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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기 참 잔인한 영화.... "노무현 입니다"

새벽 1시
혼자서 영화관을 찾았다.
 
“노무현 입니다”
 
평일 늦은 밤이어서인지
몇 명의 사람만이 숨죽이며 큰 화면을 응시하는데...
 
잔인하다.
눈물과 그리움을 교차시키는 다큐라니...
 
화면에 나오는 노무현의 얼굴에 울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대화에 울고
감동적이었던 순간의 교차점에서 울고..
 
잔인하다.
격정의 순간과 감동의 순간 끝에 취임식이 보이고,
아뿔싸.. 곧 이은 영결식...
 
감독의 의도는 분명해보인다.
그때의 감동과 격정의 순간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기억하게 하고선
우리를 일순간 절벽아래로 떨어지게 하는 감정이입의 효과를 노린 것.
 
잔인하다.
순간.. 그때까지 간헐적으로 흘리던 그리움과 슬픔의 눈물이
일순간 얼어붙게 만들어 버리는..
어떻게 표현할까.. 그 밀려드는 죄책감과 미안함...
 
어쩌면 이렇게..
어쩌면 이렇게 취임식의 차량행렬을.. 순식간에 노란물결의 가운데를 느릿느릿 지나가는 운구행렬로 스위치 시킬수 있는가 말이다...
어떻게 표현할까... 그 밀려오는 그리움과 슬픔을...
 
...
 
과거의 영상과 관련인들의 인터뷰만으로
이렇게나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영화.
 
눈물의 장면은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각인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술을 즐기는지를 뒤늦게 알게된 조기숙 교수가
다시 술을 들고갈 기회가 없음을 얘기할 때,
이미 그녀의 눈물과 나의 눈물은 교차할 수밖에 없었고
 
비오는 장례식날 몇 키로 늘어선 느릿느릿한 조문행렬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울지 않을수가 없었다.
 
말을 잇지 못하는 안희정과 문재인의 충혈된 눈을 보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마르질 않고..
 
감시를 목적으로 시작된 오래된 정보원이 마지막 노무현의 뒤를 지키지 못함을 자책할 때 우리는 같이 통곡할수 밖에 없다...
 
“노무현입니다”
 
엔딩...
카메라가 노무현의 뒤를 따라가고
혼자서 어색함을 없애려 콧노래 부르며
뜨문뜨문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두손을 벌리고서..
 
“저.. 노무현입니다...”
 
그의 겅중겅중한 걸음걸이와 뒷모습에서
와락 또다시 울음을 흘렸다...
 
잔인한 영화...
 
앞으로도 몇 번 더 볼 기회가 있겠지만
혼자서는 절대 보지 않으련다...
내 눈물과 기억의 회귀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면 말이다..
댓글
  • 이마음 2017/05/30 12:21

    저는 조조로 방금 혼자보고나왔습니다..
    새벽에 많이 슬펐겠습니다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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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암 2017/06/03 22:20

    진짜 잔인하더군요 대통이 되고 나서 바로 다음 장면이 운구행렬이 딱! 그리고 나서 문재인 대통이 딱! 그리고 다시 운구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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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생 2017/06/03 22:30

    정말 영화관에서 그냥 눈물이 나는게 아니라 숨결이 떨리면서 운건 처음이었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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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쿠대마왕 2017/06/03 22:39

    말 참으로 잘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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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지지 2017/06/04 00:16

    내일 갈까.. 말까.. 고민중에 있는데..
    나이먹고 눈뻘게서 나오는것도 고민이고..
    변호인 볼때도 참다 참다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에 참지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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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타락 2017/06/04 00:42

    저번주 일요일 인천논현에서 조조로 홀로 보고왔어요
    와이프가 옆에 있는데 울고싶진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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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드베어 2017/06/04 00:47

    정말...조기숙 교수 양주 이야기 끝나자 마자 팍 터지는데,
    그전까진 가장 멀쩡하게 인터뷰 하셨던 터라 너무 순식간에 감정이 확 전달되버리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마음의 대비라도 하면서 봤는데 조기숙 교수님 울음 터질때 저도 와르르 무너지면서 울음보가 터져버리더라구요ㅠㅠ
    손수건 하나로 부족했던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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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결핍 2017/06/04 00:47

    정말 많이 울었어요..
    죄송함.. 그리움.. 수많은 감정들이 한번에 다 몰려와서.. 정말 보는내내 울었어요.. 옆에 누가있든 없든 눈치안보고 울어지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그를 좀더 알게된거같아 좋았어요.. 그립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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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라레스 2017/06/04 00:48

    감독이 영상편집의 달인
    상업영화 만들면 장난아닐꺼 같아요
    감독의 역량은 영상촬영을 잘 지휘하는
    명감독도 있지만
    영상편집 역량으로도 명감독에
    오를수 있겠구나 싶다는 확신이 들었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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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운의아이콘 2017/06/04 00:50

    저도 오늘 조조로 와이프랑 같이 보고왔습니다.
    보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네요.
    하필 경선이 있던 2002년에는 제가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었을 때라 국내 정치상황을 잘 몰랐는데 이제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했음에 새삼 감사의 마음을 느꼈네요.
    보고 나서도 친한 친구들 단톡방에도 꼭 보라고 추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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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환자부인 2017/06/04 00:54

    글만 읽어도 또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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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구살구해 2017/06/04 00:54

    전 친구랑 보고 남편데리고 가서 한번 더 봤어요ㅠㅠ 두번째는 아예 두루마리 휴지 하나 들고 준비된 자세로 관람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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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리햐 2017/06/04 00:58

    대통령님 연설하실때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라고 외치던 음성이 영화보고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자꾸 생각나요.
    도와드리지 못한거같아서 자꾸 죄송하고그러네요.. ㅠㅠㅠ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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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에이브이vy 2017/06/04 01:06

    이제 그만 울고 싶은데....
    놔주지 않으시네요
    노대통령님과
    문대통령님도 같은 심정이지않을까요.
    힘들어서 관두고 싶은데 관둘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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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팅백단 2017/06/04 01:07

    저도 오늘 보고 왔습니다
    영화 끝나고 자막 올라갈때
    몸이 떨면서 울었습니다
    관객들 다 나가는데 운다고
    일어 날수가 없었습니다
    이나이 들어 이리 심하게 흐느껴
    몸을 떨면서 울어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제따라 본인왈 여러번 선거운동을
    돕고 자원봉사했지만
    그리운것보다 살아 계실때 제대로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리지 안했다는게
    너무 죄스럽고 죄책감과 후회에
    눈물을 도져히 견딜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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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얌2 2017/06/04 02:09

    비오는 날, 모두 느린 행렬에서 비맞기를 자처하더라.
    노약자, 어린이 먼저 헌화하고 가라했으나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그걸 배려라 생각했던 관계자는 국민앞에 부끄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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