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도를 보고 소프트웨어를 경원시하는 건 확실한 것 같음. 인도는 국가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엄청 발전되어 있음. 개발력이 쩐다는 얘기가 아님. 인도라는 곳의 "인재 공급 수준"이 쩐다는 것. 첸나이, 방갈로 같은 곳에 IT R&D 센터 하나 설치해놓으면 웬만한 레거시 연구는 전부 인도에서 할 수 있음. 지금 실리콘밸리는 역으로 인도인구가 많이 유입돼서 인도인 CEO가 주류인 수준. 하지만 인도의 경우는 상당히 혹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선발과정을 국가 주도로 시행하고, 마치 한국에서 70년대 중동붐때 토목공 수출하듯이 국가가 대학부터 기업까지 전부 마련해줌. 문제는 이게 인구 0.1%정도밖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고, 나머지 99.9%는 굶어 뒤지든 말든 솔직히 정부가 신경 안 씀.
핑핑이는 생산력+자국중심주의가 쎈 사람이라 "외국과 교류가 많아지는 산업", "외국인이 반드시 끼어야 되는 산업"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음. 지금도 인재 역외유출때문에 계속 골치인 상황임. 외국에서는 설계도하고 기술지도 한명만 건너오면 자국에서 부품조달 조립 후가공까지 원스탑으로 이뤄지는, "알리바바 모델"을 원함. 외국인이 유입되더라도 "중화인민공화국의 질서"를 인정하고 아예 살러 들어오는 사람들 말고는 반갑지 않음.
게임은 그게 안됨. 게임시장의 IP 발상지는 아직도 일본이고, 자체적으로 IP교체를 계속 하면서 시장자체를 키워나가는거는 아직 한국임. 기술은 미국에 한없이 밀리고 소프트웨어 수준은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에 밀림. 결국 외국으로 사람을 보내던가 외국에서 사람이 와서 밀접하게 중국인을 지도해야 하는 분야인데 핑핑이가 제일 싫어하는게 "외국인과의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중국인이 만들어지는 산업"임.
2. 왜 하필 게임을 메인 타겟으로 삼았냐? 중국이 그냥 ERP 같은거 만드는건 솔직히 한국하고 그닥 수준차이 안남. 일본 수준임 (한국보다는 떨어지지만 써먹을만은 한 수준). 하지만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는 얘기가 확 달라짐. 2021년에 중국에서 만든 전국민 페이스 트래킹 관련해서 세미나 본 적 있는데, 전국민이라는거 구라임. ID카드 찍은 다음에 그 사람의 모델만 불러와서 인식 가능하고, 전국민으로 인식하려면 사람을 한줄로 세워놓고 클리어한 사진 하나하나를 대조해야 하고, 그마저도 정확도가 떨어짐. 얼굴인식이 보통 1만명부터 정확도가 미친듯이 추락하는데 그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함. 그래서 이런저런 부수인자들을 쓰긴 하는데 그마저도 솔직히 정확하지 않음. Object 추적도 제대로 안 되는 수준.
근데 중국이 그나마 해볼만한 소프트웨어가 "게임"이였음. 뭐 세계최고 수준은 안되지만 세계최고 "회사"들을 차이나 머니로 매수하면서 계속 달달하게 현금을 뽑았지만, 문제는 얘네들이 "중국자본을 받았다" 뿐이지 "중국의 질서"하고는 오억광년 떨어져 있다는 점. 그래서 투자한 회사들을 윽박질러서 "중국의 질서"를 전파해보려 했지만 계속 그런 시도를 할 때마다 본인들의 캐시만 개같이 멸망하는 상황이 발생함. Journey 개발자가 중국 옹호했다가 아직도 회복 못한거 보면 중국에 대해서 입열면 그냥 ㅈ되는거임...
그래서 핑핑이는 텐센트가 날고 기던 2015년경부터 "게임공정"을 시도했지만, 그냥 그게 개같이 멸망해버림. 중국 자본 하에 있는 기업들도 굳이 "중화사상'을 전파하는데 매우 껄끄러워 하는 상황. 그래서 그냥 "돈 벌꺼면 중국에서 나가서 벌어라"를 시도, 중국의 게임시장 자체를 죽여버리는 방법을 채택함.
게임시장에 갖다부은 돈이 거의 철강급이니 시장 자체를 죽일수는 없고, 고용은 유지해야 하지만 중국인들이 이 이상으로 외국인하고 섞이는건 거부한다는 시그널임. 중화는 중화의 마작, 주패 등등 중화의 놀이가 있으니 아이들은 길거리에 나와 마작이라 치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거.
