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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오이 모종 줬더니 오해를 사고 있네요

일단 제 잘못인 듯 싶기는 하고요.
도시에 와서 텃밭에 시골에서 가져온 오이와 호박 씨를 뿌려 둔 게
많이 발아되었고 여기 텃밭은 너무 작아서 오이 모종 10개 정도
이웃 분에게 드리고 싶어서 먼저 보여드리고 의사를 물어봤는 데
달라고 하셨더랬죠.
다만 그 분이 직접 모종을 캐가겠다고 하셨는 데 그 날은 제가
어디 가야해서 나중에 드리겠다고 했었습니다.
그 뒤로 날이 계속 너무 뜨거워서 3-4일 정도 그냥 두었다가 비가
좀 내리고 그 다음 날에 제가 그냥 캐놓았다가 드렸습니다.
여기 텃밭이 그냥 블록 쌓고 흙을 가져다 채워넣은 건데 흙이 모래처럼
생겨서 조심해서 캐도 흙이 다 떨어져 나가버리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모종을 드렸는 데 흙이 붙어 있지 않으니 제가
캐지 않고 뽑은 건 줄 아시더군요.
그 분은 자신이 직접 캤으면 흙이 붙어 있도록 조심해서 캤을텐데
이렇게 흙이 없으면 다 죽는다면서 그래도 받으셨어요.
저는 텃밭 흙이 모래처럼 다 떨어진다고 말씀드려야 했는 데 그걸 굳이
말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머리를 다쳐서 감정도 무디고 다른 사람 생각을 일일이
바로 바로 알아채서 대응을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 일이 떠올라서 "아, 그 때 그랬구나" 하게되고요.
저는 제 경험 상 4-5일 정도 물 좀 주면 안 죽으니 그렇게 하시라고만 했습니다.
헌데 어제 그 분이 동네 다른 분들과 대문 앞에서 마늘 손질하시면서 계시다가
제가 샘물 뜨러 갔다오면서 인사를 하니 다른 분들 앞에서 그렇게 말하시는 걸
들었어요.
"저 아저씨가 오이 모종을 뽑아서 주는 바람에..."
저는 거기까지 듣고 그냥 대문 잠그고 들어왔습니다.
이게 제가 또 문제인 건데 감정이 무디다보니 그 분 말씀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들어와버렸던 거죠.
그 때라도 사실대로 말씀 드려야 오해를 풀었을텐데 말이죠.
아무튼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이 동네 사람들이나 가족에게는 제가 오이 모종을
자신이 직접 캐가겠다는 걸 들어주지 않고 제가 집접 아무렇게나 뽑아주는 바람에
오이 모종이 다 죽었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고 다니신 듯한 추측을 하네요.
어릴 때 머리를 다친 게 살면서 사람을 대할 때 많이 어려움을 겪게되는 원인이 되는 것
같아 제 스스로 안타까워요.
제 의도가 아닌데 사람들이 저를 많이 원망하거나 오해를 하게 될정도로 제가 사람을
대할 때 보통 사람들처럼 대하지 못하니...
이러니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눈치가 없고 무뎌서 요즘말로 고구마처럼 느낄 듯...
그나저나 저는 좋은 생각으로 오이모종 드렸던 건데 괜히 긁어부스럼만 만든 것 같네요.
안 그래도 제가 그런 측면이 있어서 괜히 어디가서 오지랖을 피지 않고 조용히 살려고
하는 데 그러면 또 그렇다고 비난받고...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댓글
  • Lunker™ 2017/07/03 08:10

    죄송한데 감정이 무딘게 아니라 인지나 상황대처가 느리신거..... 어쨌든 갑갑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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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13

    감정 자체도 무딥니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걸 못 느끼는 것도 있고요.
    인지나 상황대처는 확실히 느립니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바로 알아채고 대응을 못하는 편이죠.
    일상적인 대화일 때...
    다만 업무쪽은 안 그렇습니다. 업무쪽은 딱 거기에 집중하니 바로바로 알아채고 제대로 대응하죠.
    생각해보니 제가 머리 속으로 항상 생각에 잠겨 있어서 그런 듯도 하네요.
    업무를 하지 않을 때면 제 머리 속에는 이런 저런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제게 말하는 거에 대해 집중을 하지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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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22

    일상적인 대화일 때 제가 다른 사람 말에 집중을 못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거기에 대해 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해 즉시 즉시 대응을 못하는 것도 있는 듯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어떤 말을 하면 거기에 대해 직감적으로 기분이 좋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화가난다거나 하는 감정을 느껴서 즉시 즉시 대응하는 데 저는 그런걸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니 굳이 대응할 생각을 못해서 오해를 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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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37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는 고등학교까지 시골서 자란데다가 어릴 때부터 머리 깨져서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나머지공부하고 그 이후에도 몸이 약하고 그래서 거의 외톨이로 자라다시피 했어요.
    시골이라서 왕따까지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저 혼자 자연을 친구 삼아서 관찰하고 온갖 상상을 하면서 자랐죠. 그러니 사람들을 대할 시간이 아무래도 적었고요. 지금도 사람들보다는 자연이 더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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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cm-18cm 2017/07/03 08:28

