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속항행 기술을 가진 외계종족의 지구침공

가지 않은 길이라는 단편 sf 소설이 있다.

동명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이 소설은

여느 흔해빠진 sf소설처럼

초광속항행 기술을 가진 전쟁광 외계인들이 

잇따라 행성들을 정복하다 마침내는 지구를 침공한다는 전개지만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이 외계인들이 테디베어처럼 생겨먹었다는거고

다른 하나는 초광속항행 기술을 제외한 문명 수준이

화승총과 검을 쓰는 콩키스타도르 정도였다는건데

태양계에서 자신들이 쓰는 초광속항행 기술이 사용된 

흔적이 없다는 걸 확인한 이 외계인들은

초광속항행기술 없음=화약조차 모르는 원시적 문명=개조빱

이 공식을 철석같이 믿은 채 소풍나온 기분으로

2030년대의 지구 곳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침공했고

매우 당연하게도 개털렸다.

화승총이랑 검을 들고 탱크랑 기관총이랑 돌격소총에 개겼으니 뭐....

그리고 당시 인구과밀과 자원고갈로 인해

3차 세계대전으로 공멸 직전이었던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의 기술을 분석해 보니 초광속항행 기술이 엄청 간단해서 

인류사 언제든지 튀어나올수있던 기술이었다는걸 알게 된다.

단지 그 기술을 못 찾은 결과 인류는 지구에서만 부대끼느라

테크가 미친듯이 올라간 것.

그렇게 자원고갈과 인구과밀로 멸망하기 직전이었던 테크괴물 인류가

우주로 뻗어나갈 기술과 명분까지 생겼다는 걸 깨달은

생존자 포로 외계인들이 전율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그러게 정찰을 잘 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