3. 정작 이런 조치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매-우 환영하고 있음. 차이나 작업장 머니 없으면 아예 회사가 안 돌아가는 국내 ㅈ소 게임사 몇개 빼고. 얘네는 시장이 자연도태를 시켰어야 했는데 그게 안된것 같고.... 결국 중국인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이 시장이나 소비자에 이익인 상황이라 그냥 두손들고 환영중.
4. 인도와 중국이 다른 결정적인 부분이 바로 민주주의임. 인도는 뭐 부패 문제 심각하긴 하지만 그 나름대로 탄탄한 민주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 인도국민회의가 영국 식민치하에서도 직선제를 유지했을 정도. 하지만 중국은 바닥부터 최고지도자까지 국민의 의사가 올바르게 반영된다는 전제가 불가능한 나라임. 그런것에 국민이 노출된다는 것 조차 알러지 반응을 내고 있음.
그러면 중국은 어떤 미래를 그릴까? 영원한 2차시장의 최강자를 생각하고 있음. 조립, 원천기술 필요없는 손 노가다, 세계의 공장이 모두 망하면 중국의 임금이 오른다는 미묘한 선 어디에만 머무른다면 지배력은 지배력대로 가지고 대체재가 모두 멸망해 중국에 손벌릴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임. 이러한 과정에서는 그냥 매뉴얼 펴놓고 숫자만 읽을 줄 아는 팍스콘 여공들 말고는 필요치 않음. 그리고 수재들은 칭화나 베이징대에서 공부하고 해외로 아예 국적을 버리고 나르는게 반복되지만, 중국의 '압도적인 생산력'은 그런것들에 굳이 구애받지 않음.
아무튼 중국은 소프트웨어 없이도 잘먹고 잘사는 나라라는 로드맵을 꿈꿀 뿐
일단 장벽을 높게 쌓아서 보통사람들은 그 장벽위를 못 올려보게 하는게 목적이라 봐야지
중국의 게임회사들이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중국과 멀어지게 되는 계기지. 게임 내에서 중국을 찬양하는 내용을 넣으면 당연히 해외에서는 굳이 국가가 안 걸러도 자유세계에서는 팔아먹을수가 없으니. 오히려 게임에서 중국의 정치색은 빠지고, 그런만큼 공산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자기들에게 해외의 사상을 주입하는 주입기가 되는거지. 그래서 아마 중국이 꿈꾸는 중국상 게임과 공산당은 어느 정도 평행선을 그어서 살거라고는 생각함.
Činggis Qan 2022/03/15 03:45
오랫만에 호다닥 읽을만한 글이였다.
떙큐하고
빛벼림공허 2022/03/15 03:47
결국 지들 권력을 위해 it산업에서의 우민화를 꿈꾼다는건데 빗장을 아예 걸어잠그는건 불가능할건데 의미가 있을까?
빛벼림공허 2022/03/15 03:48
당장 중국 겜돌이들도 vpn을 쓰든 복돌이를 하든 외산게임에 환장하는 마당에
Калашникoв 2022/03/15 03:48
일단 장벽을 높게 쌓아서 보통사람들은 그 장벽위를 못 올려보게 하는게 목적이라 봐야지
std414 2022/03/15 03:52
중국의 게임회사들이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중국과 멀어지게 되는 계기지. 게임 내에서 중국을 찬양하는 내용을 넣으면 당연히 해외에서는 굳이 국가가 안 걸러도 자유세계에서는 팔아먹을수가 없으니. 오히려 게임에서 중국의 정치색은 빠지고, 그런만큼 공산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자기들에게 해외의 사상을 주입하는 주입기가 되는거지. 그래서 아마 중국이 꿈꾸는 중국상 게임과 공산당은 어느 정도 평행선을 그어서 살거라고는 생각함.
Калашникoв 2022/03/15 03:55
시진핑의 게임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입장은 되게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임
std414 2022/03/15 03:56
진짜로 돈주머니로도 보기 싫어서 죽이려든다는게 거의 맞는거 같고, 시진핑은 최대한 없애고 싶어하는게 행동 하나하나에서 보이지.
파란새 2022/03/15 03:57
원래 게임도 그렇고
소프트 쪽은
대대손손 반골 성향 많이 강한데
그걸 어떻게 해보려고 하다가
안된다는 거 깨닫고
해외서 돈만 벌기로 했다 그런 얘기군요.
루리웹-262183900 2022/03/15 03:57
와드)중국이 소프트웨어 산업 탄압하는 이유에 대한 추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