    감정은 무디지만 소심하신가 봅니다..
    그냥 주변 신경쓰지 마세요~ 나쁜사람으로 보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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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34

    소심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제 자신도 그걸 느끼기도 하고요.
    문제는 제가 타지에서 혼자 살다보니 이런 오해가 쌓이면서 제가 심하게 공격을 당합니다.
    제가 시골에 집을 사놓고 1년 6개월정도 살다가 그 동네 주민들이 욕하고 동네서 나가라고 해서
    도시 와서 살고 있어요. 그 동네 주민들이 제 생활이나 행동을 하나하나 문제 삼아서 그렇게 한 거고요.
    어쨌든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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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모퉁이[대성] 2017/07/03 08:38

    이런 저런거 다 신경스면 본인만 스트레스에용
    악의가 있었던건 아니니...상관없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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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진블루 2017/07/03 08:39

    감정이 무디신게 문제가 아니라,
    호의를 보이니 둘리 뺨따귀 때리고 있는 이웃 아주매미 거참 네가지 없네요 ;;
    돈주고 받은것도 아니고,
    그래도 이웃이라고 챙겨준다고 준거를 가지고 뒷담을 허고 있네 ;;
    이웃사촌간에 가는정을 보였으면 최소한 뭐하나라도 오는정이 있어야지..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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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44

    어차피 이 동네에서는 제가 외지인인데요.
    제가 이사온 후로 제가 먼저 인사를 하고 지냅니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시골 살 때도 그랬지만 그렇게 살아도 저한테 먼저 인사하는
    분들은 거의 손을 꼽아요.
    가는정 오는 정 그런거 바라면 지나친 욕심이고 제발 오해나 풀고
    제 선의를 있는 그대로 느껴주셨으면 더 바랄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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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금산 2017/07/03 08:39

    "저 아저씨가 오이 모종을 뽑아서 주는 바람에..."
    4~5일 정도 물줘서 살렸어~
    덕분에 맛있게 먹었어~
    라고 했을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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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41

    ㅎㅎㅎ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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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인크래프트 2017/07/03 08:43

    저도 같은 생각...
    자신만의 상상으로 상대를 단정하는 건 안 좋은데..
    혼자 의지만으로 해결하긴 힘들것 같고 전문가 상담해보면 좀 후련하고 대책을 찾으실 수 있을거란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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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지와사랑z 2017/07/03 08:43

    머리 다친거완 상관 없는 듯 하고..대인관계에 수다도 떨면서 편해지시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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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47

    예, 그럴 것 같기는 하네요. 제가 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낚시하는 분들이나 사진 찍는 분들을 만나면 서로 관심사나 그런 게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데 집주변 분들과는 그런 게 좀 어려운 편입니다. 그분들과는 관심사도 다르고 생활 자체도 다르고 해서요. 노력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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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두근세근 2017/07/03 08:43

    줘도 지랄.. 하여간 요새 시골사람들 왜저러는지 사회화가 뒤쳐진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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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만딱 2017/07/03 08:47

    근데 아직 뒷말은 모르는 거지 않습니까?
    주변사람을 욕하거나 뭐라 할필요 까지는 없는듯 합니다
    조금더 주변사람들 에게 자신을 나타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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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드코어 2017/07/03 08:48

    글과 댓글들을 읽어보니 여러면에서 위축된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처럼 작은 것부터 어떤 일련의 사건에 대한 as(?) 개념으로
    타자에게 다시 한번 다가가서 대응해보세요~
    "지난번 오이 모종드린건 어떻게 잘 자라고 있나요?
    사실 제가 키우는 땅이 모래가 많아서~~(이런저런 비하인드 공유)"
    좀 구차하고 뻘쭘하기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는 단계가 있어야
    조영~님 스스로도 한결 답답함을 풀면서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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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 2017/07/03 08:52

    맞는 말씀인데 이게 참 애매해요.
    시골 살 때도 제 생각은 마을 사람들 일에 관여하기 싫어서 좋게 말해서 마을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찾아오거나 제게 채소같은 거 주실 때만 응대를 하고 그외에는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오해가 깊어진 듯하고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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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D3]키작은소년 2017/07/03 08:53

    줘도 지랄하네여...그걸 굳이 다른 이웃주민에게 말해야되나???미친년아니고선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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