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종부세 냅니다
3억정도 나옵니다
아직은 아버지께 받아서 내는 처지지만
언젠가 아버지 몫까지 모두 제가 관리하고
처리해야하는 날이 오겠죠
그런데 전 1번 남입니다.
어렸을 땐 할머니 말씀듣고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사람이구나~' 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우리 집안은 사회와 국민들에게 빚이 많다.
네가 지금 친구들에게 베풀면서 기분 내며 살 수 있는 것은
다 그 빚을 아직 갚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꼭 사회로 부터 받은 걸 돌려줄 수 있어야한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게 노블레스 오블리쥬죠.
중학생 무렵 어느 날
시인을 꿈꾸던 제에게
국어 과목 선생님이 책을 한권 선물해 주시더군요.
시집이 아니라 평전이었습니다.
'전태일 평전'
그 책을 주시며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가슴 속에 전태일 같은 불씨를 갖고 있어 꺼뜨리지 말아라"
한 젊은이의 투쟁기를 읽으며
정말로 가슴 한켠에 불씨가 타오르는 것 같은 뜨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고등학생 무렵의 저는 무척 오만한 아이였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못하는 친구에게 "빡대가리냐?"를 서슴없이 말했고
공부를 애초에 안하는 친구에게는 "생각 없는 미래의 거지 새끼"라고 말했었습니다.
어는 날 논술 선생님이 책을 한권 주시더군요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비록 숙제 였지만
이 책의 이야기가 가진 알 수 없는 흡입력에 빨려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완독 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내가 남들 보다 잘하는 것은 내가 잘 나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좀 더 머리가 커서는
멋있어서 왼쪽 편에 섰습니다.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가 그렇게 멋있더라고요
'귀족 자제이면서 혁명의 최전선에 서는 깨어 있는 젊은이'
얼마나 멋드러집니까.
이 무렵의 저는 어쩌면
'나는 귀족이다. 어리석은 너희를 이끌어주마.' 하는
일종의 선민 의식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제 저는 1번 남이었습니다.
어쩌면 아직도 선민의식과 허영심에 빠져 왼쪽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 한켠에서는 '세금 줄겠는데?' 하는 계산적인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 마음 속에 자리 잡은 허영심이 계산적인 이성보다 큰가 봅니다. 아직 어린가 봐요.
세금 좀 더 내도 좋습니다.
그 세금으로 끼니를 걸러야만하는 누군가가 밥한끼 할 수 있다면요.
다주택자라 보는 손해를 견디지 못하고 1주택자가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내놓은 집이 가난한 청년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요.
더 적은 시간 일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줘야해서 이윤이 조금 줄어도 괜찮습니다.
모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면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사회로 부터 받은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 빚을 갚으며 살고 싶습니다.
다만, 저는 보통 사람이기에...
눈앞에 이득이 생기면 그 이득을 외면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겅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5년은 이득을 챙기기 쉬운 날들이 찾아 올 것 같습니다.
이 5년 간은
할머니의 말씀과
마음을 뜨겁게 하던 불씨와
나는 그리 잘난 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과
멋있는 귀족이 되고 싶은 허영심을
되뇌이면서 어린 마음이 이기적인 이성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5년 후
그때는 2번 남이 되어 다시금 어려지고자 합니다.
지금의 2번남녀분들
다음의 2번 남녀가 되어
함께 만나길 기도하겠습니다.
이상 생일을 맞아 축하 받으면서도
기쁘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기며
"생일이면 뭐하나 대통령이 윤석열인데..."를 되뇌이다가
술기운을 빌려 모자란 펜을 들고 하소연 해봤습니다.
제 예상과 다르게
윤석열 대통령님 잘하시길 바랍니다.
이번만은 꼭 제 예상이 빗나가면 좋겠습니다.
제발 잘해주세요.
https://cohabe.com/sisa/238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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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멋지네요
잘사세요~
오늘 당선인 얼굴을 보니 뭔가 바뀐거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대통령 당선인의 버프?라도 받는건가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사람이 이전과 달리 좀 편안하게 보이더군요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내 생각보다 진짜 졸라 멋지게 잘 해냈으면 하면서요 ㅎㅎ
모쪼록 그 불씨 잘 간직하며 오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득 볼 수 있을땐 이득도 좀 보시고 또 베풀수 있을 땐 베푸기도 하시고... 그 불씨만 잃어버리지 않으면 좋은 날 오지않겠습니까!
님이 말씀하신게 진정한 선민의식이죠 오블리스 노블리제
우리 사회의 일반적 선민의식은 다르죠
“자유는 가진자 만이 누릴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군대를 안가는 게 일반적인거 같아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동감.
상심하신 여러분들 힘내세요.
잘 하신 겁니다.
지금은 졌지만, 거의 이겼습니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거죠.
지금 전쟁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도 있고,
일제강점기도 이겨 냈잖아요.
힘내세요. (저포함)
어느정도 기반을 잡아가기 시작하는 30대 중후반이면 모르겠지만....
4050세대가 더이상은 부정부패와 싸우기를 포기하고 자기이익을 챙기기 시작하면 2030에게는 정말 진정한 지옥이 됩니다
2030에게 월급주는 사람도 4050이고 2030의 근무평가를 하고 진급여부를 결정하는것도 4050입니다
아니 애초에 2030을 면접보고 뽑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게 4050입니다.......에휴.....
이글 작성자는 아마도 어느 중소기업의 사장 아들정도 아닐까 짐작되는데...
저런 사람들이 지금껏해왔던 자신이 손해봐가면서 애타게 찾았던 사회정의를 포기하게 되면............후우.......
지금의 2030은 사회 밑바닥을 전전하거나 어중한 삶을 살다가 치고 올라오는 또 그 다음 세대들에게 잡아 먹힐겁니다
이꼬라지가 5년이 아니라 10년 15년 계속되면 단언컨데 지금 2030은 4050이 되어도 6070이 된 지금의 4050에게 기를 못펴고 살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사회는 새로운 2030을 원하게 됩니다
스스로 자기밥상 걷어찬 세대의 말년은 순탄치 않을겁니다
가장 정의로울 젊은날에 이기심으로 뭉쳐 악마의 손을 잡은...... 자업자득입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글솜씨도 마음씨도 좋네요.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2년 후 2024총선에서는 여전히 민주당이 기호1번입니다. 원내정당 중 최다의석정당일 가능성이 가장 높죠, 분당이 되지 않는 한. 그리고, 2024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정당이 되지 않는 한, 2027 대선에서는 여전히 민주당이 기호1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사족입니다.
전 오늘 생일인데 이 글을 보게되네요. 멋집니다
입이 쓰지만 어쩌겠습니까. 버텨야죠
생각이 멋집니다. 저는 종부세는 안 내지만 잘 먹고 사는 능력자로서 이번 대선을 보며 이를 갈았습니다. 오냐 내 계몽운동이 뭔지 보여줄 참입니다 참고로 저는 sns마케팅 쪽 전문가