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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아 11년동안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냥이 카페에도 올린글이지만 동국이덕에 베오베도 몇번 간적있는지라 오유 동게님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서요ㅜㅜ
어제 저희 고양이가 12살의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가족들과 안락사를 결정하기까지 사실 며칠만 좀더 보살펴  주고 못다한 애정표현도 더 해주고 싶었는데 (사실 전 마지막을 자연사로 보내주고픈 마음도 있었어요..) 물도 먹지도 못해 뼈밖에 안남고 황달까지 온 아이에게 그건 저만의  이기적인 생각이뿐이라고 결론지어 결국 어제 저녁  병원에 데려가 안락사 주사를 맞혔네요..
동국이는 제가 철없는 고등학생때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서 입양해간 1살짜리 남자아이였어요. 그러고 7살때인 2012년에 신부전증 3기 판정을 받고 중간중간 고비가 왔지만 제 나름데로 열심히 케어해서 컨디션은 잘유지하고 있었어요.
  나름데로라.. 저는 동국이를 키우는 내내 학생신분이라 사실 적극적인 치료는 못해줬어요. 피검사 비용도 부담스러워서 검사는 몇달씩 더 미루고 하루에 두번 먹이는 약도 6년중에 1년은 못먹였던 적도 있었구요,  그러는 동안 동국이의 신장은 점점더 손상돼 갔겠죠.
근데 가는 병원마다 동국이한테 하는 얘기가요, 이렇게 순하고 착한 고양이는 정말 드물대요.
동국이는 사람한테 하학질한번 한적 없고 겁쟁이에다가 그러면서 질투심도 많은 애교쟁이 순딩냥이었거든요.
집에 있으면 제가 뭘하든지 항상 제 곁에 있는 아이었어요.
  제가 뭘하든지 지켜보고 있고요, 말도 잘걸어줬어요. 만져주면 골골이랑 박치기로 보답하구요. 한밤중에는 맘마달라고 제 귀에다 소리도 치고, 실같은거  좋아하는데신 제 머리카락 가지고 장난치고..구부리기만하면 등에 올라타서 골골거리고..
제 냥이었지만 정말로 천사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역으로 아픈아이에게 원망도 했어요. 왜 동국이만 이렇게 아픈건지,  한없이 건강하지만 사람에겐 새침한 둘째에 비해서 동국이는 오직 처방사료외에는 간식도 다른 냥이음식은 입에도 안대는 특이식성에다가 설령 츄르냄새에 관심보여  손톱만큼 먹었다해도 다 게워내는 약한 아이었어요. 근데 성격은 저밖에 모르는 집사바라기고..
그렇기에 마지막 몇달동안 제가 시험준비한단 핑계로 잘 못챙겨준게 너무 미안해요. 너무 무신경했어요. 이렇게 빨리갈줄 몰랐었거든요. '언니가 돈벌면 동국이 하고 싶은거 다해줄게' 맨날 이소리만 했지 이별의 순간까지 저는 동국이한테 좋은 장난감도, 영양제 하나도 제대로 챙겨주질 못했는데..
가족들과 의사쌤은 충분히 사랑받고 떠난거니까 괜찮다. 이만큼 한거면 잘한거다라고 말하는데
저는요  저보다 더 능력있고 좋은 주인을 만났더라면 동국이는 더 사랑받으면서 오래살았을거라 생각해요.
참 한심하게도 평소처럼  지내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마지막 떠나는 순간이 계속 생각나서.. 떠나기 직전 큰한숨 쉴때까지 귓속에 대고 언니가 사랑해 미안해 속삭여 줬었요. 동국이가 그 말 들으며 고양이별로 잘가길 빌었는데.. 병원 나오는길에 엄마랑 언니 우는 와중에 저는 대성통곡하고 있구 ..
남은 둘째에게 못다한 사랑다주고 앞으로는 냥이든 머든 안키우려구요.  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로망으로 키우기시작한게 참 후회와 슬픔으로 가득찬 결말을 맺은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신장병을 앓고있는 다른 냥이들과 그 집사님들 응원할게요
행복한 주말보내세요ㅜㅜ
댓글
  • 삼겹살이8000냥 2017/07/08 19:53

    동국아 다시 만날 때까지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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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딥꽁꽁 2017/07/08 20:50

    좋은곳으로가렴..동국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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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블리비언 2017/07/08 22:25

    동국아 거기서 친구들이랑 재미나게 놀다가
    집사님 올때엔 뻔뜩 알아보고 집사님 마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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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꼬랑내♥ 2017/07/08 22:27

    저희 강쥐도 만성신부전 진단받은지 한달가까이 되었어요.신부전이 무서운 병이더라구요..ㅜㅜ남일같지않아 저도 눈물이나네요..동국이가 고양이별에서도 행복하길 빕니다..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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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강산바다 2017/07/08 22:35


    동국아! 우리 멍뭉이 만나면 친하게 지내길 바래~ 다른 동물친구들 만난 적이 별로 없어서 멋쩍어 할 수도 있는데 되게 순박하고 착한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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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시콩씨 2017/07/08 22:39

    동국이는 동국이언니가  마음고생한거 미안한 마음 다 알아요
    그래서 그마음까지 받아 행복할꺼에요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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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밀리에 2017/07/08 23:15

    우리 동국이는 한없이 착하기만 해서
    언니가 슬퍼하기만 하면 너무 가슴아파 할 것 같아요~ 가끔씩 고양이 별에서 집으로 놀러와 언니 옆에서 골골송도 부르고 둘째 옆에서 잠도 푹 자고 할테니 충분히 슬퍼하신 후에 얼른 기운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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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ndo 2017/07/08 23:18

    제게 남동생이 있었다면 동국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국이를 제 친동생, 우리 애기라고 여기며 서로 보듬어주고 사랑주고 제 젊은날을 이 아이와 함께해서 너무 고맙고 기뻤어요.
    오늘 집에 있는데 동국이가 아직도 집구석 어딘가에
    있는거 같았어요. 어딘가에서 자고있는거 같아 괴로워서 카페로 나왔네요ㅜㅜ 그러는 와중에 장례업체에서 애기 이제 화장들어간다고 연락이 왔네요..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시간이 약이겠죠? 슬픔의 시간이 흐르면 슬픔은 그리움으로 바뀌고 저는 평생 동국이를 가슴에 묻어두며 살아갈거 같아요. 우리 동국이 너무 보고싶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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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ndo 2017/07/08 23:26

    그래도 댓글들 보며 많은 위로 받고 있습니다. ㅜㅜ
    저도 동국이가 고양이별에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고 있을거라고 믿고 있어요. 나중에 다시 만나면 꼬옥 안아준담에 많이 기다렸냐고, 엄청 보고싶었다고 쓰담쓰담 해줄거예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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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찬씨불탱 2017/07/09 00:17

    에고...토닥토닥..
    마음이 참 그렇네요.
    얼마나 좋은 집사였으면, 동국이가 아프고 예민할 때에도 집사바라기였을까 싶어요. 시험준비하느라 많이 돌봐주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조금이나마 덜 수 있으면 좋겠어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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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찮음 2017/07/09 00:23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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