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모모이의 번호로 모모톡이 도착했다. 신작 게임 QA 요청이겠거니 하면서 모모톡을 열어 모모이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음...... 선생님. 지금 바로 밀레니엄의 게임개발부 부실로 와줄 수 있어?]
모모이답지 않은 명료한 메시지였기에 선생님은 위화감을 느꼈지만, 기껏해야 서프라이즈 파티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부실 문 앞에 도착한 선생님은 노크를 했다. 문 건너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 잠시 후, 모모이의 번호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응...... 왔구나. 문은 열려있으니 그냥 들어오면 돼.]
인기척이 있는데 왜 문을 열지 않는걸까? 문은 둘째치고 그냥 말로 전하면 될 내용을 왜 굳이 모모톡으로 보냈을까? 머릿속에 의문을 한 가득 품고 부실의 문을 열어보니, 익숙한 동물귀에 은발을 한 학생이 보였다.
"시...로코...? 네가 여길 어떻게? 설마 이 모모톡도...?"
말을 더듬으며 자초지종을 물으려는 와중에 모모이가 훌쩍거리면서 선생님에게 안겼다.
"으앙, 선생님! 내 게임기가... 핸드폰이..."
"모모이? 도대체 무슨 일 인데 그래? 시로코는 여길 어떻게 온 거야?"
"그게 있지... 몇 시간 전에 선생님 만나러 샬레의 카페에 놀러 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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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게임기, 비싸보이네?"
"내놔."
"에...? 이거...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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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갑자기 다짜고짜 게임기를 내놓으라는거야. 안된다고 하니까 동아리실까지 따라와서 이렇게... 흑..."
"시로코, 내가 범죄는 안된다고 했지?"
모모이의 말을 다 듣고 난 다음, 선생님은 시로코를 꾸짖었다.
"음...... 이건 범죄가 아니야, 잠깐 '빌릴'생각으로 달라고 했던 거 였어."
선생님의 지적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시로코였다.
"상대의 동의 없이 빌리는 것도 안돼. 그나저나... 그 옷은 어째 낯이 익은 거 같다...?"
선생님은 화제를 돌려 옷에 대해 물었고, 시로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캐비닛 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믿었는데... 아비도스 학생 분을 믿었었는데...]
"시로코 그거 설마...?"
"이것도 '빌린'거야, 선생님. 맨날 게임만 하느라고 밀레니엄만 왔다갔다 하는 선생님이 나빠."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은 모두 선생님이 날 애태우게 만들어서 생긴거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고 있던 게임을 멈춘 시로코는 선생님을 번쩍 들어올린 다음, 문을 박차고 나갔다.
"시로코...? 이거 놓지 못해?"
"아직 밤이 되려면 멀었고, 우리들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가자."
'도와줘...유우카......'
한 차례 모래폭풍과도 같은 일이 끝나자, 게임개발부 부원들은 넋이 나간 듯 부실 문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짧은 침묵 끝에 미도리가 물었다.
"저기, 언니? 선생님 구하러 가야 되지 않을까?"
깡지르 2022/04/03 19:53
일주일후 선생은 미라로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