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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장애 덕분에 잘생긴 남친 생긴 썰

제가 약간의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요.  의학적으로 진단받는 것은 아니고, 항상 보는 사람도 다른 환경에서 만나면 몰라본다든가 그런 정도예요. 그냥 무심한 성격이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그 안면인식장애인지 무심함인지 그것땜에 아주 잘생긴 남친을 얻은 적이 있어요. 
어느날 제가 학교에서 모임에 갔는데, 어느 남자가 제 옆에 앉아서 말을 붙이더군요.  쳐다보니까 엄청 잘생긴 남자가 아니겠어요!  기쁜 마음에 저절로 미소가 띄어지고, 저도 상냥하게 대꾸를 했죠. 
모임이 끝나고 나서도 그 남자가 계속 말을 붙이는 거예요.  그러다가 같이 커피 마시지 않겠냐 뭐 이래서 같이 커피도 마시고 이렇게 가까와졌어요. 
그 남자가 자기 이름 소개를 했는데, 갑돌(가명)이라고 하더군요.  그 때 알았어요.  그 남자가 우리학교에 소문난 그 잘생긴 남자라고. 여자를 구름처럼 몰고 다닌다는.  얼굴 보니까 납득이 가더군요.  
그 날 이런 대화가 있었어요.
갑돌: 우리 전에 몇 번 봤쟎아요? 
나:  네?  (그럴리가? 난 너 첨 보는데?)
갑돌: (당황)  어어.... 몇 번 여기서 봤쟎아요?  저 여기(모임) 여러번 나왔는데.....   
그러니까 갑돌이는 모임에서 저를 여러번 봤고 서로 웃으면서 목례도 했는데, 그 다음에 보면 제가 쌩까고, 그러다가 다음 모임에 또 웃으며 목례를 하고, 또 쌩까고,.... 
이런 상황이 계속 되니까 갑돌이는 이상했던 거예요. '다른 여자들은 자기 한 번 보면 잊지 않는데, 이 여자는 왜 계속 무시하는거지?  날 싫어하나?  인사하는 거 보면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자꾸 신경쓰이고 그러다가, 왜 그런지 알아나보자 하고 어느날 작심하고 말을 걸었는데, 뜻밖에 활짝 웃으면서 말을 잘하는 거 보고 '싫어하는 건 아니구나'하고 안도했대요.  그런데 자기를 전혀 기억 못하는 건 충격이었고요.
-- 이 부분은 사귀고 나서 나중에 들은 얘기예요.
어쨌든 그렇게 되어서 계속 잘 수다를 떨고 친해지다가 일주일도 안되어서 고백받고 사귀게 되었습니다. 
결말이요?  물론 해피엔딩이죠.  몇 달 못가서 깨졌어요.  사귀다보니 서로 별로 끌리는 점이 없더라고요.  그냥 맨숭맨숭했어요.  스킨쉽만 좋았지..... 오 스킨쉽.... 아까버라.....

댓글
  • 앙앙잉잉옹옹 2017/05/28 14:01

    그럴수도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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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여운몽키 2017/05/28 14:59

    스킨십만 좋았다뇨....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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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럴수도있재 2017/05/28 15:04

    쓰는 김에 안면인식장애땜에 연애 못한 썰도 쓰고 자러가야지.
    제가 학원에 매일 다녔을 때예요.  어느날 학원 끝나고 지하철타고 집에 가는데 어느 남자가 말을 걸었어요.  헌팅같은거 싫어하는데, 이 남자가 글쎄 훈남이지 않겠어요!  그래서 좋아서 막 웃으면서 대꾸를 했죠.  그렇게 대화를 하는데 대화 내용이 뭔가 이상해지더라구요.  학원 선생님이 어쩌고 저쩌고.....
    나: 네?  그 선생님 알아요?????
    남자: ???? 그럼요?
    나: ??? 어떻게요?  그 분 수업 들어요?
    남자: 네???? 같이 듣쟎아요?
    나: 네?????
    네, 그 남자는 그 수업을 몇 달 동안 들었습니다.  매일, 제 바로 옆 자리에 앉아서.....
    당연히 자기를 알거라고 생각해서 말 건거였어요.
    전 뭔가 너무 쪽팔려서 도망갔고, 그 남자도 그 다음부터 학원에서 자리도 옮기고 모르는 척하더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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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편적인진리 2017/05/28 16:03

    ㅋㅋㅋㅋ인연은 다시 찾아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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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lly 2017/05/28 16:11

    저도 약간 사람들 기억 못하는데
    전 왜 이런 스토리가 없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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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상어 2017/05/28 16:39

    흠...제법 문제가 심각하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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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달린사자. 2017/05/28 16:42

    ㅋㅋㅋㅋ저도 근데 약간 이런거 있어요 ㅋㅋㅋ다른 공간에서 만나면 못알아봐서 서로 민망한적이 몇번 있었거든요 ㅋ큐큐큐ㅠㅠ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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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버비버 2017/05/28 16:42

    헐 저두 그래요.. 왠만큼 커다란 특징이 있지않은 이상 한번에 사람 알아보는것도 힘들고 세네 번은 봐야 겨우 아~ 하고 알아보는 정도ㅜㅜ이것땜에 실수할 뻔도 여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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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st_did_it 2017/05/28 16:47

    스킨십 얘기 듣고싶으면 어디에다 입금하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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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이링링 2017/05/28 16:49

    오 스킨쉽 아까버랔ㅋㅋㅋㅋㅋ 글쓴이님 말투가 무심하면서 솔직하신게 엄청 매력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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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프면화냄 2017/05/28 16:52

    저도 글쓴이님 정도로 사람을 잘 못 알아보는데요
    직장이 학교라서 매우 곤욕스럽...
    똑같은 교복 입은 학생들이 대략 천명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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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lkaqua 2017/05/28 16:53

    내게 싸대기를 날린건 너밖에없어 현실 버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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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랜선 2017/05/28 16:54

    뜬금없긴 하지만
    안면인식장애 흠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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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oxoxo 2017/05/28 16:58

    날기억못한여잔니가첨이야 인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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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뤼투나잇 2017/05/28 17:11

    아까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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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번데기 2017/05/28 17:16

    작성자님이 훈녀일듯
    그러니 먼저 훈남이 말걸지 ㅋ
    글고 저도 약간 사럼얼굴잘 못알아봐요 ㅋㅋㅋㅋ
    그자리에 있어야 알아봄
    (자주보는 슈퍼아줌마를 다른장소에서보면 모름
    직장동료도 다른옷입고 길가다 마주치면 못알아봄)
    십대때 목욕탕에서 어떤 나이든 아줌마가 배나와있길래
    와 저아줌마 나이도 많아보이는데 임신했네
    이러고 있었는데 다시보니 울엄마였음 ㅋㅋ 그때의 당혹스러움 이란 ㅋㅋ
    개다가 그냥 배나온 울엄마 ㅋㅋ
    여태껏 불편한거 없었는데
    애낳고 어린이집보내고 하니 단지내에서 같은 어린이집 엄마 초기에 못알아봐서...
    다른엄마 등원시킬때 삼삼오오 모여있을때
    난 혼자있음 ㅋ 난상관없눈데
    아들까지 혼자있게 되니 그게..
    삼개월짼데 이젠 드문드문 얼굴익히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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