대서 발목부상 얻어나왔네요ㅋㅋ
    매일 아파서 만성이라 고통을 자각도 못하게 되었네요..
    힘내세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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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1 2017/07/16 02:38

    몸을 그렇게 혹사시키는데 어디 탈하나 안나는게 이상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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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고래Oo。 2017/07/16 03:23

    저랑 비슷하네요....
    전 부사관을 목적으로 군사학과를나와 부사관으로 입대했지만 가슴에 통증으로인해 기절한 후 깨어나니 성게2개마크 다신분이 심장 멈췄던거 아냐면서 귀가조치를 내리더군요.... 그 뒤로 해군사병으로도 지원해서 입대했지만 3살때 앓던 뇌수막염을 물고늘어지며 저를 귀가조치시켰네요
    반 포기상태로 육군일반사병으로 입대했지만 거기서도 가슴통증으로인한 기절로 귀가조치 2번.... 겨우 4급판정받고 1달 훈련받고 정부기관에서 복무하는걸 뭐라고하더라.... 하여간 그거하는데 거기서도 가슴통증으로인한 기절로 귀가조치 2번, 그래서 중구청에서 먼저 복무를하고 훈련을 나중에 하는걸 했는데 이마저도 일주일도 안돼서 발병일어나 총 5~6년 만에 면제를 받게 됐네요
    문제는 4번째 입대하고선 기절하고 깨어난 뒤부터 지금까지 왼쪽다리에 힘이 들어가질않아 제대로 걷질 못하고있는 상황입니다
    대학병원에서 검사 할 수 있는건 다 해봤지만 이상은 나오질않고 이상이 나오질않으니 병명을 내려줄 수 없다고하지 병명이 없으니 지원을 받지도 못하지.....
    30살 되기전에는 동사무소에 문의했더니 30살넘으면 지원 좀 해줄것처럼 얘기하더니 30살넘은 현시점에서는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거 하나로 혜택 받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고 아버지는 연세가 70이 넘으셔서 겨우 개인택시끌고 하루에 12시간이상 일하시는데 그마저도 노인들 택시 줄인다고 정부에서 그러고있으니 아버지는 더 정정긍긍이셔서 저를 닥달하시네요
    겨우겨우 미술치료상담사 자격증은 따놨지만 그거만으로는 어디 취직도 안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야한다는데.... 교수님들 말씀 들어보니 사회복지사를 따면 봉급이 현저히 줄어든다고하더군요... 다들 아시다시피 사회복지사쪽 월급이나 그런게 현저히 적다는건 아시는분들은 아실겁니다....
    결국 33살되도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다가 이번에 외삼촌(외삼촌도 장애를 갖고있어서 그걸로 지원을 받는 중이신데 그 지원금 모아둔걸로 이번에 제 병원비를 대주심)의 힘으로 삼성의료원에서 검사를받았는데 가성간질이라는 병명을 받긴했습니다. 근데 이 별이 몸에 이상이 있어서가아니라 스트레스성 장애라 정신과적인 질환인데 지금 제 상황이 스트레스를 안받을래야 안받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남의 글에 주저리주저리 너무 길게 말한듯하네요
    신문고에 문의를해도 군에서 훈련받다가 그렇게된게 아니니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하고. 우리 부모님은 일단 입대하기전에는 말짱해서 입대했으니 군책임아니냐 너가 더 쫓아다니며 두드려보질 않으니 안되는거다
    참 힘드네요.....
    한달 전에 민주당사무실 찾아가서 제 상황을 말했는데 열심히 수첩에 적으면서 얘기 들어주시고 연락 준다고 하셨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방법이 없나봅니다. 그래도 새누리당보단 낫네요ㅋㅋㅋㅋ 거긴 전화해서 말했더니 도움 줄 수 있는 법안이 없다고 종교단체를 알아보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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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JC 2017/07/16 04:00

    성평등을 하자면서 남성에게만 가혹해지는 사회. 페미의 젠더 어젠다 독점과 그에 동조하는 진보꼰대 세력. 그리고 여성할당제를 만들고 안티 페미는 조져버리겠다는 여가부 장관 왈.. 페미권력에 이득본 이른바 진보꼰대 기득권 남성들이 여성계에 대한 부채를 어떻게든 갚아야 하는데 자기 권력 내려놓을 생각은 없으니 모조리 2030을 핍박하여 피를 말릴 생각인겁니다. '어, 나도 페미니스트니까 내가 남자로서 부당하게 이득본 빚은 갚을게, 근데 내가 갚는건 아니고 저기 아래에 있는 젊은애들 좀 쥐어짜봐. 쟤들도 남자잖아' 하는 상황인거죠. 절망적인 것은 페미대통령을 표방하며 페미권력에 큰손 벌린 문대통령 역시 그런 부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 이 나라에 2030남성을 위한 정부는 없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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