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빚 갚기 시작한지 2년만에 이제서야 월세집 하나 얻었습니다

형님들 친구님들 동생님들 월간게임피아입니다
건강히 잘 계셨는지요
낮에는 글을 쓸 시간이 도저히 없고 밤에는 자느라 정신이 없구요
이렇게라도 일 마치고 들어와서 잠깐 시간될때 소식 올리고 싶었습니다
2년전 2020년 8월 첫째주 부터 배달 오토바이 타고 빚 갚기 시작해서
딱 2년 됐습니다 원금과 은행이자 포함해서 지난달부로 다 갚았습니다
서른여덟 먹고 자산 0원인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얼마나 홀가분하고 좋은지 모릅니다
며칠전부터 하루종일 타고다니는 제 애마 3.5톤 트럭이
후진할때 끽끽 소리가 미세하게 나길래 대전갔다가 얼른
조치원에 있는 공업사 들어가서 차 점검 했습니다
엔진과 뒷축의 동력을 연결해주는 샤프트에 들어가 있는
십자베어링이 녹슬어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어떻게 알고 바로 왔냐고 하시더군요
이런상태로 계속 타면 저 샤프트가 통째로 끊어져 버린다고 합니다
트럭은 승용차 처럼 어디 고장이 나거나 부품 교환하려면
당일날 되는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 초에 공업사 지날때 나중을 위해서 뇌물을 좀 드렸는데(소주 한짝)
감사하게도 오늘 깔끔하게 그자리에서 고쳐주셔서 속이다 시원합니다
2년전 서울에서 찜질방을 옮겨다니면서 배달오토바이를 타다
간신히 고시원 하나 얻었고 그 뒤로 정말 작은 원룸 하나 들어가서 살다가
오늘에서야 조금 집다운 집을 월세로 얻었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더이상 공용 세탁기며 전자레인지 냉장고 눈치보며 안 써도 되는게 행복합니다 그냥
잠시후에 청량리 도매시장에서 과일 상차해서
천안 아산 대전 전주 익산 부안 김제 정읍 납품하고요
그동안 살던 아산 원룸 들려서 짐 싣고 새집으로 가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살던 짐이라고 해봐야 과일박스 다섯 개가 전부더군요
다 마치고 나면 오늘도 해뜨면 잠을 잘거 같습니다
하고싶은 말도 많고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도 참 많습니다
이제 시간 여유가 되면 하나씩 편하게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하라는 말씀들 정말 많이 해주셨는데
저는 유튜브는 커녕 자게에 글 하나 올릴 시간도 없습니다
잠깐 유튜브 검색해보니까 빚 갚는 컨텐츠(?)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던데.. 음 진짜 빚을 갚아본 입장에선 유튜브까지 할
엄두를 못 내는데 그분들이 그저 대단하게 보일 뿐입니다
며칠 후
짐도 정리하고 머리도 좀 단정하게 깎고
목욕탕 가서 때도 박박 밀구요
멀쩡한 모습으로 옷 갖춰입고
자게에 배달일기 마지막 글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형님 친구님 동생님들
부족한 사람 2년 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숨쉬고 살았고
끈 놓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다시 오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